제주도가 중점 사업으로 추진 중인 수소트램 도입과 도시철도망 구축 타당성 조사를 주제로 전문가들이 모여 심도 있는 논의를 펼쳤다.
제주도는 지난 21일 오후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철도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수소트램 도입을 주제로 특별 세션을 진행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친환경 대중교통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도시철도망 계획의 일환으로 제주시 도심과 제주공항, 구도심을 잇는 수소트램 노선을 구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번 세션에서는 이용상 한국철도문화재단 이사장이 '제주도 미래 철도 시대에 대한 준비 방향'을, 오동규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이 '제주 수소트램 및 도시철도망 구축 추진계획'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들은 제주가 미래 교통체계에서 철도망을 통해 교통과 환경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론에는 이 이사장이 좌장을 맡아 이창운 인프라경제연구원장, 김태완 제주도 교통항공국장, 한규영 대전광역시 팀장, 이준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손상훈 제주연구원 연구위원이 참여해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갔다.
이 이사장은 "제주는 교통체증 문제와 고령화 사회 진입이라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철도는 이를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는 중요한 해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토론회에서는 제주 순환철도망 구축 가능성까지 논의되며 관심을 모았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제주시 도심의 수소트램 도입을 시작으로 서귀포와 제2공항을 연결하고 해안을 따라 순환철도를 구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다만, 제주도 관계자는 제주 전역을 철도로 연결하는 계획은 현재로서는 단순 검토 단계에 불과하며 현실적인 여건상 도입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심지를 연결하는 수소트램과 달리 경제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관계자는 "수소트램 도심지 노선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제주 철도망 용역은 별개의 사안이다. 국가 철도망이 아닌 만큼 국비 지원 비율이 낮아 사업 추진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추후 여건에 변화가 생기면 논의가 가능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철도망 구축 계획은 용역을 통해 검토하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를 구체적인 추진 계획으로 오해하지는 말아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수소트램은 차량 중심 교통체계를 사람과 환경 중심으로 전환하는 혁신적 대안이 될 것"이라며 "수소트램의 성공은 제주뿐 아니라 대한민국 철도산업의 발전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수소트램 도입과 철도망 확대를 둘러싸고 도민들 사이에서는 찬반 의견이 갈리고 있다. 찬성 측은 교통체증 해소와 관광 활성화를 이유로 철도망 구축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박진우 제주도 도시철도망구축운동본부 대표는 "제주가 관광지로서 교통체계 개선이 절실하다"며 "수소트램이 이를 해결할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 측은 택시와 버스 운수업계의 피해를 우려하며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강승우 제주도 개인택시조합 이사장은 "운수업계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보상 방안이 우선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