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동해’를 ‘일본해’로 표기…이러고도 국립대?

  • 등록 2012.06.05 16:5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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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 발행 ‘김OO 회장 실천 철학 心’…한반도와 일본 同色 처리 ‘내선일체’?
안이한 대처로 비난 자초…제주대 “회수해서 수정하겠다”

국립 제주대학교가 발행한 책에서 '동해'가 '일본해'라고 표기돼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학교측은 대수롭지 않은 일로 인식, 안이하게 대처하면서 스스로 국립대 위상을 떨어뜨리고 있다.

 

<제이누리>가 입수한 재일교포 사업가 김모 회장이 쓴 ‘김OO 회장 실천 철학 心’이라는 책의 118페이지와 119페이지에는 한반도와 일본이 적색으로 동일하게 인쇄돼 있다.

 

대한민국과 일본이라는 국명이 표기돼 있지만 마치 일제시대 일본이 작성한 지도인 양 우리나라가 일본에 포함된 듯 한 인상을 주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일본이 첨예하게 다투고 있는 '동해'는 '일본해'라고 표기돼 있다.

 

 

총 134페이지로 구성된 문제의 이 책은 왼쪽 홀수 페이지는 한글과 한문, 오른쪽 짝수 페이지는 일본어로 작성돼 있으며 제목 그대로 김 회장의 도전 정신과 사업가 정신, 삶의 궤적 등 인생 철학에 관한 내용이 담겨져 있다.

 

김 회장의 원고를 제주대가 받은 뒤 제주대 통역번역센터 안모 연구원이 한글로 옮겼으며, 출판 과정에는 허모 교수 등이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0대 때 일본으로 건너간 김 회장은 현재 오사카에서 대형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2008년부터 제주대학교에 꾸준히 기부하고 있는 성공한 사업가다.

 

당초 이 책은 2010년 10월 3일 제주시내 모 호텔에서 열린 김 회장의 출판기념회 때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당시 이 행사에 참석했던 K씨가 국립대 출판부가 발행한 책에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점, 한반도와 일본을 적색으로 동일하게 색칠한 점 등을 들어 제주대학교측에 문제를 제기했으나 대학측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

 

급기야 K씨가 지난해 3월 허향진 제주대 총장에게 문제의 해당 부분을 수정해 달라고 정식 요청하기에 이른다.

 

이에 허 총장은 "발행 과정에서 철저하게 확인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빠른 시일 내에 잘못된 부분을 고치고 이미 배부된 책자는 교환해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며칠 뒤 K씨는 잘못된 부분을 스티커로 붙여 수정한 책을 받았다.

 

그런데 지난 2일 오전 제주시 애월읍 소재 김 회장 개인 묘역에서 김 회장의 아들들과 종친회를 비롯해 허향진 총장 등 제주대 관계자, 강창일 국회의원, 주 제주일본영사관 직원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김 회장과 관련한 행사 때 이 책이 무료 배부되면서 또 다시 문제가 불거졌다.

 

제주대 측에서 수백 명이 몰린 행사에 한반도와 일본이 동일한 적색으로, 동해가 일본해로 잘못 표기된 부분을 수정하지 않은 책을 참석자 전원에게 그대로 배부했기 때문이다.

 

2010년 출판회 때야 문제 삼지 않는다 하더라도 지난 2일 행사에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함에 따라 안이한 대처로 문제를 키운 제주대를 향한 비난의 화살은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제주대 관계자는 5일 “지난해 초 잘못된 부분을 알고 수정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일부가 수정되지 않은 채 행사 때 배포된 것 같다”면서 “김 회장 종친회 등 지난 2일 행사 참석자들을 파악해 조만간 회수한 뒤 수정해서 다시 나눠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2010년 8월 비매품으로 1000부가 발행된 이 책은 발행 직후 20~30부 정도가 김 회장이 거주하는 일본에 전해졌으며, 그 해 10월 출판기념회 때 350부, 지난 2일 행사 때 500부 가량이 배포됐다.

 

현재 제주대는 100부 가량을 보관하고 있다.

 

김상현 기자 ksh56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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