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친 채 발견됐던 멸종위기종 물수리가 치료를 받고 회복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갔다.
제주대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는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치료를 마친 물수리를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일출봉 주변 광치기해변에서 자연의 품으로 돌려보냈다고 2일 밝혔다.
이 물수리는 지난해 10월 18일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 바닷가에서 한국조류보호협회 회원들에 의해 발견돼 구조센터로 이송됐다. 어떤 물체와 충돌해 다친 것으로 추정됐다.
물수리를 검사한 결과 오른쪽 오훼골(날개와 가슴 사이 뼈) 탈구가 확인됐다. 또 왼쪽 첫째 발톱 부상도 심한 상태였다.
이 물수리는 구조센터에서 70여일간 맞춤형 진료와 밀착관리를 통해 빠르게 회복됐다. 구조센터 내 맹금류 재활훈련 시설에서 비행훈련을 한 뒤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물수리는 수리목 물수리과에 속하는 야생동물 종이다. 몸 길이 58㎝, 몸무게 1.5㎏ 내외의 중형급 맹금류다. 가슴에 얼룩점이 있고 부리가 갈고리 모양으로 길며 발가락이 크고 날카롭다. 높은 상공에서도 강이나 바다에 있는 물고기를 쉽게 포착할 수 있다.
사냥 시 빠른 속도로 내려와 스치는 순간에도 반사적으로 움켜쥐는 신경 반응 체계가 잘 발달돼 있는 동물이다.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겨울 철새이자 나그네 새다.
물수리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자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정한 멸종위기등급 관심 대상 동물이다.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는 지난해 야생동물 1356마리를 구조했다. 이 중 참매, 흑비둘기, 황조롱이, 팔색조 등 천연기념물·멸종위기종 60여 마리도 포함됐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