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녹색당이 제주시가 발표한 2025년 들불축제 계획에 대해 "기후위기 시대에 걸맞는 생태 축제의 방향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제주녹색당은 14일 논평을 통해 "불놓기는 더 이상 제주 고유 풍습과 거리가 멀고, 환경을 훼손하는 지속 불가능한 방식"이라며 "이를 폐지한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또 오름 해설, 사운드스케이프, 선셋 트레킹 등 새별오름을 직접 체험하며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포함한 점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녹색당은 축제의 다른 콘텐츠가 여전히 기후위기 시대와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불꽃쇼를 여전히 폐지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친환경 불꽃이라는 개념 자체가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불꽃쇼는 대기오염과 탄소 배출을 유발하며, '생태와 환경, 도민 참여의 가치'를 담아야 한다는 축제의 방향성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불놓기를 대신한 화려한 미디어 아트 역시 이미 많은 지자체 축제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형식일 뿐만 아니라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면서 특정 업체에 이익이 집중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녹색당은 "미디어 아트는 새로운 가치를 담기보다는 형식적인 대안에 불과하다"며 "도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내실 있는 프로그램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2025년 들불축제에는 모두 20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녹색당은 "예산이 도민들의 참여와 생태 가치를 반영한 축제를 위해 사용돼야 한다"며 "제주만의 고유한 생태 축제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들불축제는 단순히 형식을 일부 변경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며 "제주 고유의 문화와 생태를 담아낸 진정한 생태 축제로 변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도민들이 축제 기획 단계부터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숙의형 정책 개발 과정에서 도민들이 내놓은 의견은 생태와 환경, 도민 참여를 중심으로 한 내실 있는 축제였다. 그러나 현재 발표된 축제 계획은 이러한 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제주녹색당은 "제주시는 핵심 콘텐츠에만 집착하지 말고, 제주의 문화와 생태를 온전히 담아낸 축제를 기획해야 한다"며 "기후위기 시대에 맞지 않는 축제 형태를 고수한다면 들불축제는 제주의 상징적인 축제가 아닌 단순한 환경 파괴적 이벤트로 전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