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이 국회 등장한 '백골단' ... 4.3범국민위 "결코 용납 못한다"

  • 등록 2025.01.14 16: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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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북청년단과 백골단은 폭력과 독재의 상징 ... 제주는 그 아픔 몸소 겪었던 곳"

 

제주4·3범국민위가 '백골단'의 이름을 자처하는 단체와 이들의 국회 기자회견을 주선한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비례대표)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제주4·3범국민위원회는 지난 13일 성명을 통해 "12·3 비상계엄 이후 과거의 망령들이 되살아나고 있다"며 "백골단이라는 이름이 다시 등장한 것은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백골단은 1980년대 민주화 운동 시위대를 강경 진압했던 사복 경찰 부대로 흰색 헬멧과 청색 복장을 상징으로 했다. 이들은 곤봉과 쇠파이프를 사용해 시위대를 무자비하게 진압했다. 체포와 고문, 시신 탈취 등으로 민주화 운동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특히 1991년 명지대생 강경대씨가 백골단의 폭력으로 사망한 사건은 당시 사회에 큰 충격을 주며 민주화 열기를 가속화시킨 바 있다.

 

이번 논란은 김 의원이 반공청년단의 국회 기자회견을 주선하며 불거졌다. 반공청년단은 자신들을 백골단의 후신으로 자처하며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기 위한 활동을 예고했다.

 

이에 대해 제주4·3범국민위원회는 "국회는 폭력을 조장하는 김민전 의원을 제명하고 폭력 사주 혐의로 고발해야 한다"며 "국회는 내란동조 정당인 국민의힘 해체를 의결하라"고 강하게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도 김 의원의 행태를 비판하며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민주당은 "김 의원이 주선한 기자회견이 비판받자 '민주당 계열에서 활동해 온 경력을 가진 자들에 의한 프락치 공작'이라는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지적했다.

 

제주4·3범국민위원회는 과거 서북청년단의 폭력을 떠올리며 이번 사태에 깊은 우려를 표했다. 서북청년단은 1940~50년대 반공을 명분으로 제주4·3사건 당시 도민들에게 극심한 폭력을 가했던 단체로 그 깃발이 2023년 제주4·3평화공원에 등장해 도민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당시 이들은 4·3을 왜곡·폄훼하며 추념식을 방해했고, 이를 저지하려던 4·3유족들을 집회 방해 및 재물손괴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해 말 '혐의없음' 결정을 내렸지만, 이 같은 처분이 내려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제주4·3범국민위원회는 "제주는 서북청년단과 백골단의 폭력을 몸소 겪었던 곳"이라며 "이러한 과거의 망령이 되살아나는 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회는 폭력과 독재의 상징을 단호히 배격하고, 민주주의의 가치를 수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김영호 기자 jnuri@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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