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카지노에서 발생한 '145억원 증발 사건' 주범이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제주지법 제2형사부는 6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업무상횡령 혐의로 구속기소된 제주신화월드 카지노 운영사인 람정엔터테인먼트 전 재무담당 부사장 A씨(59·여)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중국계 말레이시아 국적 A씨는 2020년 1월 카지노 손님 모집 에이전트 업체 직원 중국인 B씨(37)와 공모해 카지노 내 본인 개인 금고에 보관 중이던 회삿돈 145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A씨는 2018년부터 2020년 12월까지 람정엔터테인먼트 본사인 홍콩 랜딩인터내셔널 종속회사 골든하우스 벤처스가 VIP 고객으로부터 받은 자금 보관 업무를 담당하며 카지노 내 VIP 금고 중 몇 개를 본인 명의로 빌려 회삿돈을 보관했다.
A씨는 회삿돈 145억원이 본인 명의 금고에 보관된 점을 이용해 공범 B씨와 빼돌리기로 공모하고 2020년 1월 본인 금고에 보관 중이던 5만원권 현찰 중 130억원을 같은 VIP 금고 보관소에 있던 B씨 명의 개인 금고 2개에 나눠 옮겼다.
또 그 무렵부터 중국 국적 환전소 직원을 시켜 60억원을 주거지로 빼돌렸다. 이 중 15억원은 환치기를 통해 해외로 송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같은 해 12월 아랍에미리트로 도주했다. 람정엔터테인먼트는 2021년 1월 4월 카지노에 보관 중이던 한화 현금 145억원이 사라진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130억여 원을 찾아내 은행에 위탁 보관했다. 이어 지난해 11월 인터폴 적색수배를 통해 두바이 현지에서 A씨를 검거해 국내로 송환했다.
A씨 측 변호인은 "사실관계는 대체로 인정하나 본사 임원으로부터 금원을 옮겨달라 지시를 받았고 실행했을 뿐이다. 횡령 고의나 불법 의사는 없었다"며 "본사인 홍콩 랜딩인터내셔널 지시로 외국으로 돈을 옮기려고 했지만 B씨가 15억원을 개인적으로 사용하면서 해외 도피를 할 수밖에 없었다"며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A씨에 대한 두 번째 공판은 다음달 6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