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교육청이 새 학기부터 AI 디지털교과서(AIDT)를 도내 모든 학교에 시범 도입하기로 결정했지만 학부모와 교사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디지털 기기 과의존 문제와 교육 효과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208/art_17401221716095_32ac00.jpg)
제주도교육청이 새 학기부터 AI 디지털교과서(AIDT)를 도내 모든 학교에 시범 도입하기로 결정했지만 학부모와 교사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디지털 기기 과의존 문제와 교육 효과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또 정부와 개발업체 간 구독료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도입을 둘러싼 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21일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오는 3월 새 학기부터 1년간 도내 전체 학교에서 AI 디지털교과서를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이후 자체 평가를 거쳐 확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하지만 교육계에서는 충분한 준비 없이 도입이 강행되면서 학교 현장에서의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교육부가 진행한 AI 디지털교과서 인식 조사에서도 학부모들의 부정적인 반응이 두드러졌다.
학부모 118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68.3%가 AI 교과서 도입으로 디지털 기기 과의존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그렇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은 13.8%에 그쳤다.
교사와 학생 간 소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질문에도 응답자의 56.4%가 부정적으로 답했고, 교사들의 학생 개별 지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항목에서도 53.3%가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AI 디지털 교과서 영어 최종 합격본의 시연 행사에서 관계자가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AIDT)의 주요 기능을 토대로 참여형 수업 및 학생 맞춤교육 방법 등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208/art_17401221718955_cd108f.jpg)
제주도교육청은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앞두고 학습 환경 구축을 위해 2025학년도 중학교 신입생 6290명에게 오는 28일까지 드림노트북을 배부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학생들에게 미래 학습환경을 제공하고 교육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김광수 제주도교육감의 주요 정책 중 하나다. 도교육청은 AI 디지털교과서 수업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도내 192개 학교의 무선 네트워크 점검도 마친 상태다.
정부 방침에 따라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이 의무에서 자율로 변경됨에 따라 도교육청은 오는 21일까지 AI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할 학교의 신청을 받고 있다. 도입 대상 학년은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이다. 적용 과목은 영어·수학·정보 등으로 정해졌다.
당초 도교육청은 AI 디지털교과서가 의무 도입될 것으로 보고, 과목당 3만5000원~3만7000원의 구독료를 예상해 3개 과목 기준 모두 27억4700만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그러나 도입이 자율로 바뀌면서 교육부와 개발업체 간 구독료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개발업체 측은 채택률 감소 등을 이유로 10만원 이상의 구독료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독료가 예상보다 과도하게 높아질 경우, 추가 예산 확보가 불가피할 뿐만 아니라 새 학기를 불과 1~2주 앞둔 시점에서 학교 현장의 수업 준비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AI 디지털교과서를 신청한 학교 수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구독료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라며 "구독료 역시 현 시점에서 섣불리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도교육청이 확보한 예산 내에서 감당할 수 있는 구독료 상한선은 다음 주 초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이모씨(42·여) "AI 교과서의 교육 효과가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범 운영을 한다는 게 걱정스럽다"며 "디지털 기기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학습 집중력이 떨어질까 우려된다.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것보다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지 먼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7일 열린 제주도교육청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김광수 제주도교육감은 AI 디지털교과서(AIDT)를 올해 1년간 시범 운영한 뒤, 학생·교사·학부모의 의견과 교육청 자체 평가를 거쳐 확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도교육청 제공]](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208/art_17401222793298_f7c8da.jpg)
한편, 전교조 제주지부를 비롯한 교육 단체들은 AI 디지털교과서의 교육 효과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전교조 제주지부는 AI 디지털교과서가 반복적인 문제풀이식으로 진행되면서 2022 개정 교육과정이 강조하는 창의성과 디지털 소양 함양과는 거리가 멀다고 주장했다. 또 개인정보 유출 위험과 지방교육재정 악화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김광수 제주도교육감은 이달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이 학생들에게 맞춤형 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교사들의 수업 부담을 덜어줄 것"이라며 시범 도입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전교조 제주지부는 "교육부가 무리하게 AI 디지털교과서를 추진하면서 지방교육재정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학교 현장에서 거부감이 높은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전국적으로도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국회는 지난해 AI 디지털교과서를 교과서가 아닌 교육자료로 규정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정부는 이에 대해 재의를 요구했다.
AI 디지털교과서의 지역별 도입 비율도 차이가 크다. 제주 지역의 AI 교과서 선정 비율은 41%다. 대구(100%)를 제외하면 비교적 높은 수준이다. 반면 광주(12%), 전남(9%), 세종(8%) 등 일부 지역에서는 선정 비율이 10%도 되지 않아 교육 현장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비례대표)은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이 교육 현장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11개 지역의 평균 선정 비율이 18.09%에 불과한 점을 언급하며 "AI 디지털교과서가 윤석열 정부의 핵심 교육정책으로 추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 반응은 냉담하다"고 평가했다.
교육부는 "AI 디지털교과서를 원하는 학교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도교육청이 새 학기부터 AI 디지털교과서(AIDT)를 도내 모든 학교에 시범 도입하기로 결정했지만 학부모와 교사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디지털 기기 과의존 문제와 교육 효과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208/art_17401221722958_6a1b39.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