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요금 인상, 정말 제주도민을 위한 길인가?

  • 등록 2025.02.28 14:10:51
크게보기

지난 27일 제주농어업인 회관에서 열린 '제주특별자치도 버스요금체계 개선방안 연구용역' 발표회를 지켜보며, 2003년 미국 유학 시절 경험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당시 텍사스 주 오스틴에서는 대기 오염이 심각해질 경우 대기질 지표(AQI: Air Quality Index)에 따라 '대중교통 무료 운임제'를 시행하고 있었다. 이는 단순히 교통 수익을 고려한 정책이 아니라, 시민들의 건강과 환경을 지키려는 복지적 접근이었다. 대중교통을 비용이 아닌, 사회적 투자로 바라보는 그들의 관점이 인상적이었다.

 

현재 제주도는 2014년 이후 12년 동안 버스 요금을 동결한 상태다. 하지만 인건비 상승과 물가 인상으로 인해 버스 운영의 적자가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연구용역에서는 세 가지 요금 인상안을 제시했다. 첫 번째 안은 전국 16개 시·도 평균 요금(1500원) 적용, 두 번째 안은 과거 제주도의 평균 인상률을 반영한 1400원, 세 번째 안은 타 지자체 최고 수준인 1700원으로 책정된 안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단순히 버스요금 인상을 논의하기 이전에, 대중교통의 의미를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단순한 승객이 아니다. 그들은 도로 위에서 교통체증을 줄이고, 제주 환경을 보호하며, 제주를 더욱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소중한 시민들이다. 이들이 버스를 더 많이 이용할수록 교통 정체는 완화되고, 탄소 배출량은 줄어든다. 이는 제주도가 추진하는 2035 탄소중립 목표를 실현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다.

 

공용 주차장 한 면을 만드는 데 수억 원이 든다고 한다. 교통체증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그보다 더 크다. 도로 보수비용, 환경오염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까지 고려하면, 대중교통을 지원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효율적이고 현명한 선택이다. 경상북도 의성군은 지난 1월부터 버스요금 전면 무료화를 시행하고 있으며 일부 도시에서는 버스요금 할인 정책을 도입하며 시민들을 위한 교통 복지를 실현하고 있다. 제주도 역시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더 나은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대중교통은 단순한 서비스가 아니다. 그것은 도민들의 삶을 더 편리하게 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사회적 책임이자 약속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요금 인상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버스를 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는 정책이다. 교통은 곧 삶이다. 제주다운 길, 그것은 모두가 함께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에서 시작될 것이다. /황경남 제주시 연동 청소년지도협의회 회장

황경남 연동청소년지도협의회장 hkn0743@naver.com
< 저작권자 © 제이누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추천 반대
추천
0명
0%
반대
0명
0%

총 0명 참여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원노형5길 28(엘리시아아파트 상가빌딩 6층) | 전화 : 064)748-3883 | 팩스 : 064)748-3882 사업자등록번호 : 616-81-88659 |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제주 아-01032 | 등록년월일 : 2011.9.16 | ISSN : 2636-0071 제호 : 제이누리 2011년 11월2일 창간 | 발행/편집인 : 양성철 | 청소년보호책임자 : 양성철 본지는 인터넷신문 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 Copyright ⓒ 2011 제이앤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nuri@jnuri.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