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단체관광 전국 확대, 제주 관광 '위기' 혹은 '기회'

  • 등록 2025.03.30 11:3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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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관광객까지 분산되면 치명적" 우려 vs. "시장 자체가 커질 것" 긍정 전망

 

정부가 3분기 중 중국 단체관광객에 대한 한시적 비자 면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제주 관광업계가 긴장과 기대 속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30일 제주도와 관광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0일 경주에서 열린 민생경제점검회의를 통해 전담여행사가 모집한 중국 단체관광객에 대해 비자를 면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시행은 오는 3분기로 예정돼 있다. 다음 달 국민 의견 수렴을 거쳐 구체적인 시행계획이 나올 전망이다.

 

제주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외국인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지역이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 중 70~80%가 중국인일 만큼 의존도가 높아 이번 조치는 단순한 '제도 변화'를 넘어 제주 관광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2024년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190만명 중 약 138만명(72.5%)이 중국인이었다. 그러나 2016년 300만명을 웃돌던 중국인 관광객은 사드 사태와 코로나19로 급감했다가 지난해 138만명 수준으로 회복된 상태다. 

 

관광업계 일부에선 제주가 누려온 무비자 입국의 독점적 지위가 흔들릴 경우, '큰손' 유커(중국 단체관광객)의 분산으로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제주 시내 면세점 관계자는 "매출의 핵심이던 단체관광객이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서울이나 부산과 경쟁해야 한다면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며 "현재도 유커 대부분이 서울에서 쇼핑을 마치고 제주로 오는데 비자 면제가 전국 단위로 시행되면 제주 면세점은 설 자리를 잃게 된다"고 밝혔다.

 

제주관광협회 측도 "무비자 혜택은 제주를 찾는 중요한 동기였다"며 "이번 조치로 전국 지자체가 중국 단체관광객 유치에 인센티브 경쟁에 나설 경우, 제주가 밀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제주관광공사와 일부 업계는 이번 조치를 중국 관광시장 전반의 회복 신호로 받아들이며 제주 역시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중국이 자국민에 대해 무비자 조치를 먼저 시행한 데 이어 한국 정부도 단체관광객에 한정된 비자 면제를 추진한 것이어서 전반적인 중국 관광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과 제주를 연계한 단체 여행상품 개발, 콘텐츠 차별화를 통해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숙박업계나 여행사에서도 "이미 중국인 관광객은 개별 자유여행으로 많이 이동하고 있고, 한국 단체여행에 대한 선호도는 예전보다 낮아졌다"며 "큰 변화보다는 방향성 변화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제주 연동의 한 여행사 대표는 "중국인 관광객이 몰리던 시기 내국인은 제주를 기피하곤 했다"며 "중국 단체관광객이 줄더라도, 오히려 다양한 국가의 관광객 유치에 집중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제주 연동의 한 호텔 총지배인 양모씨(52)도 "카지노가 없는 호텔의 경우 외국인 투숙객은 2% 남짓"이라며 "중국 단체 관광객 대부분이 중국인 운영 숙박시설과 식당을 이용하기 때문에 실제로 영향을 받는 업소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했다. 

 

정부의 비자 면제 확대 움직임은 제주 관광의 구조적 고민을 다시 꺼내들게 했다. 단체관광객 유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무비자'라는 제도적 우위만으론 제주만의 경쟁력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제주관광업계 한 관계자는 "단체관광만 바라보는 시대는 지났다"며 "기존 혜택에만 안주하지 않고, 차별화된 콘텐츠와 연계 상품을 개발해 제주만의 강점을 더 강화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김영호 기자 jnuri@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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