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리' 꺾다 길 잃는 사람들 … 구조대가 바빠지는 '봄'

  • 등록 2025.04.06 08:4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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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고사리 채취 중 실종사고 212건 … 60%는 봄철 집중 발생

 

봄철 고사리 채취가 시작되면서 해마다 반복되는 실종 사고에 구조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중산간, 곶자왈, 오름 등 고사리가 자라는 지역은 시야 확보가 어렵고, 방향을 잃기 쉬운 지형이 많아 사고 위험이 크다.

 

6일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제주에서 발생한 길 잃음 사고는 모두 511건이다. 이 중 41.5%에 해당하는 212건이 고사리 채취 중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월 한 달 동안에만 193건이 집중됐다. 봄철인 3월부터 5월 사이 전체 길 잃음 사고의 60%가 발생했다.

 

사고는 주로 곶자왈과 중산간 목장지대, 표식이 부족한 오름 북사면 등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나무와 풀이 시야를 가리고 지형 구분이 어려워 채취에 집중하다 보면 쉽게 방향을 잃는다.

 

실제 지난 4일 서귀포시 난산리에서 60대 여성이 고사리를 따던 중 실종됐다. 이 여성은 휴대전화 없이 혼자 입산했다가 실종됐다. 수색견과 구조팀이 약 40분 만에 발견해 무사히 귀가 조치됐다. 이에 앞서 지난 1일에는 서귀포시 표선면 일대에서 80대 남성이 실종됐지만 다행히 휴대전화 위치 추적으로 20분 만에 무사히 구조됐다.

 

고사리는 비가 온 뒤 하루 만에 다시 돋는 생명력 강한 작물로 '아홉 번 꺾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반복 수확이 가능하다. 그러나 한 번 길을 잃은 사람은 생명과 직결되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고령자나 단독 채취자, 위치 확인 장비 없이 입산한 경우 구조에 상당한 어려움이 뒤따른다.

 

제주소방안전본부는 반복되는 실종 사고를 막기 위해 고사리 채취 전 반드시 일행과 동행하고, 수시로 주변 지형을 확인하며 너무 깊은 지역까지 들어가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또 휴대전화와 보조 배터리, 호루라기나 밝은 색 옷 등을 지참해 자신의 위치를 알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길을 잃었을 경우에는 제자리에 머물며 119에 신고하는 것이 가장 빠른 구조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고사리는 다시 자라지만 한 번 잃은 생명은 되돌릴 수 없다"며 "채취의 즐거움보다 안전하게 돌아오는 길을 먼저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김영호 기자 jnuri@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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