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30년간(1876~1905년) 제주 바다를 침탈해 황폐화하고, 제주도민들에게 횡포를 저지른 일을 쓴 역사평설이 나왔다.
뭍 출신이지만 제주에 정착, 제주사 연작을 집필하고 있는 권무일 작가가 조선말기 제주도민이 바다를 빼앗기고 자존심까지 뭉개졌던 슬픈 역사에 관한 '제주 바다의 슬픈 역사'를 펴냈다.
'제주 바다의 슬픈 역사'는 일본의 조선 식민지화 과정과 제주도민의 저항에 대해 기술됐다.
1876년 개항 이후 1905년 을사늑약까지 30년간의 역사는 잊혀진, 후대인들의 뇌리에서 사라진 역사였다. 일본이 조선을 야금야금 잠식하면서 사람들의 정신을 빼앗고 종국에는 우리나라의 주권, 영토, 민족문화와 영혼을 말살시켜가는 시기였다고 권 작가는 설명했다.
조선이 바다를 일본에게 내주고 이로 인해 일본 어업이 조선의 사해 특히 제주 바다를 싹쓸이한 역사적 사실이 한국 사학계의 정사(正史)에서는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
권 작가는 구한말 서구열강과 일본을 비롯한 주변국들이 우리나라를 두고 서로 각축을 벌일 때 당대의 위정자들이 국제정세와 강대국의 야욕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정쟁만 일삼았던 시절, 백성들은 국가의 위기 앞에서도 민족정기를 이어온 지혜롭고 강인한 민족이기에 오늘날 혼돈의 시기에도 뚜렷한 국가관을 가질 것을 기대하면서 이 글을 썼다.
또 일본이 우리나라를 빼앗기 위해 수십 년간 첩자를 보내 탐색하고, 역사를 왜곡하고, 우리 민족의 전통과 풍속을 천대시했던 역사적 사실을 현시점에서 일본인들에게 알려줘 그들의 조선 인식을 바로잡아 주고자 이 책을 펴냈다.
권 작가는 "우리가 지난날의 불행한 역사를 되뇌면서도 일본을 알려하지 않고, 친일 또는 반일의 잣대로 스스로를 얽어매고 있다"며 "이번 역사평설이 일본을 더 공부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이어 "제주도가 한반도에서는 변방이라지만 동아시아 해역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음에, 장차 제주도가 동북아 나아가서 세계의 중심추(中心錘) 역할을 담당할 것을 확신한다"면서 "제주도민이 슬픈 역사와 아픈 과거를 극복하고 빛나는 미래를 지향해 갈 것을 믿는다"고 전했다.

권무일 작가는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 후 포스코, 현대그룹 등에서 33년간 근무했다.
그는 2004년부터 제주도에 정착하면서 집필활동을 해왔다. 2008년 '창작수필'을 통해 수필가로, '문학과 의식'을 통해 소설가로 데뷔했다.
저서로는 역사소설 '의녀 김만덕'(2009), '남이장군'(2011), '말, 헌마공신 김만일과 말 이야기'(2012), 수상록 '어머니 그리고 나의 이야기'(2015), 평설 '이방익 표류기'(2017), 중국답사기 '제주 표류인 이방익의 길을 따라가다'(2020), 역사평설 '제주바다의 슬픈 역사'(2025) 등이 있다. 평민사 刊, 1만8000원. [제이누리=양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