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살린다더니 … 오너 회사 인수에 지갑 열었다

  • 등록 2025.04.22 10: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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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추진 중인 애경산업, 내부거래 논란 '에이텍세종'에 123억 투입

 

애경그룹이 주력 계열사인 애경산업 매각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애경산업 자금을 활용해 오너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를 인수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그룹 유동성 위기 해소와 제주항공 지원을 위한 자금 확보가 매각의 목적이라는 분석이 이어졌지만 실제로는 오너일가의 지분 정리에 먼저 쓰였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애경산업은 지난달 18일 오너일가가 지분 50%를 보유한 에이텍세종의 지분 100%(2만4950주)를 123억원에 장외 매입해 자회사로 편입했다고 22일 밝혔다.

 

에이텍세종은 애경산업과의 내부거래 비중이 절반을 넘는 '오너일가 가족 회사'다. 과거부터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끊이지 않던 곳이다.

 

애경산업 측은 "사업 경쟁력 강화와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한 수직계열화 체제 구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그룹 전체 유동성 위기를 핑계로 애경산업 매각을 검토하면서 정작 애경산업의 자금을 동원해 오너일가 지분을 현금화한 셈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이번 인수로 오너일가는 약 61억원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이 35억원, 채동석 부회장이 22억원, 채승석 전 대표가 4억원을 각각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애경그룹은 현재 애경산업 지분 약 63% 매각을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 국내·외 사모펀드들과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이번 매각이 그룹 전반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고, 특히 재무 위기에 처한 제주항공을 살리기 위한 자금 마련 차원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실적 부진에 시달려온 제주항공은 고금리, 고환율, 사고 여파까지 겹치며 자본잠식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유상증자와 항공기 리스 재조정 등을 통해 근근이 자금을 유지했지만 여전히 적자 기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애경산업의 매각 가격이 약 6000억~7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해당 자금이 그룹 차원의 부채 구조조정이나 제주항공 유상증자 재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애경산업 측은 "다양한 재무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확정된 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회계업계 한 관계자는 "애경산업 매각은 그룹 전체를 살리기 위한 고육지책일 수 있다"며 "제주항공의 운명은 이 자금의 향방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김영호 기자 jnuri@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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