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휴일 하루를 둘러싼 기대와 우려가 다시 충돌하고 있다. 정부가 다음 달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할지를 두고 막판 논의에 들어가면서 사회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이누리 DB]](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417/art_17453666689633_35159c.jpg)
공휴일 하루를 둘러싼 기대와 우려가 다시 충돌하고 있다. 정부가 다음 달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할지를 두고 막판 논의에 들어가면서 사회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인사혁신처는 다음 달 2일 임시공휴일 지정 여부를 검토 중이다. 이번 주 중 국무회의 안건으로 상정해 대통령 권한대행 주재 회의에서 최종 결정을 내릴 계획이다. 공휴일로 지정될 경우 근로자의 날(5월 1일)부터 어린이날 대체휴일(6일)까지 최대 6일간의 ‘황금연휴’가 가능해진다.
직장인들은 연차 없이 장기간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기회로 반기는 분위기다. 반면 자영업자, 학부모, 일부 공공부문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매출 손실, 돌봄 공백, 행정 부담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공휴일 지정이 기대와 갈등을 동시에 불러오는 구조는 이번에도 반복되고 있다.
정부는 임시공휴일 지정의 명분으로 ‘국민 삶의 질 향상’과 ‘내수 진작’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실제 정책 효과에 대한 의문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 1월 설 연휴 전 지정된 임시공휴일 기간 동안 해외 출국자는 297만명을 넘겼고, 지난해 10월 연휴 기간에도 해외여행 수요가 16% 이상 증가했다. 결과적으로 국내 소비보다 해외 소비 증가가 두드러졌다는 분석이 따른다.
최근 컨슈머인사이트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여행에 대한 관심과 계획, 여행 경험률, 지출 의향 등이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제주도의 경우 지난해 국내 숙박여행 경험률이 2022년보다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기 침체, 고물가, 고환율 등의 영향으로 가처분 소득이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해외여행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2월까지 해외로 출국한 국민은 559만855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증가했고, 같은 기간 해외에서의 지출액은 약 7조350억원(49억5600만달러)으로 7.6% 늘어났다.
이관영 야놀자리서치 부연구위원은 "내국인의 국내 여행 수요를 확대하려면 바가지요금 등 부정적인 이미지를 줄이고, 각 지역의 고유한 매력과 자원을 활용한 권역별 관광 거점 육성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전략이 여행객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주 역시 과거 황금연휴에서 기대 이하의 성과를 경험한 바 있다. 지난 설 연휴 당시 제주 관광업계는 항공권 조기 매진과 예약률 상승으로 특수를 예상했지만 실제 체류 관광객 수는 예상치를 밑돌았다. 해외여행 수요에 밀리며 제주행 여객선과 숙박업소 예약은 일부 감소세를 보이기도 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과거 황금연휴에도 실제 체류형 관광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제한적이었다"며 "이번 연휴 역시 항공료 상승과 물가 부담 등으로 인해 내국인 관광객 증가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5월은 전통적인 여행 성수기다. 일본 엔화 약세와 동남아 인기 상승 등과 맞물려 외화 유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정부도 내수 진작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점은 인식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를 보완할 실효성 있는 대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치적 부담도 정부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미 6월 3일 조기 대통령 선거일이 공휴일로 지정돼 있는 상황에서 연속된 공휴일 지정이 '공휴일 남발'이라는 비판 프레임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여권 일각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행정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임시공휴일 논의는 단순히 하루 더 쉬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 정책의 실효성과 국민적 수용성을 함께 시험하는 계기"라며 "정책 결정이 단기 기대효과뿐 아니라 장기적인 공감과 설득력을 담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