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편하다고요?" … BRT 혼란에 뒤늦게 현장 찾은 제주도

  • 등록 2025.05.15 17:3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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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식정류장 혼란·사고 잇따르자 간부공무원 총출동 … "불편사항 반영하겠다"

 

제주시 서광로 일대에 새롭게 도입된 제주형 버스급행체계(BRT) 섬식정류장을 둘러싸고 각종 민원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제주도가 뒤늦게 현장을 찾았다. 개통 직후부터 사고와 이용자 불편이 속출하자 도정 간부들이 일제히 현장을 찾아 해명과 개선책 마련에 나섰다.

 

15일 제주도에 따르면 오영훈 제주지사를 포함한 도 본청 실국장, 직속기관장 등 간부 공무원 20여명이 이날 오후 서광로 BRT 구간과 제주버스터미널 섬식정류장을 점검했다. 이들은 직접 양문형 버스를 탑승하며 정류장 운영 실태를 살펴보고,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의 불편 사항을 청취했다.

 

앞서 지난 9일 개통한 서광로 BRT 구간은 3.1㎞ 구간에 섬식정류장 6곳을 신설하고, 양문형 버스를 도입한 고급화 사업의 결과물이다. 하지만 도입 직후부터 승하차 혼선, 교통사고, 유턴 제한, 정류장 구조 혼란 등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도 민원게시판 '자치도에 바란다'에는 개통 이후 관련 민원이 11건 이상 등록됐고, 개통 하루 만인 10일에는 섬식정류장 인근에서 버스와 승용차가 충돌해 1명이 다치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도로 구조에 대한 안내 부족과 이용자 혼선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일부 도민들은 "버스마다 승차 위치가 달라 오히려 불편이 커졌다", "정류장 구조가 어르신과 장애인을 고려하지 않았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또 "정류장 대기 공간이 밀폐돼 감염병 위험이 크다", "좌석이 줄고 뒷문 근처는 높아 이용이 어렵다"는 등 양문형 버스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정류장 신설로 기존 유턴 및 좌회전 차로가 사라진 데 따른 교통 체증 문제도 제기됐다. 도로 진입이 어려워졌고, 출퇴근 시간대 정체가 더 심해졌다는 지적이다.

 

일부 도민들은 "차라리 출퇴근 시간대에 버스를 증편하는 게 현실적"이라며 정책 방향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날 현장을 찾은 오 지사는 "도민 불편사항을 적극 수렴해 정책에 반영하겠다"며 "승하차 안내 표지판 확대, 안내요원 교육 강화, 유턴 방안 마련 등 개선책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제주형 BRT는 기존과 다른 시스템인 만큼 혼선이 있을 수 있다"며 "홍보와 시스템 이해도를 높이는 방안도 병행하겠다"고 덧붙였다.

 

도는 이번 시승을 통해 간부 공무원들이 현장의 문제를 직접 체감하고, 향후 정책 개선에 반영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오는 21일에는 제주시청 간부들을 대상으로 한 현장 시승도 예정돼 있다.

 

하지만 도민들 사이에서는 "혼란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며 "사전 검증과 도민 의견 수렴이 부족한 상태에서 서둘러 추진한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김영호 기자 jnuri@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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