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평화 레퀴엠 공연 장면이다. [제주도 제공]](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626/art_17508376697329_aa65bb.jpg)
제주4·3의 아픔과 화해,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음악이 이탈리아 로마에서 울려 퍼졌다.
제주도는 지난 24일 오후 7시(현지시간) 로마 산타마리아 델리 안젤리 에 데이 마르티리 성당에서 '제주4·3평화 레퀴엠' 공연이 열렸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공연은 제주4·3 관련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이후 처음으로 열린 해외 무대로 현장에는 약 300여명의 관객이 참석했다.
'제주4·3평화 레퀴엠'은 제주 출신 작곡가 문효진이 작곡한 현대 진혼곡으로 전통 가톨릭 레퀴엠 형식에 제주 여성들의 애환이 담긴 자장가 '웡이자랑'을 접목한 곡이다. 지휘는 파브리치오 카시(이탈리아 산 카를로극장)가 맡았다. 음악감독은 작곡가 문효진, 연출은 제주 출신이자 4·3 유족인 성악가 부종배가 담당했다.
공연은 미카엘 마르투시엘로 이탈리아 복스 인 아르테 협회장이 총기획을 맡았고, 로마 산타 체칠리아 국립음악원 합창단과 로마오페라극장 소속 단원들이 함께 협연했다. 특히 제주 유스코러스 중창단 어린이 13명이 현지 합창단과 함께 무대에 올라 '웡이자랑', '이어도사나', '설운아기' 등 제주어 전통민요를 선보여 현지 관객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다.
공연에 앞서 성당에서는 문창우 천주교 제주교구장 주교가 집전한 '한국을 위한 미사'도 열려 4·3을 기리는 의미를 더했다.
공연을 관람한 로마 시민 알프레도 카시에이요는 "가톨릭 전통과 한국 문화의 융합이 매우 인상 깊었고, 제주4·3의 평화 메시지가 전 세계 보편적 가치로 다가왔다"고 소감을 전했다.
문효진 작곡가는 "이 레퀴엠을 통해 4·3 영령들이 응어리를 풀고 다시 만날 수 있는 희망의 세계를 꿈꾸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부종배 성악가는 "제주의 소리와 언어, 세계의 음악이 만난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유서 깊은 성당에서 제주4·3의 평화 메시지를 세계에 전한 뜻깊은 자리였다"며 "앞으로도 인권과 화해, 평화의 가치를 세계와 공유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4·3평화 레퀴엠 공연 장면이다. [제주도 제공]](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626/art_17508376665637_8dc2d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