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호텔서 환전상 살해한 30대 중국인 여성 … 검찰, 무기징역 구형

  • 등록 2025.07.24 14:5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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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범 2명, 각각 징역 2년 구형 … "계획적 범행, 회복 불가능한 피해 발생"

 

제주시내 특급호텔 객실에서 환전상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고 현금과 카지노 칩을 훔쳐 달아난 30대 중국인 여성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제주지방검찰청은 24일 제주지방법원 형사2부(재판장 임재남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강도살인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30대 중국 국적 여성 A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또 범죄수익 은닉 혐의로 함께 기소된 공범 B씨(30대 여성)와 C씨(40대 남성)에게는 각각 징역 2년을 구형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월 24일 오후 제주시 한 특급호텔 객실에서 환전 거래를 위해 찾아온 중국인 환전상 피해자를 미리 준비한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현금 약 8500만원과 카지노 칩을 훔쳐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A씨는 카지노 도박으로 수억원에 달하는 채무를 지고 여권까지 담보로 맡긴 상태였다. 이 때문에 출국이 불가능한 상황에 놓이자 금품을 갈취하기 위해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중국에 있던 공범 B씨와 C씨를 국내로 불러들였고 범행 직후 피해자의 금품이 든 가방을 이들에게 건넸다. 공범들은 이를 제3의 환전상을 통해 중국 계좌로 송금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범행 다음 날 A씨는 서귀포시의 한 파출소를 찾아가 자수했다. B씨와 C씨는 제주공항에서 출국을 시도하다 긴급 체포됐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살해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계획적이지 않았고 우발적인 충돌 과정에서 피해자가 사망했다"며 "금품은 피해자 사망 이후 챙긴 것으로 강도살인이 아닌 단순 살인과 점유이탈물횡령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공범 측 변호인도 "B씨와 C씨는 A씨의 범행을 사전에 알지 못했으며 단순히 돈을 받아주기 위해 가담했을 뿐"이라며 "범죄수익임을 인지한 후 피해자 유족에게 돌려주기 위해 보관하고 있었다"고 주장하며 선처를 요청했다.

 

검찰은 그러나 "A씨는 흉기를 미리 준비했고 공범들을 미리 대기시키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도주하는 피해자를 추격해 수차례 찌른 정황, 채무 상황에 대한 왜곡된 인식 등 범행 동기와 수법 모두 중대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가 목숨을 잃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발생한 점, A씨의 범행이 고도로 계획된 점을 고려하면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공범에 대해서도 "A씨의 범행을 완성하는 데 기여한 점을 감안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에 대한 선고 공판은 오는 9월 4일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김영호 기자 jnuri@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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