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낚싯줄 걸린 새끼 돌고래 ... 제주바다가 생존 벼랑이 되다

  • 등록 2025.07.28 09: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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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 실패 속 올해만 벌써 4마리 … 해양쓰레기·제도 미비에 생존 위협

 

제주 바다를 헤엄치는 돌고래가 폐어구로 생존 벼랑 끝에 몰리고 있다. 낚싯줄에 걸린 새끼 남방큰돌고래가 또 발견됐다. 올들어 제주 바다에서 공식 확인된 새끼 돌고래 사망 사례만 4건에 이른다.

 

28일 다큐제주에 따르면 다큐멘터리 감독 오승목씨는 지난 26일 오후 1시 50분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앞바다에서 어미 돌고래와 함께 유영 중인 새끼 돌고래를 촬영했다. 등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에 낚싯줄이 감겨 있었고 지난 24일 김녕 해역에서 제보된 동일 개체로 추정된다.

 

해당 개체는 지난해 구조에 실패한 '종달이'와 유사한 외형과 부상 부위를 지닌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제주도가 긴급 구조 논의 중인 성체 돌고래 '행운이'와 함께 헤엄치는 장면도 포착됐다. 이로써 구조 대응이 필요한 개체는 최소 2마리로 늘어난 상황이다.

 

같은 날 같은 해역에서는 죽은 새끼 돌고래의 사체를 밀며 헤엄치는 어미 돌고래의 모습도 확인됐다.

 

국립수산과학원과 해양환경단체에 따르면 올들어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확인된 새끼 남방큰돌고래의 사망 사례는 4건이다. 실제 피해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단순한 사고가 아닌 구조적 문제의 반복이라고 지적한다. 낚싯줄과 폐어구, 해양 부유쓰레기 등으로 인한 돌고래의 생존 위협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해역 내 안전망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도는 현재 해당 개체들에 대한 구조를 논의 중이다. 민·관 협력을 통해 모니터링과 구조 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여전히 낚시활동에 대한 관리 부족과 신속한 구조 대응 체계 미비 등 구조 전체의 실패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남방큰돌고래는 국제적 보호종으로, 제주 해역은 이들의 마지막 주요 서식지로 평가된다. 그러나 반복되는 해양쓰레기 사고와 미비한 구조 대응은 이 서식지를 생명의 터전이 아닌 위험 수역으로 바꾸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현우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 박사는 "해양동물의 피해가 누군가의 책임이라기보다는 구조 시스템과 제도 전반의 실패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며 "지속 가능한 보호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김영호 기자 jnuri@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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