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28일 제주시 연북로에서 열린 '차 없는 거리 걷기' 행사장에 주차된 공유 전기 자전거 '지쿠'다. [제이누리 DB]](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936/art_17570594988962_694431.jpg?iqs=0.5907259137511115)
"서울은 따릉이, 대전은 타슈, 광주는 타랑께, 그런데 제주는 뭐라고 부르나요?"
제주시 중심 도로인 연삼로가 오는 27일 '차 없는 거리 자전거·걷기 행사'로 변신합니다. 평소 차량으로 가득 찼던 도로 위가 자전거와 사람들로 채워지며 하루 동안 도민 참여형 축제가 펼쳐질 예정입니다. 가족 단위 참가자, 학생, 관광객까지 어우러져 도로를 달리거나 걷는 장면이 곳곳에서 연출될 전망입니다.
다만 교통 혼잡 우려도 큽니다. 연삼로는 제주공항과 민속오일시장을 잇는 길목으로 행사 당일 정체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제주도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탄소중립과 건강도시 이미지를 확산하고, '자전거 타기 좋은 제주' 조성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입니다. 연삼로 곳곳에는 버블 체험존과 플래시몹 댄스 공연, 마칭밴드 퍼레이드가 준비돼 축제 분위기를 끌어올립니다.
![제주도가 탄소중립 2035 실현을 목표로 공직자 전기자전거 출퇴근 시범사업을 시작하며 '자전거 타기 좋은 제주' 조성을 본격화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지난 2월 24일 오전 8시 20분 제주문학관 인근에서 출발해 약 20분 만에 도청에 도착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936/art_17570593218266_e88f39.jpg?iqs=0.08336042615092909)
제주도는 올해를 '자전거 타기 좋은 제주 원년'으로 선언했습니다.
지난 2월 24일에는 오영훈 제주지사가 직접 전기자전거를 타고 출근을 체험하며 공직자 대상 전기자전거 시범사업을 출범시켰습니다. 오전 8시 20분 제주문학관 인근에서 출발해 약 20분 만에 도청에 도착한 그는 "횡단보도에서 자전거도로 표시가 없어 정차해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며 현장의 문제점도 짚었습니다.
도청·도의회·교육청 소속 공직자 223명이 '지쿠(GCOO)' 공유 전기자전거로 출퇴근에 나서고 있으며 연말까지 모두 3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됩니다. 출퇴근에 참여한 공직자들은 "생각보다 훨씬 편리하다", "자동차보다 빠를 때도 있다"는 긍정적 반응을 내놨습니다. 단순한 체험을 넘어 제도 도입의 가능성을 시험하는 실험장이 되고 있는 셈입니다.
제주도는 이 경험을 기반으로 도민 정책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올해 안에 연삼로·연북로 자전거도로 간선축 확충 타당성 조사를 마치고, 2028년까지 33.5㎞ 규모의 자전거도로를 추가 구축합니다. 또 도민 200명을 대상으로 전기자전거 구입 보조금을 지원하고, 자전거 시범학교를 확대 운영하며, 지역 관광자원과 연계한 자전거 투어 프로그램도 선보일 예정입니다.
![전국 공공 자전거 명칭이다. [출처=네이버]](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936/art_17570592995079_9cbb1c.jpg?iqs=0.5755245008056887)
그러나 이처럼 제도적·정책적 시도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정작 제주도의 공공자전거 이름은 여전히 밋밋합니다. 단순히 '공공자전거'라는 명칭으로 불리고 있어 도민들에게 각인되지 못합니다.
현재 제주시의 공유 전기자전거는 민간업체 그리고(GreeGo)가 위탁 운영하고 있으며 공직자 전기자전거 출퇴근 시범사업은 지바이크(GCOO, 지쿠)와 협약을 맺어 진행 중입니다.
민간이 관리하는 만큼 이용 환경은 개선되고 있지만 정책의 상징성을 담아낼 이름은 여전히 공백으로 남아 있습니다.
다른 지역은 이름부터 달랐습니다. 전국 각 지자체는 이미 공공자전거에 지역 특색을 담은 이름을 붙여 시민 생활 속 교통수단으로 안착시켰습니다.
서울은 '따릉이'라는 이름으로 2010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해 연간 4490만건, 하루 평균 12만건이 넘는 이용을 기록하며 시민 교통의 한 축이 되었습니다. 대전은 충청도 방언에서 따온 '타슈'를, 광주는 "타라니까"라는 사투리를 활용한 '타랑께'를 내세웠습니다.
창원은 '누비다'와 자전거를 결합한 '누비자'를, 경주는 경상도식 표현을 살린 '타실라'를, 보령은 머드축제 도시 이미지를 반영한 '달려보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수원과 고양은 '타조(TAZO)'를 브랜드로 삼았고, 김해는 가야문화 정체성을 담아 '타고가야'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영천은 별의 도시 이미지를 살린 '별타고', 부산은 사투리 유머를 결합한 '타반나', 무안은 속도감을 강조한 '무안질주', 안산은 직관적인 의미를 지닌 '페달로'를 도입했습니다.
이처럼 이름 하나가 지역 문화를 드러내고, 주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며 나아가 자전거 이용 확산에도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제주는 단순하고 행정적인 이름 탓에 정책적 상징성이 약하고, 도민들에게도 친근하게 다가가지 못합니다. 탄소중립을 선도한다는 정책 방향은 강조되지만 정작 일상에서 정책을 체감할 수 있는 브랜드는 비어 있는 셈입니다.
제주도는 올해 자전거 도로 정비와 지원금 확대 등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인프라와 프로그램을 뒷받침할 '이름'은 여전히 '무명(無名)'입니다. 이름이 없는 정책은 방향은 있어도 얼굴이 없는 것과 같아 도민들의 기억 속에 각인되기 어렵고 일상으로 스며들기도 힘듭니다.
이름은 단순한 호칭을 넘어 정책의 메시지를 담고, 도민의 참여를 이끌며 세대와 지역을 잇는 공감대의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잠깐만요!! 탄소중립의 선도 도시를 꿈꾸는 제주, 이제는 도민들이 일상에서 불러줄 수 있는 공공자전거 이름부터 제대로 지어야 하지 않을까요?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 <잠깐만요!!>는 <제이누리>만이 아닌 여러분의 생각도 전하는 코너입니다. 한 컷 또는 여러 컷의 사진에 담긴 스토리와 생각해볼 여지를 사연으로 담아 보내주십시오. 저희가 공유의 장을 마련하겠습니다. 보낼 곳은 제이누리 대표메일(jnuri@jnuri.net)입니다.
![서울시의 공공 자전거 '따릉이'다. [출처=따릉이 홈페이지] ](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936/art_17570596139449_555672.jpg?iqs=0.99558450413568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