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지방자치 30년, 제주 특별자치는 신구범의 구상이었다"

  • 등록 2025.10.31 21:5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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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범 2주기 추모세미나' 행정·기업가 정신 조명 … "이제 미래를 위한 새 도전의 시기"

 

고(故) 신구범 초대 민선 제주지사(1942~2023)의 타계 2주기를 기리는 토론광장이 펼쳐졌다. 

 

신구범기념사업회는 31일 오후 2시 TBN 제주교통방송 공개홀에서 고(故) 신구범 초대 민선 제주도지사를 기리는 2주기 추모 학술세미나를 열었다. 

 

세미나는 '민선 지방자치 30년, 신구범의 도전을 되돌아본다' 를 주제로 신 전 지사가 추구하던 특별자치도의 구상과 그 비전에 대하여 제주의 자존과 번영을 다시 설계하고 민선 지방자치 30년 신구범의 도전을 되돌아보는 자리로 마련됐다. 200여명의 도민들이 참석해 그의 발자취를 함께 되새겼다.

 

신구범 초대 민선 제주도지사 기념사업회가 주최하고, 사회협동조합 제주로와 공동주관으로 제주도와 제주도개발공사가 후원했다. 

 

세미나에서는 양영철 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사장이 '신구범의 특별자치도, 그 구상과 비전', 허법률 전 제주도 기획조정실장이 '신구범과 노무라증권' 을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양 전 이사장은 신구범 전 지사와의 인연과 제주 행정에서의 리더십을 조명했다. 양 전 이사장은 1993년 신 전 지사와 처음 만난 이후 강의와 토론을 통해 그의 행정 역량과 지도력을 직접 경험했다. 1995년 무소속으로 선거판에 나섰을 때 선거 정책 총괄 역할을 수행하며 열정과 성실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교수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신 전 지사의 제주 지역 발전과 지방자치 실현에 대한 교훈을 강조했다.

 

허 전 제주도 기획조정실장은 제주 경영시대의 선언에 따른 재정 경영 정책의 도입과 해외증권 발행의 명암을 중심으로 발표했다. 해외증권 사례를 중심으로 "제주의 자존감을 드높인 도지사, 시대를 앞서간 선지적 CEO, 포기를 모르고 도전하는 행정가"라고 진단했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김부찬 사회협동조합 제주로 명예이사장이 좌장을 맡아 이소영 한국지방정치학회장(대구대 교수), 조헌치 전 남부대 대학원장, 고병기 제주경제통상진흥원장, 양성철 제이누리 대표(전 중앙일보 기자), 주제 발표자 2인이 패널로 참여했다.  

 

이 회장은 "검찰 수사를 단순히 내부 경쟁자 간의 갈등으로 보지 않고, 중앙과 지방 간의 갈등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 새로운 시민의 역량과 결합하지 않는다면 제도 개혁 과정에서도 계속 부딪혀야 할 문제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전 대학원장은 "앞으로 제주를 이끌어갈 지도자를 육성하고, 제주의 자존과 번영을 앞장설 수 있는 제2의 ‘신구범 지사’를 양성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정중하게 제안하는 바"라고 밝혔다. 

 

고 원장은 "신 전 지사의 정책과 리더십은 ‘창조적 개념 설계’의 시초라 할 수 있다. 문제를 새롭게 정의하고 장기적 전략을 실현한 창조적 리더십의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양성철 대표는 제주도의 지방자치 가능성과 독자성을 강조했다.

 "지역 정당 설립과 선거구제 개편을 통해 사표를 최소화하는 등 제주 실정에 맞는 자치 모델을 논의할 수 있다"며 현행 논의의 한계를 지적했다. 

 

신구범 전 제주지사는 오현고를 나와 육군사관학교 4년을 중퇴, 1967년 5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자로 입문했다. 제주도 기획관, 주이탈리아 한국대사관 농무관, 국제식량농업기구(FAO) 한국교체수석대표, 농림수산부 축산국장, 농업구조조정정책국장, 기획관리실장을 거쳐 YS정부 시절인 1993년 12월 제29대 제주도지사로 취임했다.

 

이어 첫 민선 지방선거인 1995년 6·27선거에선 무소속으로 출마, 당선돼 31대 지사를 역임했다. 그러나 98년, 2002년 두 번의 제주지사 선거에선 연거푸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그후 축협중앙회장을 거쳐 친환경 농업회사법인인 (주)삼무와 전시판매장인 삼무힐랜드를 운영했지만 지사 재직시절 뇌물수수사건에 휘말려 2년여 옥고를 치렀다. 삼무힐랜드는 그의 수감기간 중 문을 닫았다.

 

축협중앙회장 시절엔 정부의 강제적인 농·축협 통합에 반발, 국회에서 할복사건을 벌여 파란이 일기도 했다. 인생의 굴곡과 고비마다 정면도전을 하며 '안일한 불의의 길보다 험난한 정의의 길을 간다'는 그의 신조를 지켰다.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제주삼다수와 관광복권,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제주교역, 제주세계섬문화축제 등이 그의 지사 재직시절 작품이다. 구좌읍 행원리에 조성한 풍력발전단지 역시 그가 주도해 일군 국내 첫 상용풍력발전이다. 그가 민선 1기 제주도정을 이끌던 시절 내건 슬로건은 '위대한 제주시대를 연다'였다.

 

그는 2012년부터 1년여간 <제이누리>에 그의 회고록을 '격동의 현장-남기고 싶은 이야기'로 연재하기도 했다. 그 회고를 묶어 펴낸 책 '삼다수하르방, 길을 묻다'(제이앤앤刊)가 그의 마지막 유고다. 지난해 11월2일 아침 유명을 달리했다. 

 

신구범 전 지사는 '제주다운 제주, 세계 속의 제주'를 외치며 지역 정체성과 자립을 강조해왔다.
그의 철학은 오늘날 지역 리더십의 방향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화두로 남아 있다. [제이누리=강재희 기자]


강재희 기자 jnuri@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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