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새벽 배송을 하다 사고로 숨진 30대 쿠팡 택배 노동자가 극심한 업무강도에 시달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택배노동조합 제주지부는 12일 제주 부민장례식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에 사망한 고(故) A씨의 노동 조건은 “쿠팡 새벽 배송 노동자 중에서도 가장 최악”이었다고 주장했다.
제주에서는 지난 10일 새벽 배송을 하던 쿠팡 30대 택배 노동자가 사고로 사망했다. 이번 사고로 인해 노동환경 문제와 과로사 위험성 등의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노조가 휴대전화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고인은 평소 오후 7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 30분까지 출퇴근 시간을 제외하고 하루 11시간 30분 근무했다. 주 6일간 평균 노동시간은 69시간(야간근무 30% 할증 시 83.4시간)이었다. 이는 지난해 심야 배송 업무 중 과로로 사망한 정슬기씨의 주 평균 근무시간 74시간 24분보다 긴 수치다.
노조는 “A씨는 하루 2차 반복배송과 고중량 물품 취급 등 육체적으로 매우 힘든 노동을 해왔고, 아버지 장례를 치른 후에도 정신적 고통 속에서 하루만 휴무하고 출근했다”고 밝혔다.
사고는 지난 10일 오전 2시 10분께 A씨가 1차 배송을 마치고 2차 배송을 위해 물류센터로 복귀하던 중 벌어졌다. 제주시 오라2동 도로에서 A씨가 운전하던 1t 트럭이 전신주를 들이받았다. A씨는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당일 오후 3시 10분 숨졌다.
시민단체와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고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전국민주노총은 “쿠팡은 심야 배송을 중단하고 사망사고의 진상을 밝혀야 한다”며 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했다. 정의당과 노동당 제주도당 역시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홀로 새벽 배송을 하던 노동자의 죽음을 애도하며, 제주도정은 쿠팡 제주물류센터를 대상으로 전수 조사와 개선 명령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이누리=강재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