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 감독이 만든 제주 4.3영화 ‘지슬’ 일냈다

  • 등록 2012.10.13 12: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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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 등 4관왕…어려운 제작 여건 속 쾌거

 

 

[기사수정=13일 오후 2시]제주 4.3을 다룬 영화 ‘지슬’이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 4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제주 토박이이자 독립영화 감독인 ‘오멸’ 감독이 어려운 제작환경 속에서 만든 영화여서 그 의미는 더욱 크다.

 

12일 밤 9시 부산 해운대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한국영화 비전의 밤에서 ‘지슬’이 한국영화감독조합상 감독상과 CGV무비꼴라주상 등 2개 부문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또 13일 오전 열린 결산기자회견에서도 '아시아영화진흥기구상(NETPAC)'과 '시민평론가상'도 수상했다.

 

심사위원들은 심사평을 통해 "지슬은 절제된 톤으로 극적인 실제 사건을 담았다"며 "뛰어난 흑백영상으로 가해자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페이소스와 마음을 끌어내는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지슬’은 제주를 대표하는 독립영화 감독 ‘오멸’의 4번째 장편 연출작이다. 이 영화는 1948년 제주 4.3사건 발발 당시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 큰넓궤 동굴로 피신했던 마을 주민들의 실화를 근거로 만들어진 흑백영화다.

 

 

 

제주 주민들이 겪은 탄압과 억울한 죽음을 인물들 간 크고 작은 갈등과 화해, 위로를 소소하게 표현했다.

 

특히 이 영화는 제주 최초 4.3영화를 제작한 고(故) 김경률 감독의 작품 ‘끝나지 않은 세월’의 후속작의 성격을 띠고 있다. 오 감독은 고인이 된 김 감독과 함께 영화를 찍는다는 심정으로 제작에 임했다.

 

그러나 제작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후원금으로만 제작된 저예산 영화다. 하지만 후원금 모금이 쉽지 않아 촬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부산영화제 무대에 오른 흑백영화 ‘지슬’은 영화제 상영 이후 독립영화와 지역영화의 가능성을 모두 보여줬다는 평을 받으면서 주목을 끌었다.  

 

오 감독은 "제가 감독이라기보다는 제주 섬이 감독이었다. 여기서 찍어라 저기서 찍어라 말해줬다"며 "영화를 통해 4.3에 대해 잘못 이해되고 있는 것들이 바로 잡히기를 원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제목 '지슬'은 감자를 칭하는 제주도의 방언이다.

 

한편 오멸 감독의 ‘지슬’과 함께 신연식 감독의 ‘러시안 소설’도 한국영화감독조합상 감독상을 수상했다.

 

 

김영하 기자 yhkim9356@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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