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지사가 지난 4월1일 국회에서 있었던 ‘플랫폼 자유와 공화’ 창립총회시 문재인 정부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던 것에 대해 제주도의회에서 질책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상봉 의원(더불어민주당, 노형을)이 “제주도 현안은 아무 것도 해결하지 않았으면서 중앙정부 비판만 하고 있다”고 질타한 것이다.

이 의원은 특히 해당 발언 시점이 4.3추모기간이었음을 지적하며 "4.3특별법 개정안 통과에 힘 써야 할 시기에 중앙정치만 신경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상봉 의원은 11일 오전 열린 제371회 제주도의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 도정질문 자리에서 원희룡 지사를 상대로 드림타워와 관련된 하수처리 문제 및 카지노 문제 등에 대해 집중 질의했다.

이 의원은 이 과정에서 동영상 공유 사이트의 원희룡 지사 체널인 ‘원더풀 TV’에 4월1일자로 ‘문재인 정부, 나는 선 너는 악 … 국민통합해야’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영상물을 문제삼았다.

해당 영상은 원희룡 지사가 지난 1일 오후 3시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플랫폼 자유와 공화’ 창립총회시 축사 장면을 편집한 영상물이었다.

영상에서 원 지사는 “지금 대한민국은 미세먼지가 심각하고 안보와 정치, 경제, 사회 등이 모두 문제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나는 선이고 너는 악이라는 독선과 함께 비판과 다른 의견을 억누르고 과거정권 탓, 남탓으로 돌리는 속에서 해결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원 지사는 “(문재인 정부가) 촛불을 받들겠다고 했지만 그 촛불은 특정세력의 독점물은 아니었다”며 “그것은 국민의 명령이었다. (현 정부는) 진정으로 국민을 통합하고 대한민국을 새롭게 해야하지만 그 능력과 책임감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에 다른 기득권자가 하던 것을 자신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서 남탓을 하고 있다. 준비가 안된 채로 너무나 손쉽게 정권을 획득하다보니 반대측을 파괴하고 국민들을 갈라놓으면 몇 십년은 더 집권할 수 있다는 집권 전략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 영상의 발언에 대해 “원 지사는 야당대표가 아니다. 제주도를 책임진 행정가다. 도민 삶의 향상을 신경써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영상의 발언이 이뤄진 시기가 4.3추념기간이었음을 지적했다. 이 의원은 “원 지사가 자세가 안됐다”며 “여야를 아우르면서 4.3특별법 통과에 힘쓰는 것만으로도 부족한데 자신의 정치적인 발언을 하고 있다. 지사의 정책 입장 표명 등은 존중하지만 지사는 혼자 몸이 아니다. 한심하다”고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원 지사가 “지금 4.3특별법의 장애요인은 한국당이다. 아시지 않나”라고 답했지만 이 의원은 “지사가 지금 가슴에 달고 있는 동백꽃 배지는 무엇인가? 추모기간이라면 행정이든 도의회든 상당히 겸허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저 날이 1일이 아니었으면 불쾌하지 않았을 것이고 이해했을 것이다”며 “그런데 4.3특별법 통과에 힘써야 하는 상황에서 이런 발언은 개정안 통과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인다”고 질타했다.

원 지사는 “저 영상 발언의 취지에 대해서는 소통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 의원은 “원 지사는 지난해 출마선언에서 도민만 바라본다고 했다”며 “초심을 잃지 말아달라. 지금 제주현안문제 아무것도 된 것이 없다. 그러면서 중앙에 가서 중앙정치를 하겠다? 다 좋다. 다만 현안문제는 해결하고 그런 속에서 미래비전을 제시해달라”고 지적했다.

원 지사는 “다 해결하고 집중하겠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도정질문을 마치고서도 “원 지사는 여야를 모두 아우르면서 4.3특별법 개정 통과에 힘을 기울여야 하는 시점에서 현 정부와 여야 정치권 모두를 비판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입장만을 주장했다”고 거듭 비판했다.

이어 “이런 지사의 행보에 대해 우리 제주도가 무엇을 기대할 수 있으며 제주도민의 혜택이 만들어질 수 있을지 걱정된다. 모든 것은 도민이 판단해주리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