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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톺아보기] 너영나영(YOU&I) (3) 제주민요 '꿩노래'(어니언스 '며느리')

“씨앗과 싸우러 가니 산을 넘어 싸우러 가니, 동산 밭에 메밀꽃같이 번듯이 앉았는데 씨앗을 보니, 내 눈에도 저만큼 고운데 임의 눈에야 오죽하리.” 출발할 땐 머리 체 잡고 목 비틀 참으로 갔건만, 막상 메밀꽃처럼 고운 그녀 모습을 보니‘자신이 보기에도 저리 고운데 남편 눈에야 오죽이나 할까?’ 싶어 단념하는 대목이다.

 

마치 어느 드라마에서처럼, 남편의‘숨겨 놓은 그녀’을 반쯤 죽여 버리려고, 명품 정장 꺼내 입고 미용실 들러 마사지 받고 머리 힘주며 교양 있게 갔는데, 막상 ‘상간녀’ 모습을 보니 젊고 건강한‘그 젊은 년’의 자연미에 눌려 어쩔 수 없이 초라해지는 아내의 심정과 비슷하다. 돌아오면서“평생 나밖에 모르는 순둥이 내 남편이 나처럼 우아한 조강지처 놔두고 실수로 아주 잠깐, 눈 돌릴 적에야 그 정도 되니까 그랬겠지?”라며 애써 자신을 합리화한다.

 

 

우뚜릇뚜 룻뚜우 우뚜릇뚜 룻뚜우~ 저 꿩이나 잡았으면 저 꿩이나 잡았으면~

살찐 날개 쪽은 시엄마나 드렸으면~ 힐끔 보는 눈 쪽 일랑 씨아방을 드렸으면~

 

혹 이 노래를 아시는 분이 계실까? 아마, 들어본 거 같다고 기억하시는 분조차 거의 없을 거다. 이런 노래도 있었나? 갸우뚱할 정도.

 

이 노래는 1970년대를 풍미한 어니언스(임창제, 이수영)의 첫 독집 앨범에 수록된 곡으로 제주 민요를 대중가요화한 ‘며느리’라는 통기타 곡이다. 아마 지금 50대 중반 이후 분이라면 누구나 한번은 분위기 잡고 열창했을 ‘작은 새’가 수록된 어니언스의 데뷔 음반에 들어있다.

 

어떤 연유로 제주 민요 ‘꿩 노래’가 어니언스에 알려졌고, 그걸 이수영 씨가 편곡하여 이런 노래로 나왔는지 무척 궁금하다. 1987년에야 해금된 ‘며느리’의 금지 사유는 ‘곡 퇴폐’이다. 이 노래의 어떤 부분이 퇴폐였을까? 아울러 궁금하다.

 

서귀포시 성읍리에 있는 국가무형문화재 제주민요보존회에서는 회원들이 기획 공연을 위해 제주 민요 ‘영주 십경가’, ‘달구소리’, ‘낭글세왕’, ‘성주풀이’, ‘상사소리’, ‘너영 나영’ 등을 주기적으로 연습하고 있다.

 

이 공연을 지도하고 있는 국가무형문화재 제주 민요 전승 교육사 강문희 씨는 “이번 공연은 스토리텔링을 가지고 있어요. 우선 제주의 영주 십 경에서 제주의 풍광을 노래하고, 그다음 집터를 다지고 그다음 돌을 굴려서, 그 돌을 밑단으로 쌓겠죠. 주춧돌도 놓은 다음 성주풀이해서 집을 완성하는 데까지 전체적인 스토리텔링을 가지고 기획 공연 준비를 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의 하이라이트 ‘성주풀이’는 새로 지은 집에 가신(家神)인 성주신을 모시는 무속 의례이다. 제주 지역에서 행하는 성주풀이는 집이나 건물을 다 짓고 나면 적당한 날을 택일하고 심방(무당)에게 의뢰해서 행하는 작은 굿으로, 성주신에게 집 안의 무사 안녕과 번창을 기원하는 무속 의례이다.

 

성주풀이 노래 듣기

 

예전에는 새집으로 이사 가면 가장 먼저 집안 곳곳에 팥을 뿌렸다. 아무리 신식건물이라도 신축하면 북어를 실타래로 감아 천정에 걸어놓았다. 새로 차를 사면, 차에 막걸리를 뿌리고 차량 본 네트 속에 실타래로 감은 북어를 놓아두기도 했다. 이게 다 성주풀이에서 비롯된 나름의 의식이라고 여겨진다. 신에게 혼자 손으로 비는 ‘비손’이나, 무당 한 사람이 요령을 흔들며 기원하는 ‘비념(비나리)’과 소원하는 바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2015년 제주연구원에서 발간된『제주민요사전』에는 기존 채록된 영상, 음성, 구술, 디지털 자료들을 바탕으로 제주 전역 창자(唱者)들의 노래를 수집하고 디지털화한 600여 편 제주 민요가 수록되어 있다. 그래서 그런지 제주에는 제주 민요를 전문으로 하거나, 배우려는 사람이 많다. 학생들도 방과 후 수업 활동의 하나로 ‘제주 민요 부르기’가 최고 인기라 한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진관훈은? =서귀포 출생, 동국대 경제학 박사(1999), 공주대 사회복지학 박사(2011). 제주특별자치도 경제정책특보를 역임하고, 제주테크노파크 수석연구원을 지냈다. 제주문화유산연구원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제주지식산업센터 센터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저서로는 『근대제주의 경제변동』(2004), 『오달진 근대제주』(2019), 『오달진 제주, 민요로 흐르다』(2021), 『제주의 화전생활사』(2022)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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