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전설 중에 사람들은 현실생활에서 먹기만 하고 일은 하지 않는 거지와 ‘신선 거지 철괴리’를 연결시켜 ‘신선 거지’가 ‘사람 거지’를 교육했다는 전설을 만들어냈다. 전하는 바는 이렇다 :
옛날에 젊은 거지가 한 명 있었다. 먹기만 하고 일은 하지 않았고 도박에 빠져 있었다. 조부가 남겨준 재산까지 하나도 남김없이 탕진하여 돌아갈 집이 없게 되었다. 길거리에서 구걸하고 밤에는 철괴리의 사당에서 잠을 잤다.
젊은 거지가 먹을 것이 없어 아사하기 직전에 철괴리에게 보우를 기도하자 철괴리의 신력에 도움을 받았다. 그런데도 젊은 거지는 나쁜 습관을 고치지 못했다. 말 타면 경마 잡히고 싶다던가, 욕망은 한이 없었다. 신선이 되어 한가롭게 노닐 꿈만 꾸었다.
결국 철괴리는 시 네 구절을 읊어주며 가르침을 주었다.
“네게 원보를 준들 긁어모으는 데에 게으르고, 관리가 되게 한들 조정에 나가는 데에 나태하구나. 사지를 쓸 노력은 하지 않고 공상에 빠져 있으니, 그저 걸식하면서 쪽박이나 품고 있는 게지.”
나무 우리에 앉아 동냥하다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구걸하는 행각도사와 의술을 행하고 약을 팔거나 길흉을 점치며 돌아다니는 도사 이외에 이른바 ‘좌관(坐罐)’하며 동냥하는 도사가 있었다.
도사가 나무 우리〔수롱(囚籠)〕에 앉아서 오심조천(五心朝天, 발바닥 손바닥 정수리가 하늘을 향하는 것)하여 정좌하고는 인체 중요한 부위 가까이에 못을 박아두었다. 못의 끝이 안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만약 정좌하고 있는 도사가 움직이기만 하면 못의 끝에 닿아 상처를 입게 되는 형태였다. 이렇게 한 마디 말도 하지 않고 좌선 형태로 앉아 구걸하면서 선남선녀에게 자비심을 내게 만들었다.
못 하나 하나에 가격이 있었다. 두 눈에 가까운 못이 가장 가격이 비쌌다. 나무 우리에 앉아 있는 도사가 가련하다 싶은 사람이 있어 보시를 하겠다면 공덕 명부에 이름을 쓰고 그 가격에 상응하는 못을 빼서 주었다. 일반적으로 구경하는 사람이 많으면 돈을 내는 사람은 줄었다.
반세기 전에 길림성 북산(北山)의 4월 28일 양왕묘(藥王廟) 장날 동안에 약왕묘 북문 밖에서 나무 우리에 앉아 동냥하는 도사가 있었다. 길림 덕원석교(德源石橋)는 그 도사가 동냥해 얻은 돈으로 세운 것이라 전해온다.
재미있는 것은 도사의 그런 동냥 방식은 강호에서 ‘입을 열지 않고’ 구걸하거나 자해하면서 구걸하는 방식과 지극히 유사하다는 점이다. 단지 구걸하는 방식이 거지가 구걸하는 거칠고 저속한 것보다는 조금 고상하다고나 할까.
나무 우리에 앉아 동냥하는 방법은 도가의 ‘좌발(坐鉢)’ 수련 방법에서 발전 변화한 것이다. 『대청옥책(大淸玉冊)』의 기록이다.
“좌발의 공력은 사방이 둘러싸인 공간〔환중(圜中)〕에 들어가 목숨 걸고 하는 수련〔공부(工夫)〕이다. 청정을 익히고 신과 형을 단련하며 백일 동안 한 후에야 그친다. 그 공력은 자시, 오시, 묘시, 유시를 이용해 천지의 기를 얻는 묘법에 있다. 생사의 고통에서 벗어나 범속을 초월해 성인이 단계에 오르려는 것이다.”
『전진좌발첩법(全眞坐鉢捷法)』의 기록은 이렇다.
“좌발이라는 것은 10월 1일에 시작하여, 대중이 모여 겨울을 보내고 새해 정월 중순까지 백일을 채우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입당하여 좌발하고 스승의 덕을 참문(參問)하며 규율을 따른다.”
‘나무 우리에 앉는 것’은 ‘좌발’과 탁발 동냥의 결합이다. 그야말로 일거양득이다.
그러나 일정한 ‘좌발’의 공력이 없고 수행에 깊이가 없으면 그렇게 ‘나무 우리에 앉아’ 보시를 구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나무 우리에 앉아’ 동냥하는 것은 탁발하는 것보다 고차원적인 구걸 방식이라 하겠다.
이 모든 것들은 불교, 도교 두 종교가 각각 탁발하고 동냥하는 습속과 강호 사회에서 거지가 구걸하는 방식을 비교하면, 종교가 사회생활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엘리트문화(雅文化)를 받아들여 융합하거나 전부 수용하는 동시에 하층문화(俗文化)에 미친 영향과 스며든 효과가 더욱 명확하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그런 까닭에 가장 기본적인 것은 역시 종교가 민간에서 기원했다는 데에 있다. 하층문화와 서로 통하고 잘 융합되는 선천적인 매개체를 갖추고 있다. 근원을 보면 둘은 동일한 문화층위에 존재한다. 민족문화의 심층적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종교의 발전도 우선 민간 사회와 기본적인 공동체 의식이 있어야 민간사회의 호응을 얻을 수 있다.
상술한 몇 가지 고찰도 거지는 사회단체의 하나라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거지문화는 민간문화의 기본 조건이다. 사회 전체 문화 구조 중에서 자체적으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효과도 다양하다.
이 특징을 고찰하고 연구하면 풍속을 바로 잡을 수 있고 거지 문제를 종합적으로 치유할 수 있다. 이러한 고찰은 상당한 현실적 의미와 과학적 가치가 있다고 할 것이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좌환(坐環), 도교(道教) 용어다. 도가에서는 ‘환당(圜堂)’에 들어가 홀로 수련하는 것을 ‘좌환’이라 한다. ‘폐관(閉關)’과 같은 의미다. ‘좌환(坐圜)’, ‘좌발(坐鉢)’이라고도 한다. 전진교(全眞敎)의 중요한 교의 규칙이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 학사, 대만 정치대학교 중문학과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자로 『선총원(沈從文) 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 『재미있는 한자풀이』, 『수달피 모자를 쓴 친구(선총원 단편선집)』, 『음식에 담겨있는 한중교류사』, 『십삼 왕조의 고도 낙양 고성 순례』, 『발자취-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찾아가는 여정』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