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주가 상승률과 경제성장률 1위 국가는? 다름 아닌 우리가 발을 딛고 서 있는 나라, 대한민국이다.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하고 있다.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1.7%, 전년 동기 대비로는 3.6%로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반도체 가격이 급등한 덕분에 수출 증가율이 높고, 경상수지도 사상 최대다. 주요 거시경제 지표 앞에 ‘사상 최고’ ‘역대 최대’ 수식어가 붙는다.
그러나 고용이나 내수 등 실물 체감경기는 딴판이다. 거시지표와 정반대로 ‘사상 최저’ ‘역대 최장 침체’ 등의 부정적 표현이 지배한다. 이는 글로벌 반도체 초호황(슈퍼 사이클)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의 이면이자 한계다.
올해 4월 취업자는 2896만1000명으로 지난해 4월보다 7만4000명 늘었다. 취업자 수는 2024년 12월 이후 16개월 연속 증가했다. 하지만 증가폭은 16개월 만에 가장 적었다.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 비율인 고용률도 63.0%로 지난해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청년층 취업난이 심각하다. 60세 이상 취업자가 18만9000명 늘어난 반면 15~29세 청년층 취업자는 19만4000명 줄었다. 청년층 취업자는 2022년 11월부터 42개월 연속 감소했다. 감소폭도 3월(14만7000명)보다 커졌다.
청년층 고용률은 전체 평균 고용률보다 약 20%포인트 낮은 43.7%에 그쳤다. 그나마 지난해보다 1.6%포인트 떨어졌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심각했던 2021년 4월(43.5%) 이후 4월 기준 최저치다. 청년층 고용률은 24개월 연속 내리막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1월 이후 17년 만에 가장 긴 하락 행진이다.
산업별로 보면 내수와 밀접한 도소매업 취업자가 5만2000명 감소했다. 숙박·음식점업도 2만9000명 줄었다. 제조업 취업자 감소폭도 확대(3월 4만2000명→4월 5만5000명)됐다.
제조업 취업자 감소는 벌써 22개월 연속 이어졌다. 인공지능(AI) 활용 확산 등의 여파로 전문ㆍ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취업자도 11만5000명 줄었다. 이는 2013년 산업분류 개편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부진한 고용지표는 주식시장 활황 와중에 나왔다. 올해 들어 4월말까지 코스피는 약 56% 올랐다. 세계 주요국 중 상승률 1위다. 시장을 주도하는 ‘삼전닉스(삼성전자+하이닉스)’ 상승률은 훨씬 높았다. 5월 들어서도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은 이어졌다.
전대미문의 ‘불장’과 달리 고용지표는 저조하다. 반도체 부문의 경이로운 실적이 실물경제로 연결되지 않는 현실을 보여준다. 반도체산업은 고용유발계수가 낮다. 반도체 초호황의 이면에서 제조업ㆍ건설업 등 기존 주력 산업 부진이 장기화하며 고용을 악화시켰다.
장기화하는 중동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과 소비심리 위축도 악영향을 미쳤다. 서울과 수도권 집값이 뛰는데다 전세 구하기가 힘들고 월세가 치솟자 서민들은 다른 데 소비할 여력이 없다고 호소한다.
외식과 식료품 물가가 올라 먹거리 소비를 줄이는 판에 증시 불장은 그림의 떡이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 1.9%에서 2.5%로 상향 조정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2.1%에서 2.7%로 높였다.
뜨거워진 주식시장만으로 민생과 실물경제에 온기를 불어넣기 어렵다. 반도체 가격 급등과 수출 증대, 높아진 성장률에 도취돼 정작 제대로 된 경제성장에 필요한 정책을 놓치고 있지 않는지 살필 때다.
정부는 5월 이후 고유가피해지원금 등 추가경정예산 집행 효과가 나타나면 소비가 회복되고 고용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정부는 지난 4월 말 추경 8000억원을 투입하는 ‘청년뉴딜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일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공공부문 일자리를 2만3000개로 늘리기로 했다. 과거 정부도 했던 공공기관 인턴(3000명)에 이재명 정부 국책사업인 세금체납실태확인원(9500명), 농지전수조사원(4000명) 등을 더했다.
청년 1만명이 수당을 받으며 대기업에서 AI, 반도체, 로봇, 바이오 등의 직업훈련을 받는 ‘K-뉴딜 아카데미’도 신설한다. 하지만 공공 일자리는 임시 알바다. ‘K-뉴딜 아카데미’도 채용 연계는 아니다.
관건은 이들 프로그램들을 통한 일 경험 기회와 직업훈련이 실제 취업으로 얼마나 연결되느냐다. 과거 정부처럼 ‘단기 일자리 제공’ 건수 채우기로 청년실업률 수치를 낮추는 데 그쳐선 곤란하다.
작금의 청년실업은 경기순환의 문제라기보다 구조적 문제에 가깝다. 취약한 경제구조가 굳어지면 ‘고용 없는 성장’ ‘K자형 양극화’ 그늘은 더 짙어질 게다. 청년고용 절벽은 혼인 포기와 저출생 심화로 이어지고, 국가 존립을 흔드는 재앙이 될 수 있다. 청년고용 문제를 국정 최우선 과제로 삼고 산업구조 전환과 노동시장을 유연화하는 구조개선에 힘쓸 때다. [본사제휴 the scoop=야재찬 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