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기운이 완연한 지금, 오늘 하루는 다섯 날을 쉼 없이 산 당신을 위한 시간입니다. 여유로운 주말, 시 한 편의 여유를 선사합니다. 당신의 주말을 위하여. 매주말 허유미 시인이 전하는 '잠시의 여유'를 전합니다. [편집자 주]
재활용
허유미
코 풀린 스타킹은
생선 엮을 때
낡은 가방은
보말 캐서 담고
클레이는
물에 들 때 귀마개로
페트병 한 아름 모아
동생 튜브 만들어도
낯선 이방인처럼
끝없이 밀려오는 쓰레기들
종일 단내 나던 바다는 어둡고
꿈에서만 환하다
6월 5일은 환경의 날입니다. 바닷가 마을 사람들은 쓸 만한 것은 쉽게 버리지 않고, 한 번 더 손을 거쳐 다른 쓸모를 만들어내는 모습을 종종 봅니다. 자연과 가까운 곳에서 살아온 사람들에게 익숙한 일처럼 보였습니다. 검소함만이 아니라 생활이 지혜가 담겨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요즘 환경보호를 말하는 목소리는 많아졌지만, 생활은 오히려 더 빠르고 소비적으로 되었습니다.
그런 시대라서인지 ‘페트병 한 아름 모아 동생 튜브' 만드는 모습을 보았을 때 서로를 챙기는 마음이 담겨 따뜻하고 정겨움이 느껴졌습니다.
바닷가 마을 사람들은 바다를 단순한 풍경처럼 바라보지 않습니다.
늘 곁에서 함께 살아온 존재처럼, 가족처럼 여기고 있는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우리는 아끼는 차, 집 옆에 쓰레기를 버려도 기분이 나쁘고 인상을 찌푸리는데. 온갖 쓰레기들이 바다로 오니 바다 심정은 오죽할까 싶습니다. 그 심정을 바닷가 사람들이 먼저 압니다.
바다를 매일 바라보며 사는 사람들은 결국 바다가 변해가는 모습을 자기 일처럼 느끼게 됩니다. 어쩌면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환경보호 말 보다 더 필요한 건 자연을 조금 더 가까운 존재로 생각하는 마음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마음들이 하나둘 모여, 언젠가는 푸른 바다의 단내가 도시까지 가득 닿기를 바랍니다.
☞허유미는?=제주 바닷가 마을 모슬포에서 태어났다. 수평선, 물너울, 등대, 섬은 나의 첫 친구들이었다. 말문이 트였을 때 엄마라는 말보다 바다라는 말을 많이 했다. 물질하는 엄마를 기다리는 동안 바다는 파란 요람, 파란 집, 파란 놀이터였다.
청소년 시절 유난히 말수가 적어 엄마 아빠가 걱정했다. 말수가 적은 대신 사람들의 말을 많이 듣고 남들이 쉽게 지나치는 풍경이나 사물을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그 시절부터 시집을 읽는 시간이 많았다. 책꽂이에 시집이 많아지면서 시인이 되겠다는 꿈을 갖고 국문학과에 진학했다.
2016년 제주작가 신인상, 2019 서정시학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우리 어멍은 해녀」, 「바다는 누가 올려다보나」, 한국작가회의 회원, 제주작가회의 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