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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찬반 진영 동시 압박 속 주민투표·공론조사 선택 주목

 

 

제주 제2공항 갈등이 민선 9기 출범을 앞둔 위성곤 제주도지사 당선인의 첫 정치적 시험대로 떠오르고 있다.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위성곤 당선인은 제2공항에 대해 원칙적으로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도 "철저한 검증과 정보 공개, 숙의 과정을 거쳐도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주민투표나 공론조사를 통해 도민이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선거가 끝나자마자 찬반 양측은 위 당선인을 향해 상반된 요구를 쏟아내고 있다.

 

제2공항범도민추진위원회는 지난 4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 당선인은 선거 기간 제2공항이 제주 미래를 위한 국가 핵심 인프라임을 인정해왔다"며 "사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병관 제2공항범도민추진위원장은 "주민투표 검토는 원론적 입장일 뿐"이라며 "최종 절차가 상당 부분 진행된 국가 핵심 기반사업을 더 이상 정쟁으로 끌어들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5일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민과 약속한 제2공항 도민결정권 실행 방법과 절차를 인수위원회 기간 중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찬식 집행위원장은 "도민들은 제2공항 강행이 아니라 도민결정권을 약속한 위성곤을 선택했다"며 "제2공항 갈등 해결은 주민투표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위 당선인의 핵심 공약인 '도민결정권'은 사실상 불가피한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주민투표가 만능 해법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제주도와의 협의 과정에서 "주민투표 요청이 있을 경우 검토는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결과에 대해서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권고사항에 불과하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2공항 사업은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며 "주민투표 요청이 있을 경우 검토는 하겠지만 결과 수용 여부는 별개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실제 국가사업과 관련한 주민투표 사례는 대구·경북 신공항 부지 선정, 경남 거창구치소 이전, 경주·군산·포항·영덕 방사성폐기물처분장 유치 등 대부분 사업 추진 여부가 아닌 입지 선정이나 유치 여부를 결정하는 수준에 그쳤다.

 

사업 자체의 찬반을 주민투표로 결정하려는 시도는 사실상 제2공항이 처음인 셈이다.

 

주민투표와 함께 거론되는 공론조사 역시 장단점이 뚜렷하다.

 

공론조사는 서귀포시 우회도로와 녹지국제병원(영리병원) 문제처럼 충분한 정보 제공과 토론을 통해 시민 의견을 수렴하는 방식이다. 제주도가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고 비용과 시간이 적게 들지만 법적 강제력이 없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실제 영리병원 공론조사에서는 개설 불허 권고가 나왔지만 당시 도정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반면 주민투표는 결과가 확정되면 일정 기간 행정기관과 지방의회가 이를 변경할 수 없는 강제성이 있다. 다만 국책사업인 제2공항에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법적 논란과 중앙정부 동의라는 문턱이 존재한다.

 

위 당선인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미 2024년 9월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을 고시했다. 제주지방항공청은 지난해 기본설계 용역과 환경영향평가 절차에 착수했으며 현재 사계절 조사와 본안 조사가 진행 중이다.

 

환경영향평가 초안은 오는 8~9월쯤 공개될 예정이다.

 

향후에는 초안 의견수렴과 본안 심의, 제주도의회 동의 절차가 남아 있다. 특히 제주특별법에 따라 환경영향평가 협의 권한은 중앙정부가 아닌 제주도에 있어 새 도정의 역할이 적지 않다.

 

결국 민선 9기 출범과 동시에 위성곤 당선인은 제2공항이라는 제주 최대 현안을 마주하게 됐다.

 

주민투표를 추진할 것인지, 공론조사에 무게를 둘 것인지, 또는 환경영향평가 결과를 지켜본 뒤 판단할 것인지 모든 선택지가 위 당선인 앞에 놓여 있다.

 

선거 과정에서 약속한 '도민결정권'과 국가사업으로 추진되는 제2공항 사이에서 어떤 해법을 내놓느냐가 민선 9기 첫 성적표가 될 전망이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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