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10 (금)

  • 흐림동두천 25.7℃
  • 구름많음강릉 26.9℃
  • 흐림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3℃
  • 구름많음대구 28.7℃
  • 맑음울산 26.2℃
  • 맑음광주 26.7℃
  • 맑음부산 27.2℃
  • 맑음고창 26.4℃
  • 맑음제주 28.3℃
  • 흐림강화 25.5℃
  • 구름많음보은 24.0℃
  • 구름많음금산 24.4℃
  • 맑음강진군 25.6℃
  • 구름많음경주시 27.1℃
  • 맑음거제 24.8℃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김승석의 『제주특별법 35년史(5)』 제주도개발특별법 10년 자화상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20년이다. 2006년 7월1일 출범한 특별자치도 제주는 대한민국의 제주를 향한 집념의 깃발이다. 그 이면엔 대한민국의 예인선이 되기를 바라는 '제주개발'의 성장사가 있다. 1991년 말 제주개발특별법이란 외피를 걸친 제주호의 항해가 시작된 지도 어언 35년이다. 법과 제도, 구조와 내용으로 제주를 만들어간 변천사를 이제 되짚어본다. 제주개발특별법 탄생에 관여했던 김승석 변호사가 그 일련의 역사를 정리한다. 중단없는 제주의 새로운 전진을 새 연재에서 모색해본다. / 편집자 주

 


1990년대 초부터 중국, 일본,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동아시아의 여러 국가들은 21세기에 대비한 비전과 국가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하여 왔다. 대체로 그 공통점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그랜드플랜(Grand Plan)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 그 하나이고, 세계적 거점 도시로서 도약하기 위하여 필수적인 국제공항, 국제항만 등의 거대한 인프라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 그 둘이고, 글로벌 경제에 대응하기 위하여 기업하기 자유롭고 편리한 여건을 조성하여 외자유치를 위한 적극적이고 개방적인 노력을 전개하고 있는 점이 그 셋이다. 예를 들면, 중국 상해의 푸동 지구 개발, 싱가포르의 자유무역항 확장, 말레이시아의 ‘라부안’ 국제금융센터 건립, 필리핀의 ‘수비크만’ 자유무역지대 건설 등이다.

 

한 사회의 변화는 주로 경제의 성장과 발전을 기초로 하여 이루어진다. 90년대 초입에 제주사회는 계속 변화할 뿐만 아니라 그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또 변화의 질적 내용도 우리가 일찍이 경험하지 못했을 정도로 판이했다.

 

이러한 경제사회의 변화는 이에 상응하는 새로운 법의 형성을 낳게 한다. 그 법이 바로 제주도개발특별법이다. 이웃 일본의 경우에는 낙후된 도서 지역의 개발을 위하여 1951년 ‘북해도 개발법’을, 1971년 ‘오키나와 진흥개발특별조치법’을 각 제정하여 시행했던 경험이 있다.

 

오키나와 특별조치법은 제정 이후 10여 차례 개정되었으나 헤이세이 10년(1998년) 3월 대폭 개정을 하여 오키나와의 경제·사회의 현상에 입각하고 제조업·정보통신산업·관광산업을 중심에 두고 국내외에서 기업 입지나 투자의 촉진, 현지 기업의 경영체질이나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고 특색 있는 산업이나 무역진흥에 이바지하기 위하여 세제상의 우대 조치를 법제화하여 제주 도개발특별법에 비해 한 발 앞서 가고 있었다.

 

제주도와 오키나와는 모두 천혜의 지정학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 각자를 중심에 놓고 지도 위에 원을 그리면 비행시간 2시간 정도인 반경 1,500㎞안에 서울, 동경, 북경, 마닐라, 홍콩, 상해, 대만 등이 들어온다. 오키나와는 일본 쪽에 치우쳐 있으나 제주도는 환(環) 동해·환 황해권 교류의 중심지라는 유리한 점을 갖고 있음에도 오키나와보다 국제자유도시 조성에 한 발 뒤지고 있었던 셈이다.

 

1945년 종전 후 오키나와는 25년간 미군의 군사 통치 하에 놓여 섬 면적의 20%가 미군기지화 되었다. 실업률은 일본 본토의 2배에 달하고 지역산업이라곤 기지·관광 산업뿐이고 1인당 GNP는 일본 최하위의 섬이었다.

 

오키나와는 새로운 디지털 산업문명을 꽃피우겠다는 웅대한 비전을 세우고 1998년 3월 「오키나와 진흥개발특별조치법」을 대폭 손질하여 그 비전을 법·제도화함으로써 1999년 말경에 이르러 개발 전략적 측면에서 제주도보다 한 발 앞서 나갔다. 특히 ‘차별과 고난의 섬’ 오키나와가 ‘미군기지 경제’의 오명을 씻고 휴양지 ‘부세나’ 해안에서 2000년 7월 G8(선진 7개국 + 러시아) 정상회담을 열기 위하여 국제회의의 섬, IT의 섬으로 변신 중이라는 사실은 우리 제주사람들을 충격에 빠트릴 만했다.

 

3多3無의 섬, 제주도는 종전 후 4.3사건의 유혈과 고통을 극복하고 70년대 들어와 감귤산업과 관광산업을 양대 축으로 하여 지역경제를 일으켜 세웠다는 점에서 그 처지가 오키나와 섬과 비슷하다.

 

 

숱한 우여곡절 끝에 1991년 12월31일 공포된 제주도개발특별법은 다음과 같은 네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① 제주경제의 정서(整序, Raumordnung)에 관한 행정법이다. 이 법은 제주도민이 달성하려고 하는 이상적인 생활공간의 상태에 관한 지표를 정하고 그 실현을 위한 제반조건을 형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수단의 총체를 뜻하기 때문이다. ② 이 법은 지방화 시대에 부응하는 지역개발의 3원칙, 즉 주민참여의 원칙(민주성), 지역적합성의 원칙(합목적성), 복지향상의 원칙(사회복지성)을 선언하고 있다. ③ 이 법은 지역개발계획의 수립과 집행에 관한 단행법으로서 국내에서는 최초의 법률이다.

 

제주도개발특별법의 제정 후 2회 소폭 개정, 그리고 1999.년 12월28일 법률 제6249호로 대폭 개정되기 전까지 이 법이 수행한 【순기능】을 예시하면 다음과 같다. ① 이 법은 1백만 내외 도민뿐만 아니라 민간 기업자들에게 21세기 제주의 미래상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부여하고 종합개발계획의 수립 및 시행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에서 도민의 주체적 참여를 유도하여 경제적 민주화를 이룩하였다. ② 이 법은 중앙집권적 경제규제에서 탈피하여 자율적으로 지역 경제질서 ‧ 경제기반 ‧ 문화환경 ‧ 자연환경을 정비, 개선, 보전하고 형성함으로써 환경이 지속 가능한 자립경제의 기반을 조성하였다.

 

다른 한편, 이 법의 시행조례와 제주도종합개발사업 시행승인지침, 개별허가시행지침 등에 개발사업 승인절차를 복잡하고 까다롭게 규정하거나, 개발사업자에게 지역개발채권의 매입을 강제하거나 관광사업자로부터 관광진흥기여금을 징수함으로써 오히려 기업의 창업을 어렵게 하는 등으로 【역기능】을 낳기도 했다.

 

계획기간(1992년~2001년)동안 관광산업에 대한 민간투자가 기대에 훨씬 못 미쳤고, 특히 이 특별법 제30조(국고보조금의 인상지원 등)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중앙정부의 무관심으로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충분한 공공투자 재원을 마련하지 못함으로써 21세기 제주발전에 필요 불가결한 사회기반시설의 확충이나 쾌적한 생활환경조성 등을 미완성으로 남긴 점은 못내 아쉽다.

 

그리고 1999년 12월28일 대폭 개정된 특별법(2000. 1. 28. 시행)은 개발사업의 승인절차를 간소화하고 ‘통합영향평가제도’를 도입함으로써 기업의 진입과 활동에 대한 규제 완화의 세계적 추세에 보조를 맞추고 있기는 하나, 민자유치 촉진을 위하여 도입한 조세‧부담금의 감면, 융자 등 재정지원, 국‧공유재산의 임대 등의 각종 ‘인센티브’ 제도는 개정 전의 수준에 머물고 있었다는 점에서 미흡하다.

 

개정 내용 중, 중산간 보전지역 및 그 이외 지역에 구축된 GIS시스템을 바탕으로 지하수보전지역, 생태계보전지역, 경관보전지역을 지정하여 환경이 지속 가능한 토지이용을 규제하고 있으나(법 22조 내지 24조), 한편 개발 욕구를 수용하여 절대‧상대보전지역에서의 개발행위를 완화할 수 있도록 도조례에 위임받음으로써 환경보전의 의지가 퇴색하였다고 볼 수 있다.

 

다른 한편, 도내 지하수 자원의 체계적인 관리(법 26조 내지 28조)와 1차 산업 생산물의 수급조정(법 35조) 및 청정지역 유지를 위한 방역제도의 근거 등(법 36조)을 규정함으로써 생명산업인 감귤 등 1차 산업에 대한 강력한 행정지도‧감독‧조장‧지원활동을 할 수 있게 되어 향후 도정의 지역경제활동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가 기대되고, 새로운 농외 소득원으로 부상되는 펜션업(법 37조) ‧ 유어장(법 38조) 경영은 새로운 관광 소득원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외국인투자촉진법상 한정된 업종을 개정특별법(45조)에서 확대하고 외자유치신고, 외자도입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기는 하였으나, 수익성이 기대되는 제반 경제여건이 성숙되지 아니하는 한 자본의 회임기간이 긴 관광산업에 대한 외자유치는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제주도가 연도별투자계획(법 7조)의 정부예산 의무반영을 요청하였음에도 기획예산처가 거부함에 따라 향후 10년간 종합개발계획에 의한 공공투자가 계획대로 이루어질지 극히 불투명하다고 전망된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김승석은? = 제주불교신문 편집인이자 변호사다. 인터넷신문 <제주의 소리> 발행인 겸 대표, 제주도 정무부지사를 역임했다. 저서로는 대한문학 제53호 신인문학상을 받은 '나 홀로 명상'(2009년, 불광출판) 수상집이 있다

 


추천 반대
추천
0명
0%
반대
0명
0%

총 0명 참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제이누리 데스크칼럼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댓글


제이누리 칼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