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교원사회가 잇따른 사법 판단을 계기로 교권 보호와 제도 개선을 한목소리로 요구하고 나섰다. 교직원들을 상대로 한 아동학대 고소 사건과 학교 안전사고 형사책임 사건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교육 현장에서 교사들이 과도한 법적 부담을 떠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주교사노동조합과 초등교사노동조합은 3일 제주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직원들을 상대로 무더기 아동학대 고소를 제기한 학부모 A씨에 대한 신속한 기소와 엄벌을 촉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A씨는 자녀의 지병이 학교 수업 방식과 반 편성 등으로 악화됐다고 주장하며 제주지역 한 초등학교의 1~6학년 담임교사 전원과 교장, 행정실장, 교육청 직원 등 모두 10명을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했다.
하지만 검찰은 지난해 교직원 7명에 대해 잇따라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고, 나머지 3명도 경찰 단계에서 불송치 결정이 내려지면서 모든 아동학대 혐의는 인정되지 않았다.
반대로 경찰은 A씨가 고소 과정에서 교직원들에게 반복적으로 연락하고 위협적인 발언을 하는 등 협박한 정황을 확인해 지난해 9월 협박 등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일부 교직원에게는 "결혼을 훼방 놓겠다"는 취지의 협박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 처분이 1년 가까이 나오지 않자 교원단체는 수사 장기화에 우려를 나타냈다.
노조는 "악의적인 보복성 고소·고발에 대한 실질적인 제재 장치가 부족하다"며 "교권 침해 무고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별도 입법과 아동학대 신고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후 제주지검에 엄벌 탄원서를 제출했다.
같은 날 제주교원단체총연합회도 별도의 성명을 통해 최근 대법원이 제주 초등학교 체육관 추락사고를 둘러싼 담당 교사의 업무상과실치상 사건에서 무죄를 확정한 것을 환영했다.
사건은 2023년 7월 제주시 한 초등학교 체육관에서 발생했다. 당시 5학년 학생이 공간 분리용 디바이더에 매달렸다가 약 6m 아래로 추락해 크게 다쳤다.
교육청 조사 결과, 담당 교사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학생들이 디바이더 리모컨을 조작했고, 여러 학생이 하단 막대에 매달리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담당 교사를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했고, 1심은 벌금 8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교사가 학생들을 교실로 보낸 뒤 체육관을 정리하는 과정까지 형사상 관리 책임으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고, 대법원도 최근 검찰의 상고를 기각해 이를 확정했다.
제주교총은 "학교에서 발생하는 모든 안전사고를 교사 개인의 형사책임으로 연결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 대법원에서 최종 확인됐다"며 "교육활동 중 예측하기 어려운 학생들의 돌발행동까지 교사가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중요한 판례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사고 발생 이후 무죄 확정까지 약 3년 동안 교사가 감당해야 했던 심리적 부담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며 "학교안전사고에 대한 교사 면책 규정 법제화와 교육활동 관련 소송 국가책임제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원단체들은 최근 잇따른 사법 판단이 교육 현장의 현실을 반영한 의미 있는 사례라고 평가하면서도, 교사들이 무분별한 고소와 형사책임 부담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교권 보호 제도와 관련 법률을 전반적으로 정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