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미분양 주택이 2900가구를 넘어서며 또다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준공 이후에도 팔리지 않는 이른바 '악성 미분양'이 2300가구를 돌파하면서 지역 건설업계의 부담이 한층 커지고 있다.
31일 국토교통부의 '2026년 6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제주지역 미분양 주택은 2909가구로, 전달보다 105가구(3.7%) 증가했다. 이는 종전 최고치였던 2024년 11월의 2851가구를 넘어선 역대 최대 규모다. 올해 들어 상반기에만 미분양 물량은 259가구 늘었다.
문제는 준공 후에도 주인을 찾지 못한 미분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6월 기준 준공 후 미분양은 2339가구로 한 달 새 74가구 늘었고, 상반기에만 309가구 증가했다. 전체 미분양의 80.4%가 준공 후 미분양으로 집계되며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전국적으로도 제주의 상황은 심각한 수준이다.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모두 2만5091가구인데, 이 가운데 약 10%가 제주에 몰려 있다. 시·도별로는 대구(3575가구), 부산(3292가구), 경남(3226가구), 경북(2973가구), 경기(2568가구), 충남(2372가구)에 이어 제주가 일곱 번째로 많았다.
거래시장도 좀처럼 활기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6월 주택 매매거래는 552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525건)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최근 5년 평균과 비교하면 25% 이상 적은 수준이다.
매수 심리도 전국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6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에서 제주의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77.6을 기록했다. 전달보다 11.2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2019년 5월(74.3)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소비심리지수는 100을 밑돌면 집을 사려는 수요가 줄고 가격과 거래가 모두 위축됐다는 응답이 우세하다는 의미다. 전국 평균은 118.8이었으며, 전국에서 100 아래를 기록한 지역은 제주가 유일했다.
제주는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 연속 소비심리지수가 100을 웃돌며 회복 기대감을 키웠지만, 지난해 12월 99.5로 내려앉은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주택시장 침체는 공급 지표에도 영향을 미쳤다. 6월 주택 인허가 물량은 92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2% 감소했다. 착공은 117가구로 35.4%, 준공은 65가구로 59.9% 각각 줄었다. 반면 신규 분양 승인 물량은 450가구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계에서는 준공 후 미분양이 계속 쌓이면서 자금 회수가 늦어지고 금융 부담이 커져 중소 건설사를 중심으로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거래 부진과 매수심리 위축이 동시에 이어질 경우 미분양 해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