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 출범 20년이다. 2006년 7월1일 출범한 특별자치도 제주는 대한민국의 제주를 향한 집념의 깃발이다. 그 이면엔 대한민국의 예인선이 되기를 바라는 '제주개발'의 성장사가 있다. 1991년 말 제주개발특별법이란 외피를 걸친 제주호의 항해가 시작된 지도 어언 35년이다. 법과 제도, 구조와 내용으로 제주를 만들어간 변천사를 이제 되짚어본다. 제주개발특별법 탄생에 관여했던 김승석 변호사가 그 일련의 역사를 정리한다. 중단없는 제주의 새로운 전진을 새 연재에서 모색해본다. / 편집자 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구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 제72조(현행 제주특별법 제166조)에 근거하여 2002년 5월 설립된 공공법인이다. 그 설립 목적은 국제자유도시 개발을 위한 여러 사업을 시행하기 위함이다.
제주특별법 제170조에서 정한 사업의 종류는 아래 표 기재와 같다. 그 밖에 법 제171조 제1항에 따라 승인받은 ‘개발센터시행계획’에 따라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른 도시ㆍ군계획시설사업을 시행한다.

21세기 제주 경제·사회의 안정적 성장을 위하여 국제자유도시의 건설은 필연적인 도전이며, 외국인 직접투자의 유치는 국제자유도시의 완성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까닭에 국제자유도시와 관련된 국내외 투자유치업무의 총괄권한을 개발센터(JDC)는 수권(授權)받았고, 제1차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 중 보완계획에 나타난 핵심 프로젝트(예, 영어교육도시사업, 헬스케어타운사업, 신화역사공원 조성사업)와 전략 프로젝트(예, 제2첨단과학기술단지, 쇼핑아울렛 개발) 모두 개발센터(JDC)가 주도적으로 추진하도록 정하고 있다.
JDC의 역점 사업 중에서 가장 성공한 사업 두 가지를 예시하면 ① 영어교육도시 조성, ② 제주 첨단과학기술단지 조성을 꼽을 수 있겠다.
• 먼저, 영어교육도시 조성 사업 현황(2011년 9월 기준)을 살펴본다. 제주특별법 제223조에 근거한 국제학교(운영학교)는 KIS Jeju, NLCS Jeju, BHA, SJA Jeju 등 4개교이고 총 정원 5,236명이다. 영어교육도시 관계자(학생, 학부모, 교직원 등) 9,763명이 도내 유입되고 외국인 교사를 포함한 1,831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의 자료에 의하면 국제학교 학생 9,000명 재학 시 연간 3,687억 원의 소득창출효과가 있다고 한다.
• 다음, 2004년 10월 제주 유일의 국가산업단지인 ‘제주 첨단과학기술단지’를 지정하고 2010년 6월 준공한 뒤 IT, BT 중심(예: 카카오, 네오플, 넥슨 등)의 201개 기업이 입주하여 첨단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하였고, 입주기업들은 법인·소득세 감면(3년 100%, 2년 50%) 및 보조금 등의 인센티브 지원의 수혜 덕분으로 2021년 기준 총 매출은 6조 1,970억 원, 2020년 기준 3,042명을 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이러한 가시적 성과를 보고 2016년 2단지 지정을 하고 부지조성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산업단지 조성 사업에 관한 제주특별법의 제 규정은 제143조(민자유치추진계획), 제161조(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의 조성 및 관리), 제162조(제주투자진흥지구의 지정)이다.
앞서 본 바와 같이 개발센터(JDC)는 제주국제자유도시 건설을 위한 주요 전략 프로젝트의 시행권을 제주특별법에 의해 수권을 받았다는 점에서 구약 성경 <욥기>에 나오는 지상 최강의 괴이한 동물인 '리바이어던(Leviathan)'에 비유할 수 있다.
중앙정부의 대리인격인 개발센터(JDC)가 개발사업의 시행자로서 제주의 가치 또는 정체성을 고려하기 보다는 국제적인 위락관광지 조성을 통해 ‘외화벌이’ 국부창출의 매개체가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부쩍 든다. 그 사례 두 가지를 살펴보겠다.
• 7대 선도 프로젝트의 하나인 신화역사공원의 최초 개념은 제주의 신화·역사·생태적 가치를 살린 테마 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2014년 11월27일 외자유치 촉진의 명분하에 신화역사공원 A지구에 외국인 전용카지노(1만683㎡) 시설이 가능하도록 그 조성사업변경이 이뤄지면서 곶자왈 140만평을 파헤친 신화역사공원의 청사진은 마침내 변형되고 말았다.
•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는 舊 제주국제자유도시 특별법 제41조, 산업입지법에 근거하여 JDC가 2004년 조성한 산업단지이다. 그런데 부지조성 뒤 애초의 부지조성 계획에 맞게 부지 보전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 큰 허물이 있다고 보여 진다. 산업단지 22만3,400㎡ 중 7%에 해당하는 7만6,580㎡가 유·초·중등교육(외국인 학교 포함) 관련시설인데, 위 시설용지를 해당 토지소유자들로부터 공공용지 협의취득한 후 지반정리공사만 한 채 10년 넘도록 방치하였다가 2016년 12월28일 기정 용지 6만9,892㎡를 4만8,792㎡로 감축하고 그 감축 면적에 ‘행복주택 등(800세대)의 공공주택 사업용지’로 변환하고 말았다.
JDC는 그럴듯한 변명을 내세우지만 다음과 같은 여러 사정들에 비추어 보건대 사업성과가 떨어진다고 보아 택지로 용도 변경한 것으로 보여 진다. 즉 JDC가 추진한 사업 중 가장 성공했다는 영어교육도시의 환경 인프라가 경쟁 상대인 국내 6곳의 경제자유구역보다 비교 우위에 있어서 외국인 학교의 설립 예정자들은 제주 영어교육도시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 오히려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내 교육시설용지에는 투자가치가 별로 없을 것이라고 예단하고 분양·입주를 꺼리고 있을 것이라는 점 등을 종합하면, 기 조성된 교육시설용지의 분양이 난관에 봉착했다고 보고 토지보상법 제91조 소정의 환매권 행사 기간(10년)이 도과하자 용도변경(학교용지⇒대지)을 선택한 것으로 보여 진다.
개발센터(JDC)의 시행착오 내지 실책이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2010년 승인을 받아 추진한 예래 휴양형 주거단지는 원래 서귀포시가 구 도시계획법(현,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이하 ‘국토법’이라 한다.)에 기하여 유원지(도시계획시설)로 지정한 곳이다. ‘유원지’는 주로 주민의 복지향상에 기여하기 위하여 설치하는 오락과 휴양을 위한 시설이다.
그런데 그 유원지에 JDC가 휴양형 주거단지(관광휴양시설) 설치허가를 신청하였고, 제주특별자치도가 이를 허가하자 그 토지소유자들의 일부가 보상금 책정에 반대하여 재판상 청구를 했고 그 재판과정에서 유원지에 대규모 관광휴양시설의 설치가 적법한지가 큰 쟁점이 되었다.
광주고등법원 제주 행정부(2009누401)의 판단은 제주특별자치도가 JDC에게 휴양단지의 개발허가를 한 것은 위법하다는 것이다. 대법원에 상고되었다가 기각 판결로 위 고법의 판단은 확정되었다. 이로 인해 수 천 억 원 상당의 재산상 피해가 발생하여 소송으로 번지고, 원 토지소유자들은 수용 토지의 반환을 재판상 청구하거나, 이에 갈음하여 원 토지의 상실로 인한 전보배상을 청구하는 재산권 행사를 함으로써 국제자유도시 개발사의 오점을 낳았다.
끝으로 지난 20여 년 동안 JDC가 시행한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여러 가지 개발사업 중에서 규제 법규를 일탈하여 난개발을 초래한 사례에 대하여 유형적으로 분석해본다면, 크게 두 가지이다. 근거법령의 해석을 잘못하거나 절차를 위반하여 개발 인·허가(변경 포함)를 한 것이 그 하나이고, 근거 법령의 규제 장치를 교모하게 회피하여 수익창출에 눈이 먼 경우(예, 첨단과학기술단지의 용도 변경 허가 등)가 그 둘이다.
지난날 JDC의 집행부가 개발 가능한 토지의 확보와 비축, 그리고 분양을 통한 투자원금의 회수에만 몰두하고 환경보전에는 소홀이 하였을 뿐만 아니라 도민행복을 위한 가시적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고 보여 진다.
전문가와 학계에서 JDC의 위상과 미래 전략에 대하여 선택 가능한 대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경청하고 수용할 가치가 있다고 보여 진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김승석은? = 제주불교신문 편집인이자 변호사다. 인터넷신문 <제주의 소리> 발행인 겸 대표, 제주도 정무부지사를 역임했다. 저서로는 대한문학 제53호 신인문학상을 받은 '나 홀로 명상'(2009년, 불광출판) 수상집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