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 출범 20년이다. 2006년 7월1일 출범한 특별자치도 제주는 대한민국의 제주를 향한 집념의 깃발이다. 그 이면엔 대한민국의 예인선이 되기를 바라는 '제주개발'의 성장사가 있다. 1991년 말 제주개발특별법이란 외피를 걸친 제주호의 항해가 시작된 지도 어언 35년이다. 법과 제도, 구조와 내용으로 제주를 만들어간 변천사를 이제 되짚어본다. 제주개발특별법 탄생에 관여했던 김승석 변호사가 그 일련의 역사를 정리한다. 중단없는 제주의 새로운 전진을 새 연재에서 모색해본다. / 편집자 주
□ 곶자왈의 환경적 가치 선언
2012년 제주에서 열린 세계자연보전총회(World Conversation Congress : WCC)에서 ‘제주도 곶자왈은 제주섬 전체 면적(1848㎢)의 약 6%인 109.86㎢으로 기생화산에서 분출한 아아용암과 파호이호이 용암으로 된 독특한 지형 및 지질자원이고, 제주인의 주된 식수원인 지하수를 함양하는 중요한 원천이며 풍부한 생물 다양성 및 지속가능한 숲 이용 관점에서 독특한 전통지식의 활용에서도 중요한 지역’이라고 선언하였다.
더 나아가 곶자왈 중 60%의 사유지를 대상으로 한 골프장 등 대규모 개발이 급속이 진행되고 있는바, 이는 곶자왈이 가진 본래의 특성을 완전히 훼손하는 개발로서 그 개발속도가 가속화된다면 곶자왈 뿐만 아니라 제주도민 전체의 삶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하고, 그 대책으로 ‘제주도 용암 숲 곶자왈의 보전과 활용을 위한 지원’을 공식 의제로 채택했다.
□ 곶자왈 난개발의 현주소
제주녹색환경연구센터가 2014년 2월 제주특별자치도에 제출한 「곶자왈 보전 관리를 위한 종합계획수립」 용역 최종 보고서는 “곶자왈 지대는 공유지 또는 마을공동목장 등에서 비교적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고, 또한 상대적으로 낮은 지가로 인해 2000년대 이후 개발 사업이 집중될 시기에 개발사업의 최적지로 지목되어 곶자왈 난개발로 이어지고 있다.”라고 했다.
곶자왈 109㎢ 가운데 18.78%인 20.6㎢가 개발돼 곶자왈 지역 내 지형 및 지질의 원형이 파괴되고 천혜의 생태계 복원 능력이 상실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원형 파괴면적은 마라도 면적 0.3㎢의 69배에 해당한다. 유형별 개발 사례는 아래 [표1] 기재와 같다.
[표1]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중산간 지역(해발 200~600m)의 개발행위는 2011년 41건에서 2012년 79건, 2013년 117건으로 크게 늘었다. 이는 개발사업의 영토가 도시화 조정구역(주거·상업·공업지역 등)을 벗어나 관리지역인 중산간에 소규모 건축행위 및 관광지 개발이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중산간 지역의 1일 하수발생량도 2011년 2320㎥, 2012년 4214㎥, 2013년 3만1544㎥ 등 2년 새 13.6배 증가했다는 사실이 곶자왈 지대의 난개발 현황을 시사하고 있다.
2011∼2013년 ‘곶자왈’은 생태계보전지구(제주특별법 제356조 참조)로 지정돼 등급별로 개발행위가 제한되기는 했으나, 행위 제한 규정에 저촉되지 않는 한 곶자왈 개발을 원천적으로 금지 또는 제한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는 없었다. 예를 들면 산지전용이나 입목의 벌채, 토지의 형질변경이 금지되는 1등급과 2등급 생태계보전지구는 곶자왈 전체면적의 약 20%에 불과하고, 반면에 그 중 약 80%는 생태계보전등급이 3급 이하에 해당돼 개발행위 제한이 완화되어 있었기 때문에 관광개발 사업자로서는 개발이 용이한 곶자왈을 선택했다. 예컨대 3등급 30% 이내에서, 또는 4-1등급 50% 이내에서 개별법에 의해 개발행위가 가능했다. 따라서 향후 곶자왈에 대한 개발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사실상 곶자왈의 난개발을 저지할 법적, 제도적 장치가 미흡하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래서 제주자치도정은 규제의 칼을 빼어 들고 중앙정부에 곶자왈 개발 규제책을 건의하였다.
□ 개발 규제 법규의 등장
그래서 2015년 7월24일 법률 제13426호로 전부 개정될 때 아래 [표2] 기재와 같이 제주특별법에 ‘곶자왈 보전’ 조문이 신설되고, 국가 또는 제주자치도의 지원의무를 제도화 하였다.
[표2]
그러나 제주특별법 제354조는 이른바 ‘선언적 규정’에 불과하여 제주자치도의 보전의무를 구체화 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2019년 12월10일 5차 개정 시에 법 제354조 제3항을 “③ 도지사는 곶자왈 중 특별히 보전할 가치가 있는 지역을 도조례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곶자왈 보호지역으로 지정하여 그 보호에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라고 추가하여 곶자왈 보호지역을 지정하여 법규적 효력을 갖는 조치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때까지 제주도정이 곶자왈 보전을 위한 행정적 조치를 살펴보겠다.
• 2010년대 초입에 중산간 지역의 개발행위 급증으로 인한 지하수 오염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자 제주특별자치도 도수자원본부는 2014년 11월16일 중산간 지역에 들어서는 신규 건축물의 오수처리시설 방류수 수질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의 '제주도 하수도 사용 조례'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주요 내용을 보면 1일 하수처리용량의 기준을 현행 50㎥에서 5㎥로 줄였다. 그러나 이 조치만으로는 약발이 미흡했다.
• 그래서 제주특별자치도는 곶자왈 지역의 자연 환경적 자원과 역사 문화적 자원의 보전에 이바지하게 위하여 2014년 4월21일 조례 제1184호로 곶자왈 지역을 효과적으로 보전·관리하는 자치법규를 제정하였다. 이것이 「제주특별자치도 곶자왈 보전 및 관리조례」이다. 동 조례 제2조 제2호에서 정의하는 “곶자왈 보호지역”이라 함은 곶자왈 중 특별히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어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지정․고시하는 지역(동 조례 제8, 9, 10조)을 말한다. 그러나 조례에 담겨있는 ‘보호지역 지정’ 조항은 행위제한 규정이 없어서 선언적 의미에 그쳤다는 평가다.
이후 제주특별자치도 「곶자왈 보전 및 관리 조례」가 여러 차례 개정되면서 동 조례 제8조에 근거하여 도지사는 곶자왈 지역 중 자연환경 보전법, 습지보전법, 산림보호법,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등 개별법에 따라 보호지역으로 지정한 곳 외에도 [별표]에 해당하는 지역으로서 특별히 보전할 가치가 있는 지역을 보호지역으로 지정함으로써 곶자왈 보전을 위한 구체적이고 포괄적 실천에 돌입하게 됐다.
□ 곶자왈 토지의 공유화를 위한 노력
2007년 제주도가 실시한 「관리보전지역 재정비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곶자왈 109.86㎢ 가운데 국유지 등 공유지가 전체의 39.84%인 43.77㎢, 사유지는 60.16%인 66.09㎢로 확인됐다. 곶자왈 사유림의 국(공)유화 사업의 결실은 아직 ‘소걸음’처럼 느린 편이다.
산림청은 2013년 현재 3.53㎢ 매입하였고, 「곶자왈공유화재단」은 곶자왈 공유화 10개년 계획(2007~2016년)을 수립하여 사유지 66㎢중 그 10%인 6.6㎢ 매입을 추진 중이나 결과는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제주일보」 2014년 11월26일자 보도에 따르면 2014년 9월까지 곶자왈 매입 목표는 6%에 그치고 있고, 그 이유는 환경부의 반대로 곶자왈 공유화재단이 특수법인화가 성사되지 않은데다가 모금액 또한 부족한 상황에서 제주특별자치도가 제시하는 3.3㎡당 2만원의 매입가로는 곶자왈을 팔겠다는 토지 주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내용들은, 원희룡 도정의 출범 직전까지 전(전) 도정에서 행해진 곶자왈 개발과 규제에 관한 것이다. 2022년 ‘오영훈 도정’의 출범 후 곶자왈 보전과 관리가 어떤 변화 과정을 겪고 있는지 여부는 검토, 분석을 못했음을 미리 밝힌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김승석은? = 제주불교신문 편집인이자 변호사다. 인터넷신문 <제주의소리> 발행인 겸 대표, 제주도 정무부지사를 역임했다. 저서로는 대한문학 제53호 신인문학상을 받은 '나 홀로 명상'(2009년, 불광출판) 수상집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