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실종된 장미란(37)씨로 추정되는 시신이 한림읍의 한 풀숲에서 백골화된 상태로 발견된 가운데 경찰이 범죄 피해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어 그 판단 근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시신이 백골화될 정도로 상당한 시간이 흐른 데다 최초 실종 신고가 허위로 종결돼 초기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범죄 관련성을 충분히 배제할 수 있는지 의문도 제기된다.
24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46분 제주시 한림읍 수원리 한 농로 인근 풀숲에서 장씨로 추정되는 백골화된 시신이 발견됐다.
시신 주변에서는 장씨가 마지막 CCTV에 포착됐을 당시 착용했던 것과 같은 옷가지와 휴대전화 등 유류품이 발견됐다. 경찰은 이 같은 정황을 토대로 발견된 시신이 장씨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시신이 발견된 장소는 장씨가 실종 직전 머물렀던 숙소에서 직선거리로 약 400m 떨어진 곳으로 알려졌다.
주목되는 점은 시신 발견 지점이 장씨의 예상 이동 동선과 다소 떨어져 있다는 점이다.
장씨가 마지막으로 머문 한림지역에서 대림사거리 인근 숙소로 이동한다고 가정할 경우 통상 한림항 일대에서 한림상로를 따라 대림사거리 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다.
그러나 시신 발견 지점은 이 같은 한림항~대림사거리 방향의 예상 귀가 동선에서 벗어난 수원리·대림리 사이 농경지 안쪽 소철밭이다.
특히 발견 장소 주변은 농경지가 넓게 형성돼 있고 인적이 드문 농로가 이어지는 곳이다. 가로등 등 야간 조명시설도 충분하지 않은 구간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장씨가 실종 당일 스스로 이곳으로 이동했다면 왜 평소 귀가 방향에서 벗어나 농경지 쪽으로 향했는지, 누구와 함께 이동했거나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했는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현재까지 시신의 발견 자세와 위치, 주변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본 결과 범죄 피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범죄 혐의점이 있는지에 대한 수사는 계속할 방침이다.
하지만 시신이 백골화된 상태로 발견되면서 정확한 사망 원인과 사망에 이르게 된 경위를 규명하는 것이 향후 수사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더욱이 장씨의 최초 실종 신고가 정상적으로 처리되지 않으면서 실종 초기 동선이나 주변 CCTV, 목격자 진술 등 당시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단서 확보에도 상당한 시간이 지나버린 상태다.
장씨의 최초 실종 신고를 담당했던 A경장은 실제 장씨와 연락이 닿지 않았음에도 연락이 된 것처럼 처리해 사건을 허위로 종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초 경찰은 장씨의 마지막 휴대전화 기지국 신호가 한림항에서 포착된 점을 토대로 이 일대를 중심으로 집중 수색을 벌였다. 그러나 장씨 추정 시신이 숙소와 가까운 곳에서 발견되면서 경찰은 기지국 신호의 위치 오차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신 발견 장소의 특성도 향후 수사에서 확인해야 할 대목이다. 해당 지역은 농경지와 농로가 이어지는 비교적 한적한 곳으로, 주민들 사이에서는 야간 통행이 드문 지역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다만 인적이 드물고 예상 귀가 동선에서 벗어난 장소에서 시신이 발견됐다는 사실만으로 범죄 피해나 시신 유기 가능성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장씨가 언제, 어떤 경위로 해당 풀숲까지 이동했는지와 정확한 사망 시점 및 원인, 실종 이후 다른 사람과 접촉했는지 여부, 제3자의 차량 등을 이용해 이동했는지 등이 규명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정확한 신원과 사망 원인을 확인하는 한편 범죄 관련성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A경장이 처리한 다른 실종 사건에 대한 조사도 진행되고 있다. A경장이 근무를 시작한 이후 종결 처리한 실종 사건은 298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 가운데 허위 또는 부실하게 종결된 사례가 추가로 있는지 전수조사하고 있다.
한편 A경장은 이날 법원이 체포적부심을 인용하면서 석방됐다. 법원은 경찰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제시할 시간적 여유가 있었음에도 이를 제시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체포의 적법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제주지방검찰청은 이날 낮 A경장에 대한 사후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