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실종사건 2건을 허위로 종결한 혐의를 받는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모 경장(34)의 범행 동기에 대해 경찰이 ‘업무태만’으로 결론 내렸다.
1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프로파일러 등을 투입해 부 경장의 범행 동기를 분석한 결과 누적된 업무 부담과 책임 가중에 따른 피로감 속에서 나타난 업무태만적 동기가 범행의 주된 배경이라고 판단했다.
부 경장은 경찰 조사에서 “미종결 상태로 두면 챙겨야 할 일이 많고 사건 인계에 대한 부담감이 있어 허위로 종결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의 회피적 대처와 무책임한 태도가 결합해 허위 종결 범행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찰 수사 과정에서는 부 경장이 단순히 실종사건 처리를 소홀히 한 것을 넘어 허위 종결 사실이 드러나지 않도록 시스템에 사실과 다른 정보를 입력한 정황도 확인됐다.
부 경장은 장 모씨(37)의 실종사건을 허위로 종결하면서 실종자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종결 사유를 ‘교통사고 사상자’로 입력한 것으로 조사됐다. 장씨의 이름을 관리목록에서 삭제해 허위 종결 사실이 드러나는 것을 피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지난 7월2일 야간 당직 당시 처리한 60대 남성 A씨 실종사건에서는 실제 소재를 확인하지 않았음에도 종결 사유를 ‘소재파악’으로 입력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장씨 사건처럼 A씨의 이름을 관리목록에서 삭제할 경우 자신의 허위 종결 행위가 드러날 가능성을 우려해 다른 방식으로 처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사건 모두 실종자의 신변 위험을 의심할 만한 정황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장씨는 두 번째 실종신고가 접수됐을 당시 최초 신고 이후 두 달 넘게 연락이 끊긴 상태였고, 휴대전화도 꺼져 있었다. 그럼에도 부 경장은 장씨와 연락이 닿았다는 취지의 기존 주장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A씨 역시 가족에게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취지의 말을 남긴 뒤 실종됐다.
경찰은 두 사람이 실종신고 당시 이미 숨졌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지만, 부 경장이 실종자의 신변에 위험이 있을 수 있는 상황에서도 적극적인 소재 확인이나 수색 없이 사건을 허위로 종결한 것으로 판단했다.
부 경장이 비슷한 방식으로 다른 실종사건을 처리한 정황도 추가로 확인되고 있다. A씨 사건처럼 실종자와 연락하지 않은 채 사건을 종결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10건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장씨 사건처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실종자 프로파일링 시스템에서 ‘사망’으로 처리해 관리목록에서 삭제한 사례도 추가로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검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는 부 경장의 직무유기 혐의와 관련한 고의성 여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직무유기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주관적으로 직무를 버린다는 인식과 객관적으로 직무 또는 직장을 벗어나는 행위가 있어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반면 직무집행 과정에서 태만이나 바쁨, 착각 등으로 부당한 결과가 발생한 경우에는 직무유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업무 부담을 이유로 사건을 허위 종결했다는 부 경장의 진술과 허위 정보를 입력하고 관리목록에서 실종자를 삭제한 구체적인 행위 등을 토대로 직무를 의도적으로 회피했는지 여부가 향후 수사와 재판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경찰은 이날 직무유기와 공전자기록 위작·행사,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구속된 부 경장을 검찰에 송치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