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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재단 전환 검토에 국비 625억원 반환 우려 ... 도의회 의혹 제기로 파문

 

제주도가 직속기관으로 운영해 온 제주돌문화공원을 재단 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재단 전환 시 수백억원의 국비를 반납해야 할 가능성이 제기된 데다 '공원 사유화' 논란까지 번졌다.

 

논란의 당사자로 지목된 백운철 제주돌문화공원 초대 명예원장은 공개서한을 통해 “공원 운영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사유화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22일 제주돌문화공원관리소 등에 따르면 제주도는 최근 돌문화공원의 재단법인 전환 방안을 검토하도록 관리소에 지시했다.

 

제주도가 제시한 검토안은 공원 시설의 유지·관리는 현 관리소가 담당하고, 전시와 공연 등 문화사업은 재단이 맡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재단 내 별도의 운영팀을 설치하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관리소 내부에서는 재단 전환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막대한 공공재원이 투입된 돌문화공원의 운영 기능이 재단으로 넘어갈 경우 특정 개인이나 집단의 영향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재단 전환 과정에서 국비를 반납해야 할 가능성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돌문화공원 조성에는 모두 1538억원이 투입됐다. 이 가운데 국비는 전체 사업비의 약 41%인 625억원이다.

 

관리소 측은 현재와 같은 직영 체제에서 재단으로 운영 주체가 변경될 경우 지원받은 국비를 반환해야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원금뿐만 아니라 이자와 인센티브까지 반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돌문화공원관리소 관계자는 “재단 전환 시 국비 625억원은 물론 원금에 대한 이자와 인센티브까지 모두 반납해야 한다”며 “이 같은 문제를 고려해 재단 전환을 다시 검토해 달라고 제주도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돌문화공원은 2000년 기본계획 수립 이후 약 20년에 걸쳐 조성됐다. 1단계 사업을 통해 돌박물관과 야외전시장이 들어섰고, 2단계 사업으로 오백장군갤러리와 전통 초가마을, 설문대할망전시관 등이 조성됐다.

 

돌문화공원의 운영 방식을 둘러싼 논란은 올해 초부터 이어졌다.

 

민선 8기 제주도정은 지난 1월 돌문화공원 조성 과정에서 돌과 민속자료 등을 기증한 백운철씨를 초대 명예 원장으로 위촉했다. 이후 전시·공연 등 문화사업뿐만 아니라 시설관리 분야까지 명예 원장의 자문을 받도록 하는 지침이 마련되면서 관리소 내부에서 반발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돌문화공원은 4급 공무원인 관리소장이 공원 업무 전반을 책임지는 도 직속기관이다. 

 

제주도의회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한동수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장(더불어민주당·이도2동을)은 지난 15일 열린 제454회 정례회에서 “돌문화공원을 재단화·민간화를 통해 사유화하려는 특정세력이 있는 것 같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한 위원장은 돌박물관 옥상에 조성된 ‘하늘연못’의 장기간 출입 통제와 전시 운영 문제도 거론했다.

 

그는 “하늘연못을 1년 넘게 통제한 것도 안전상의 이유가 아니라 백 명예원장이 ‘신성한 구역’이라는 이유로 출입을 제한시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해당 인사가 자신이 수집한 돌 작품만 상설전시관에 15년째 전시하고 있다. 다른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백 명예원장은 22일 공개서한을 내고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반박했다.

 

백 명예원장은 “명예원장으로 위촉된 이후 아직 한 번도 공원을 직접 방문해 관리소장과 대면하거나 운영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사실관계가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저와 관련된 오해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특정 전시공간을 장기간 독점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백 명예원장은 오백장군갤러리와 관련해 “당시 총괄기획단장의 고유 업무로 15년 동안 전시를 기획한 적은 있지만 전시실을 독점해서 사용한 적은 결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주돌문화공원 백서를 근거로 2007년 오백장군갤러리 개관 이후 협약이 종료된 2020년까지 제주 작가 전시 50회, 다른 지역 국내 작가 16회, 외국 작가 4회가 열렸다고 설명했다.

 

돌박물관 내 제주 현무암 수석관에 대해서는 과거 북제주군과의 협약에 따라 조성된 상설전시관이라며 “자연석은 소유 대상이 아니기에 기증자 이름까지 명시하지 않도록 했다”고 밝혔다.

 

재단 전환이 공원을 사유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도 부인했다.

 

백 명예원장은 과거 공원의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운영을 위해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재단 설립 방안을 제안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특정 개인이나 단체가 공원을 독점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돌문화공원의 정체성과 향토성, 예술성, 고유성을 장기적으로 보존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화재단의 설립 여부와 운영 방식은 법적 검토와 도민의 공감대, 투명한 의사결정 구조를 바탕으로 논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늘연못 출입 통제 문제에 대해서도 안전 문제를 강조했다.

 

백 명예원장은 2015년 하늘연못에서 수상공연을 추진했지만 당시 구조 검토 결과 다수의 사람이 올라가서는 안 된다는 결론이 나와 공연을 포기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최근 하늘연못에서 누수 현상 등이 발생한 점을 들어 이용 여부는 구조적 안전성과 시설 노후화 등에 대한 전문적인 검토를 거쳐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리소 역시 하늘연못 출입 통제는 안전 문제에 따른 조치라는 입장이다.

 

관리소 관계자는 “하늘연못은 누수 현상과 동판이 휘어지는 안전사고 위험 때문에 방수 공사를 진행 중”이라며 “오는 10월쯤 재개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제주돌문화공원 조성 =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에 사업비 1549억(돌문화공원 1449억, 교래자연휴양림 100억)이 투입돼 돌박물관, 오백장군갤러리, 설문대할망전시관 등을 포함한 제주돌문화공원과 교래자연휴양림을 광활한 벌판에 앉히는 대규모 프로젝트였다. 지금으로부터 28년 전인 1998년, 지금은 고인이 된 신철주 당시 북제주군수와 백운철 탐라목석원장의 의기투합으로 시작됐다.

 

1970·80년대 허니문관광이 한창이던 무렵 ‘갑돌이와 갑순이’ 스토리로 신혼관광객이 꼭 찾는 탐라목석원의 주인인 백 원장은 평생을 걸려 모은 1만4000여점의 제주자연석·민구류의 기증을 결심했다. 신철주 군수는 이 제안을 받아들여 ‘설문대할망’ 창조주의 신화를 세계적인 테마공원으로 만들겠다는 ‘대역사’를 꿈꿨다. 이에 따라 제주돌문화공원은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30만평의 땅에서 무럭무럭 자랐다.

 

 

1999년부터 628억원(국비 292억, 지방비 336억)을 들여 돌문화전시관과 갤러리, 전통초가 등을 갖추는 1단계 사업을 끝내고 2006년 6월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반면 백운철 원장은 2009년 8월 말 ‘허니문 1번지’ 탐라목석원의 문을 닫았다. 1972년 문을 연 뒤 37년의 역사를 정리한 것이다. 돌문화공원의 탄생으로 쇠락의 길을 걷는 걸 자초했고, 스스로도 돌문화공원의 완성에 모든 정열을 쏟아붓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하지만 2단계부터 돌문화공원 조성사업은 삐걱대기 시작했다.

 

설문대할망전시관은 제주돌문화공원의 심장부로서 2단계 핵심사업이다. 당초 계획은 공원 내 부지 8만1598㎡에 국비 613억원, 지방비 614억원 등 모두 1227억원을 들여 지하 4층, 지상 1층, 전체면적 3만4042㎡ 규모였다. 다목적 공연장(수용인원 2000명), 컨벤션센터(수용인원 1000명) 등의 시설이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예타)를 거치면서 전체적인 시설 규모가 축소됐다. 정부로부터 사업이 확정(예타 통과)된 뒤에도 2012년 10월 제주도 공유재산 심의위와 제주도의회 심사 과정에서 수차례 심사보류 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돌문화공원이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에서 막대한 예산을 투자해 전시관을 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규모조정과 면밀한 수익성 검토 요구 등이 뒤따랐다. 결국 애초 사업예산도 300억이 싹둑 잘려 909억으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설문대할망전시관은 사업비 909억원을 투입해 건축연면적 2만4585㎡에 지하 2층 지상 2층 규모로 조정됐다. 그리고 제주돌문화공원이 개원한 지 10년 만인 2016년에야 가까스로 공원의 심장부인 설문대할망전시관의 첫 삽을 떴다. 전시관은 2025년 문을 열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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