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초등생 살인범 A양 인천 초등학생 살인사건 재판이 시작됐군요. 생각하기도 싫은 끔찍한 사건이었습니다. 살해된 아이의 부모 심정을 헤아려보면 이런 재판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B양은 살인방조인지 살인교사인지 쟁점이 되는 가운데, 살인범 A양은 <아스퍼거 증후군>인지, <사이코패스>인지를 두고 논란이 있습니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예전에 ‘미네르바 사건’에서도 거론됐던 진단명이지요. 아스퍼거 증후군은 전반적 발달장애(Pervasive Developmental Disorders)에 속하는 하위 진단명 가운데 하나입니다. 아스퍼거 증후군을 말하기에 앞서 우선 상위범주인 전반적 발달장애를 생각해 봅니다. 전반적 발달장애는 예전에 ‘소아자폐증’이라고 불렸던 병이에요. 전반적 발달장애는 크게 사회적 발달장애, 언어와 대화의 발달장애, 행동발달의 장애 세 가지 임상양상을 보입니다. 사회적 발달장애는 대인관계 회피를 의미하는데요. 전혀 사회적 관계를 맺지 않는 경우, 수동적이지만 사회적 접근을 받아들이고 구조화된 놀이상황에서는 또래관계도 어느 정도 이루어지는 경우, 자발적인 사회적 접근이 일어나지만 부
▲ 「안젤리카를 구출하는 로저」 앵그르, 1819년. 로저의 창과 괴물의 입은 남녀의 성적 결합을 시각적으로 암시한다. 괴물의 이빨이 창 끝에 단단히 걸린다. 화면 중앙을 가로지르는 안젤리카의 몸을 통과하여, 괴물이 넓게 벌린 입에 꽂힌다. 순간 안젤리나는 완전히 목을 뒤로 젖히고 허연 눈자위를 드러낸다. 오르가슴에 도달한 상태다. ---『성의 미학』(미와교코/진중권, 세종서적) 중에서. 다른 측면에서 본다면 저 사슬은 억압이다. 성의 억압이다. 억압된만큼 환상은 커진다. 환상에는 오르가슴과 색이 다른 쾌락이 있다. S씨는 자기 환상을 깡그리 산산조각 낸 연적(戀敵)을 도무지 용서할 수 없는 것일까? 6개월 전이다. 30대 중반 여성 S씨는 화가 난 표정으로 진료실에 들어왔다. 미혼이다. 좋아하는 외국 배우가 있다. 애도 있는 유부남이다. 2달 전에 20살 가까이 어린 여성(그 나라 연예인?)이 그를 유혹했으며 이제 그 여성과 가깝게 지낸다는 인터넷 뉴스를 봤다. 어떻게 이럴 수 있는가. 화가 난다. 울기까지 했다. 더 절망스러운 일은 팬 카페에 들어가 댓글들을 사전 찾아 번역하며 다 읽어보았는데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희희낙락 좋은 댓글만 있다. 어쩌면
아동이 눈을 자주 깜박거리거나, 머리를 흔들거나, 어깨를 씰룩거리거나, 코를 벌름거리기도 하고, 턱을 아래로 내미는듯한 행동을 하는 등 뚜렷한 목적이나 이유 없이 특정 근육을 갑자기 연속적으로 꿈틀거리는 버릇이 생기는 것을 운동 틱 이라고 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마른기침을 계속하거나 가래를 뱉는 소리, 침을 뱉는 소리를 하거나 심하면 주변 상황에 상관없이 욕이나 외설적인 말이 튀어나오는 형태의 음성 틱 증상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틱 장애가 생기는 원인은 아직 뚜렷하게 밝혀진 것은 없으며, 친척 중에 다른 사람도 틱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있어 체질적인 요소가 주로 관여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한 컴퓨터 게임을 하거나 TV를 보는 등의 긴장 상태나 흥분 상태에서 틱 증상이 심해지고, 긴장과 스트레스를 받는 등 심리적 요인으로 인해 틱 증상이 유발되거나 심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학업 성적에 대한 무리한 기대나, 부모의 불화 등 만성적인 스트레스가 틱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어떤 경우는 부모가 매우 허용적인대도 아동에게 틱 증세가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는 아동이 외동이거나 장남이거나 하여 아동에게 거는 기대가 많고, 이러한 기대 수준을 아동 스스로 내
어떤 남자 알코올 중독자(나도 알코올 ‘중독’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오해 소지가 많은 용어다. 알코올 ‘의존’이 더 적합하다)가 술을 끊겠다며 병원에 온다. 알코올 치료하는 병원에 다니지 않으면 이혼하겠다는 통보를 받는 등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병원에 온 거라면 앞으로 단주 가능성 희박하다. 그는 정기적으로 병원 방문도 하지 않을 것이고 얼마 없어 아무런 고민 없이 술 중독세계로 돌아갈 것이다. 제 발로 찾아온 거라면 희망이 있다. “끊으려면 얼마든지 끊지“ 그 분은 병원에 오기 전에 스스로 단주를 결심하고 시도했을 것이다. 단주가 두어 달 꽤 오래 간 적도 없진 않지만 어느 순간 다시 술 중독세계로 돌아가고 가정에서 직장에서 문제를 일으켰을 것이다. ”아, 사람의 의지로는 안 되는 거구나“ 그걸 깨달은 단계에서 제 발로 병원을 찾았다면 훌륭한 환자다. 술 생각이 안 나게 하는 약은 없을까요. 술을 못 마시게 하는 약은 없을까요. 생물학 이론에 따라 알코올 갈망을 ‘줄이는’ 약은 나와 있지만, 약이 술 생각
“노름이 뭐 나쁜 건가?” 나쁜 게 아니지요. 노름의 어원은 ‘놀음’일 겁니다. 놀이. 놀다. 뉘앙스에서 ‘게임’과는 차원이 다른 호모루덴스 인간의 특징을 잘 나타내는 말 아니겠습니까. 명절에 가족끼리, 상가(喪家)에서 문상객끼리, 친구들끼리 오랜만에 친목활동으로 화투 많이들 치잖아요. 화투(花鬪). 꽃들의 싸움. 영화 「타짜」에서 정마담도 말했지만 이 얼마나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입니까? 노름도 술처럼 중독(의존)되니 그게 문제지요. 정신과에서 병적도박(Pathologic gambling)이란 진단명이 있습니다. 상위 범주는 충동조절장애에 속해요. 도박 중독자가 ‘내 언젠가...’ 일확천금에 눈이 멀어, 혹은 잃은 돈을 기어이 만회하기 위해서 영혼을 노름에 저당 잡힌 거라고요? 처음엔 그랬을지 몰라요. 나중엔 도박 그 자체, 가령 도박판에 딱 앉았을 때 느끼는 편안함, 화투나 트럼프를 쪼이는 그 느낌, 오르가즘과 유사한 그 쾌감을 잊지 못해서 결국 도박판을 찾게 된다고 합니다. 웬 노름 이야기냐고요? 노름 이야기하고 싶은 건 아니고요. ‘행위 중독’의
눈에 보이는 현실 자체가 뇌의 해석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는지요. 뇌과학자 김대식 교수는 현실이란 우리 감각을 통해 들어오는 그림자를 가지고 뇌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라고 표현하더군요. 우리가 서로를 ‘완벽히’ 알아보거나 이해할 수 없는 이유는 각자 다른 뇌를 가졌기 때문이라고도 하고요. 저 옛날 플라톤부터 데카르트, 칸트, 사르트르 등등 수많은 철학자들은 이런 사실을 한없이 확장해서 철학의 불을 품어왔지 않습니까. 가소성(plasticity)이란 물리학 용어가 있습니다. 네이버 지식백과는 ‘외력에 의해 형태가 변한 물체가 외력이 없어져도 원래의 형태로 돌아오지 않는 물질의 성질이며 탄력성 한계를 넘는 힘이 작용할 때 나타난다.’고 설명하는군요. ‘물기가 있는 찰흙에 외부의 힘을 가하여 여러 형태로 변형시킨 뒤, 더 이상 외부에서 힘을 가하지 않아도 점토는 변형된 그대로의 모양을 유지한다. 추가로 힘을 가하지 않는 이상 변형된 형태가 영구적으로 유지된다. 이러한 찰흙의 특성과 같은 성질을 가소성이라고 한다.’고요. 정리하면 가소성은 탄력성 한계를 넘는 외부 자극에 의해 구조 변화를 일으키고 변화된 모
▲ 잠은 넌렘수면부터 시작된다. 사이클을 그리며 간간히 렘수면이 나타난다. 영아의 경우 렘수면은 잠의 80%를 차지한다. 성장하며 점차 줄어들고 성인이 되면 전체 잠에서 20-25%를 차지한다. 잠에서 깨기 직전 마지막 렘수면이 길다. 아침에 일어나 기억하는 꿈은 이때 꾼 것으로 생각한다. 어떤 이는 밤새 꿈만 꿨다고 하지만 마지막 렘시기에 꾼 꿈을 기억하는 셈이다.[구글] 잠은 넌렘(Non-REM)수면과 렘(REM, rapid eye movement)수면이 교대로 나타납니다. 아이가 곤히 자고 있을 때 조용히 그 녀석 눈꺼풀을 들고 눈동자 움직임을 관찰해 보세요. 엽기적인가요? 시기가 맞으면 눈동자가 좌우로 빠르게 움직이는 걸 볼 수 있을 겁니다. 그 때가 렘수면이죠. 아이는 어른보다 훨씬 많은 렘수면을 보이기 때문에 쉽게 관찰할 수가 있죠. 꿈이 곧 렘수면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꿈은 거의 대부분 렘수면(REM sleep) 때 일어납니다. 꿈을 먼저 이야기해 보죠. 프로이트는 꿈을 ‘소망성취’라고 했습니다. 꿈은 소망을 성취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에요. 하지만 대게 소망은 거창한 게 아닐뿐더러 소망의 성취도 위장된 만족에 불
5.우울증의 치료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 1) 외적 요인이 있는 경한 우울증의 경우 어떤 상실이나 좌절이 있고 나서 우울감과 자책감이 심해지고 자신의 삶이 보람이 없고 살 가치가 없는 것 같은 생각에 빠진 경우라면, 이때가 바로 자신을 한 번 점검해 볼 때라는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자신 스스로 생각하듯이 정말로 자신의 삶이 무가치하고 아무 능력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어떤 일이 충격이 되어 자신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보기 때문이지, 그것이 결코 객관적인 자신의 모습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자신에 대한 객관적인 관점을 다시 찾기 위해서는 혼자서만 고민하고 혼자서 해결하려고만 해서는 어렵습니다. 평소 자신을 이해해 주었던 친구나 선배와 이러한 점에 대해 이야기를 솔직하게 나누어 보거나, 신경정신과를 찾아가 상담을 해봄으로서 다시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기회를 자신에게 부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마음에 상처를 받아 자신감을 잃고 있을 때는 혼자서는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가 어렵고, 그런 상태가 지속되면 점점 깊은 우울과 열등감으로 빠져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중증 우울증의 일반적 치료 및 관리 우울증의 치료에서 명심해야 할 점
K씨는 50대 부인이다. 대인관계 공포가 있다고 한다. 작은 호텔 프론트 업무를 보고 있는데 내부 전화벨이 울리면 받기가 불안해진다. “네, ooo입니다.”라는 말도 제대로 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덜덜 떨며 우는 둣한 목소리에 상대방이 의아하게 생각할 게 틀림없다. 최근 교회에서 작은 직책을 맡겼는데 걱정이 많다. 여러 사람 앞에서 성경을 읽는다거나 발표를 해야 할 때 보나마나 목소리도 그렇고 온 몸을 떨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번에도 말은 안했지만 사람들이 너무 이상하게 봤을 거다.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평소 친한 사람과 이야기할 때는 아무 걱정이 없다. 잘 모르는 사람이거나 서로 얼굴만 아는 사이 정도에선 목소리가 달라지고 심지어 몸을 떨기도 한다. 무섭다. 구체적으로 누구라고 말하기 싫지만 요즘은 특별히 힘든 사람이 두 명 있다. 만날 때마다 불안하고 두렵다. 실제로 몸도 떤다. 둘 다 굉장히 억세고 냉랭한 사람이다. 친하고 싶어 다가가는데 번번이 거절당하는 느낌을 받는다. 그런데도 나를 친하게 대해주었으면 하고 다가선다. 불안하고 두렵고 떨면서. 어떻게 보면 어이없는 일이다. 그 사람들에게 K씨가 잘못한 것도 없
예전에 장동건, 고소영이 결혼할 때 개그콘서트에서 개그 소재가 되었었죠. “그래. 세상은 언제나 잘난 것들끼리만... 에이,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두 배우의 우월한 외모를 인정하는 가운데 부러움을 승화시키는 투정개그였습니다. (스스로를 아주 잘 생겼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사귀는 사람도 없는) 수많은 싱글들이 그 개그에 환호했지요. 이번엔 배우 원빈과 이나영이 결혼한다는 뉴스입니다. 청춘남녀 여러분. 제 자신이 결혼한 지 꽤 되는 중년이고 또 여러 부부상담도 해 봐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결혼생활 만족도에 외모가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매우 짧고 미미합니다. 그러니... 휴, 아무리 이렇게 말한들 무슨 소용입니까. 섶을 지고 불에 뛰어드는 저 청춘 ‘불나방’들은 제 말을 귀담아 듣지를 않아요. 원빈은 2010년 영화 '아저씨' 제작 발표회에서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내게도 외모 콤플렉스가 있다"라고 말해서 ‘망언 시리즈'에 동참했었지요. 흔히 콤플렉스를 "열등감"과 유의어로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걔. 나한테 무슨 콤플렉스 있나 봐.” 자
2015년 8월에 미국의 저명한 뇌신경학자 올리버 색스(Oliver Wolf Sacks, 1933-2015) 교수가 돌아가셨지요. 그의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는 뇌에 문제가 생긴 P교수가 앉아있는 아내를 모자로 알고 머리에 쓰려는 장면에서 표제로 삼았어요. P교수 증상은 한 가지가 아닐 뿐더러 극단적이라 충격적이었지만, 친숙한 사람의 얼굴을 보고 그가 누군지 알아보지 못하는 증상이 인상에 남아요. 얼굴인식불능증(prosopagnosia)라고 합니다. ▲ [구글] 가령 절친한 친구 홍길동이 P를 찾아왔어요. 그의 얼굴을 찬찬히 뜯어 봅니다. 특징을 찾으려고요. ‘단추 눈구멍, 검은 뿔테 안경, 매부리코 옆에 큰 점, 순대처럼 두꺼운 입술... 아, 길동이군.’ 늘 이런 식이란 말이죠. 홍길동 얼굴이 뚜렷한 특징이 있는 얼굴이라면 모르지만 ‘평범한 얼굴’이라면? 그가 누군지 몰라요. 다른 힌트들, “P야. 오랜만이다."는 목소리를 들으면 즉시 그가 홍길동이란 걸 알죠. 목소리가 아니어도 절친 홍길동만의 독특한 행동, 태도 등 다른 힌트들을 통해서 아는 겁니다. 아마 다른 증상 전혀 없이 오로
4.우울증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지 ? (1) 경한 우울증 이 경우에는 우울하고 슬픈 느낌이 지속되며 자신감이 없고 생의 의욕이 없고 피곤해 하고 일하기를 싫어하며 혼자만 있으려 하고 평소 해오던 일을 하는데 어려움을 느끼게 되기 시작하는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활의 재미나 즐거움을 느낄 수가 없고 매사가 짐이 되는 듯 여기며 평소 해오던 직업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생각은 몇 가지 주제에만 국한되고 주위에서 어떤 것을 물어보면 대답이 매우 느리거나 간단하게만 대답하기도 합니다. 많은 경우 미래의 실패에 대한 불안, 거절, 보복에 대한 두려움들이 있어 무슨 일이든 결정을 못하고 우유부단해지게 됩니다. 신체증상이 현저하게 나타나기도 하는데, 체중감소, 식욕부진, 소화장애, 변비, 가슴답답함, 두통, 수면장애 등을 호소하며, 건강염려증이 생기고 자신은 몸에 병이 있어 우울하다고 믿기도 합니다. (2) 심한 우울증 이 경우는 우울감과 정서적 고통이 훨씬 심각해 진 상태이며, 고개를 숙이고 몸을 구부리고 얼굴에 표정이 없거나 이마에 주름이 패여 있으며 아래만 내려다보기도 합니다. 체중이 빠지고 입이 심하게 마르고 근육의 힘도 감퇴되고 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