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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때 밀지 마세요"…건성피부염 '적신호' 울린다
송동훈 원장  |  songfal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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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11.09  13: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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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처럼 건조해지는 가을철이 되면, 건성피부염으로 피부과를 찾는 분들이 많아진다. 나이 드신 분들일 수록 더 심한 경우가 많기는 하지만 젊은 사람들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 건성피부염의 피부양상
# 건성피부염


건성피부염이란 말 그대로 피부가 지나치게 건조해져서 염증반응이 생기며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피부병이다.

심한 경우 가뭄에 논바닥 갈라지듯이 피부가 쩍쩍 갈라지기도 한다.

날씨 때문에 피부가 건조해지는 경향도 있지만, 인위적으로 본인의 피부를 건조하게 만드는 경향이 많은데 그것은 바로 때를 미는 습관이다.

필리핀에 의료봉사를 가보니 그곳에도 건성피부염 환자가 매우 많았다. 알고 보니 우리나라 사람 못지않게 때를 미는 습관이 있기 때문이었다.

# 피부는 몸을 보호하는 장벽

피부는 우리 몸 속의 여러 장기를 외부 환경으로부터 보호하는 장벽이다. 피부가 없는 사람을 상상해보긴 어렵겠지만, 중증 화상으로 인하여 피부가 많이 손상을 입으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피부의 역할을 어렴풋이나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피부의 구조는 피하지방층 위에 진피와 표피로 구성되어 있다.

   
▲ 피부의 구조도
표피가 존재하는 가장 큰 목적 중 하나는 각질층을 생산하는데 있다. 표피의 바닥에 있는 기저층에서부터 살아있는 표피세포가 증식하고 밀려올라가면서 결국은 수십 층의 얇아지고 죽은 세포로 이루어진 각질층이 되는데, 벽돌담을 쌓듯이 차곡차곡 쌓이고, 흩어지지 않게 시멘트와 같은 물질로 단단하게 결합이 되어있다.

즉, 표피세포가 왕성하게 증식하는 이유는 죽은 세포의 덩어리에 불과한 각질층을 만들어 내기 위함이다. 살아있는 세포보다 죽은 세포가 왜 그리 더 중요할까? 그것은 죽은 세포덩어리인 각질층이 우리 인체 내부 장기를 보호하는 방어막으로서 가장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몸은 물이 가득 들어있는 풍선에 비유할 수 있다. 우리 몸의 내부 장기는 70-80%가 물로 구성되어있고, 그 물이 빠져나가지 않게 하는 풍선의 얇은 막이 인체에서는 바로 각질층이기 때문이다.

물풍선에 바늘로 구멍을 내면 어찌 될까?

   
▲ 때 밀지 마세요[일러스트=일러스트레이터 키몽(www.facebook.com/imkimong7)]
# 때를 민다는 것

주부들이 냉장고에 식품을 보관할 때 랩으로 포장을 하는 경우가 많다. 식품에서 수분이 증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인체에서는 그 랩의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각질층이다. 먹을 음식에 대해서는 수분이 빠져나갈까 두려워 랩으로 잘 싸서 보관을 하고 있는데, 음식보다 더 귀한 여러분의 신체를 보호하는 랩과 같은 각질층은 왜 자꾸 습관적으로 벗겨내려고 애쓰고 계실까? 더럽다고, 지저분하다고?

일하는 과정에서 피부에 오물이나 흙먼지를 자주 뒤집어쓰거나 기름을 자주 묻히게 되는 경우는 어쩔 수 없이 비누칠을 해야 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매일같이 몸에 비누칠을 할 필요가 없다. 땀이 좀 밴 것은 물로만 씻어도 충분한 것이다. 하물며 때를 벗기는 경우는 두말할 나위 없이 피부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

때를 종종 밀어도 별 문제가 안 생기는 경우도 많은데, 그것은 우리 인체의 방어시스템에 의하여 각질층이 벗겨지는 부위가 생길 때마다 표피세포에서 부단히 보충해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방어시스템도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 아주 심한 건성피부염의 모습
각질층의 일부가 벗겨져 구멍이 나면, 그 구멍을 메우기 위하여 보수공사를 하게 된다. 급하게 공사를 하다 보니 불규칙해지고 지저분하게 보일 수 있지만, 가만히 두면 피부조직이 알아서 다 골고루 편편하게 만들어준다. 그런데, 그것을 기다리지 못하고 지저분하다고 자꾸 벗겨내다 보면 계속되는 손상과 보수공사로 인하여 점점 더 지저분하게 되는 것이다.

때를 미는 것뿐 아니라 비누 등 세제로 자주 씻는 것도 우리의 피부에는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벽돌끼리 단단히 결합시키는 시멘트처럼 우리 각질층의 각질세포를 결합시키는 것은 일종의 기름인데, 세제로 인하여 그 기름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즉, 때를 미는 것은 벽돌을 깨뜨리는 일이고, 비누칠하는 것은 시멘트를 제거하는 일이다.

때 밀어도 보습제를 발라주면 되지 않겠느냐는 분들도 계시지만, 아직까지 인체의 지질과 똑같은 보습제를 만들기도 어려울뿐더러,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다.

# 건성피부염 환자에게 권하는 주의사항

건성피부염 환자는 날씨가 건조해지는 가을, 겨울에 더 많아지긴 하지만, 연중 찾아오는 경향이 있다. 가려움증을 해결하기 위하여 먹는 약으로 항히스타민제와 바르는 스테로이드 등을 처방하지만, 그와 더불어 환자분들에게 입이 아프도록 해주는 말은 다음과 같다.

▲ 첫째, 때를 밀지 마십시오.
▲ 둘째, 수건으로는 물론 맨손으로도 때를 밀지 마십시오.
    (때수건으로 미는 것만 ‘때 미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또다시 강조해야 한다)
▲ 셋째, 비누칠은 수건을 사용하지 말고 맨손으로 하십시오.
    (수건에 비누를 묻혀서 박박 문지르는 것은 때 미는 것과 마찬가지다)
▲ 넷째, 비누건 바디샴푸건 온몸에 사용하지 마십시오.
    (손발, 머리, 얼굴, 겨드랑이, 사타구니 정도만 가볍게 비누칠하라는 말씀)
▲ 다섯째, 그래도 온몸에 비누칠 하고 싶으면 1주일에 1회 이내로 하십시오.

이 정도의 주의사항만 지켜도 건성피부염으로 고생할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송동훈은?

=제주시 노형동 연세피부과의원 원장이다.
제주제일고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이어 원주기독병원(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에서 피부과 수련의 과정을 마쳤다.
1988년 피부과 전문의 자격을 획득한 뒤 1991년 제주에서 세브란스피부과로 개원했다.  2009년 세브란스피부과의원을 연세피부과의원으로 이름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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