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 개설허가 후폭풍이 거칠고 매섭다. 그런데, 이 시점 19세기 말 영국의 '붉은 깃발 법'이 머리에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다. 1년여 전 문재인 대통령이 이 용어를 언급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규제 완화의 불가피성을 역설한 기억도 그 이유 중의 하나일 것이다. '적기(赤旗)조례'로 불리는 이 법의 정식명칭은 '도로에서의 기관차에 관한 법(The Locomotives on Highways Act)‘인데, 이 법이 150여 년이 지난 아직까지도 사람들 사이에 회자되는 것은 내용이 다소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기이하기 때문이다. 자동차의 최고속도를 시속 3km(도심)로 제한하고, 자동차에는 기수(旗手)가 반드시 있어야 하며, 이 기수가 낮에는 붉은 깃발, 밤에는 붉은 등을 들고 자동차의 55m 앞에서 차를 선도하도록 했다. 즉, 자동차를 운행하기 위해서는 붉은 깃발을 앞세워 자동차가 마차보다 빨리 달릴 수 없도록 하는 기이한 내용을 담고 있었던 것이다. 당시 영국에서는 자동차가 늘어나기 시작하자, &lsq
‘의혹’은 풀리라고 있는 것이다. 그 의혹이 공익에 관한 것이라면 더욱 그렇다. 풀리지 않은 의혹은 우선 의혹을 받는 자에게 큰 상처가 되며, 의혹을 제기한 자에게는 자칫 음해를 했다는 누명을 받기 십상이다. 그리고 공익을 누리는 대중에게는 찜찜함을 금할 수 없게 만든다. 6․13 지방선거에 출마한 어느 후보가 의혹을 받고 있다. 그런데 ‘휩싸여 있다’고 표현될 만큼 의혹의 종류가 다양하여 가히 ‘의혹백화점’이라고 명명해도 무방할 정도이고, 그 수(數)도 다섯 손가락으로 꼽기에 부족할 지경이다. ‘논문표절’ ‘부동산투기’ ‘당원명부 유출’ ‘곶자왈 훼손’ ‘영리겸직규정 위반’ ‘공직자재산신고 위반’ ‘정치인으로써의 정체성 불명’ 등등이 그 후보가 받고 있는 의혹인데, 필자는 그 중 ‘합리적 의심’을 받을 만한 몇 가지만 거론하고자 한다. 물귀신작전으로 응수한 ‘논문표절&r
국어사전은 ‘호들갑’을 “가볍고 방정맞게 야단을 피우는 말이나 행동”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요즘 ‘메르스’에 대처하는 그들의 양태는 가히 ‘호들갑’이라 일러 나무랄 수가 없다. 우선 그들은 가볍다. 메르스에 대하여 자신들이 내뱉는 말이나 행동이 사회에 어떤 심대한 영향을 끼칠지 조금도 진중하게 생각해 보지 않는 가벼움을 보인 것이다. 전염병에 대한 대(對)국민 메시지는 결코 가벼운 발상이나 숙성되지 않는 인식에 의하여 작성되거나 보내져서는 아니 된다. 그들이 메르스의 실체에 대하여 조금이라도 공부하고 생각을 했더라면, 메르스가 일반 독감에 비하여 그 위험성이 결코 높지 않다는 사실, 감염경로가 다분히 제한적이라는 사실 등을 인지했을 것이다. 그들은 방정맞았다. 그들이 메르스에 대한 일부언론의 표플리즘적 기사나 일부 정치권의 선동적(?) 언급에 현혹되거나 겁먹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의료계 발표문에 대한 행간의 의미를 파악했더라면 그들은 어쨌을까? 아마도 어느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자정이 가까운 시각에 긴급기자회견을 갖지 않았을 것이
▲ 정경호 전 제주도의원 너무 당연하여 오히려 진부하게 느껴질지 모르는 얘기부터 해보자. 도의회는 도민의 대표기관이고, 각각의 도의원은 자신의 지역주민의사를 대의하는 법률기관이며, 도의회 의장은 그 도의원의 수장(首長)이다. 따라서 의장은 도민전체를 상징 혹은 대표하는 인물일 것이므로 도민의 위상에 걸 맞는 품위를 가져야 할 것이다. 도의회 의장이 갖추어야 할 품위는 지적능력, 정치적 품성과 신뢰성, 일상적 행동 등등, 처신하고 행동하기에 조금은 갑갑함을 느낄 정도로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런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말(言)’이다. 말에서 그의 지적능력과 품성, 신뢰성 등등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최소한의 의식을 가진 정치인들이 가급적 절제된 어휘를 구사하려 애쓰는 것도 그 까닭이다. 요즘 도정(道政)과 의정(議政)의 마찰음이 심상치 않다. 그 마찰음에 다분히 감정이 섞여 있다. 즉 감정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싸움에서 피해를 보는 것은 도지사도 도의원도 아니라 고스란히 도민에게 있다는 것이 불행이다. 싸움의 시작은 ‘예산편성권’ 다툼(?)에서 비롯되었다. 도의회가 기자회견을 통하여 예산편성 관행을 혁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