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름의 ‘절교 선언’으로 시작한 두 절친의 갈등은 예측가능한 궤도를 벗어난다. 가히 안드로메다급이다. 콜름은 그럴 만한 이유가 없는 듯한데, 아무런 설명이나 양해도 구하지 않고 파우릭에게 일방적으로 절교를 선언한다. 파우릭은 콜름의 ‘선언’을 무시하고 계속 접근하고 말을 건넨다. 콜름은 그것을 파우릭의 ‘도발’로 받아들인다. 급기야 파우릭이 말을 걸 때마다 자기 손가락 한개씩 잘라버리겠다고 선언한다. 파우릭은 콜름이 자신을 그토록 미워한다는 사실에 경악하고 분노한다. 복수의 방법은 계속 말을 거는 것이다. 결국 콜름은 자기 손가락 5개를 모두 잘라 파우릭의 현관문에 패대기친다. 그 손가락을 먹은 파우릭의 ‘반려 당나귀’는 어처구니없게도 그 손가락이 목에 걸려 죽는다. 파우릭은 당나귀의 복수에 나서면서 “당나귀 복수를 위해 내가 ○○일 ○○시 정각에 너의 집에 불을 지를 거다, 그 시각에 꼭 집 안에 있다가 타 죽어야 한다”고 통보한다. 파우릭은 콜름이 집 안에 앉아있는 것을 확인하고 콜름의 집에 불을 지른다. 갈등이 깊어지는 상황에 따라 두 사람이 내놓는 해법들은 ‘헐~’ 소리가 절로 나올 만큼 황당한 것들이지만 본인들은 ‘신의 한 수’ 놓듯 진지하고 결연하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올해 1.9%로 2%를 밑돌고, 내년에는 1.7%로 더 내려갈 것이라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추정했다. 잠재성장률은 물가상승 등 부작용 없이 한 나라가 노동·자본을 총동원해 이룰 수 있는 최대 성장률로 경제의 기초체력을 보여준다. OECD가 한국의 성장 잠재력을 2% 미만으로 추산한 것은 처음이다. 저출산·고령화·혁신 부족 등 구조적 문제들이 겹쳐 노동·자본·자원의 생산요소를 최대한 가동해도 인플레이션을 비롯한 경기 과열을 감수하지 않는 한 경제성장률이 1%대 중후반을 넘기 어렵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10년 사이 반토막 났다. 더구나 내년에는 경제규모가 한국의 13배에 이르는 미국의 잠재성장률(1.9%)보다도 낮아지리란 예측이다. 주요 7개국(G7) 중 캐나다·이탈리아·영국 등 성장 잠재력이 한국보다 낮게 평가되던 나라의 잠재성장률이 반등하는 것과 거꾸로다. 이러다가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G7 국가에도 역전당할 수 있다. 한국은행은 2021∼2022년 잠재성장률을 ‘2% 내외’로 본다. 한은이 추정한 잠재성장률은 2001∼2005년 5.0∼5.2%, 2006∼2010년 4.1∼4.2%, 2011∼2015년 3.1∼3.
청려장 때문에, 하마터면 어머니를 잃어버릴 뻔 하였다. 토요일 아침, 서울로 떠날 지인을 아침 식사로 송별하고 나니, 마음이 울적하였다. 우리끼리 농담으로 주고받은 노랫말 가사처럼, 왜 ‘가을엔 떠나지 마세요’라고 하는지가 새삼 가슴에 와 닿았다. 한라산을 바라보니, 오늘 따라 설문대 할망께서 누워계신 자리가 사뭇 쓸쓸하다. 성공해서 떠난다 해도 이별이란 결코 즐거운 일이 아닐 터인데...., 제주 바다를 터전 삼아 벌였던 사업을 접고서 가는 길이라...., 아침 내내 미안하였다. 애꿎은 커피를 너무 많이 마셨는지, 속이 많이 쓰라렸다. 아픈 건지, 슬픈 건지, 속상한 건지.... 가슴 한켠이 뚫려서 바람이 제멋대로 내 속을 휘적이는 탓이겠지. 몹시도 바람부는 가슴을 안고서 집으로 향하자, 문득 어머니가 걱정이 된다. 잠깐 잊었던 나의 일상이, 드디어 내 중심을 차지한다. ‘별 일 없으시겠지..... 겨우 토요일 아침, 2시간을 비운 것 뿐인데.....’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 집으로 와보니, 대문이 열려 있다. 이 시간에 누가 왔을 리도 없는데……. 싶은 순간, 불안감이 엄습한다. 얼른 집안으로 뛰어 들어가 방문을 열어본다. 세상에……. 어머니가 안 계신
지난해가 올해 같고, 어제가 마치 오늘인 것처럼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이니셰린’ 섬. 조용한 마을에서 경천동지할 변고가 발생한다.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똑같을 것만 같았던 ‘절친’ 파우릭과 콜름 사이에 균열이 발생한다. 콜름이 어느 날 ‘절친’ 파우릭에게 던진 절교 선언은 황당할 정도로 극단적인 갈등으로 치닫는다. 황당하긴 하지만 어디에선가 많이 본 듯한 낯설지 않은 장면이다. 자동차끼리 충돌하면 대개는 ‘쌍방 과실’이지만, 운전자들은 결코 자기 과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당사자끼리 해결하라고 내버려둔다면 몸싸움까지 벌어질지 모르겠다. 파우릭과 콜름은 모두 ‘자신의 잘못은 1도 없는 피해자’라고 생각한다. 전형적인 피해의식(victim mentality)이다. 피해의식이란 누군가가 자신을 향해 부정적인 언행을 했을 때 자신의 책임을 인식하지 못한 채 스스로를 억울한 피해자로 인식하는 심리를 말한다. 한마디로 ‘남 탓 정신’이다. 콜름의 마음속에선 아무것도 이룬 일 없이 무의미하게 시간을 흘려보낸 게 파우릭 때문이라는 피해의식이 고개를 든다. 파우릭은 가해자, 자신은 피해자다. 어제까지의 친구 파우릭에게 느닷없이 분노하고 절교 선언과 함께 접근금지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9일 기준금리를 현 수준(연 3.5%)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2·4·5·7·8월에 이어 여섯차례 연속 동결이다. 금리를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한은의 딜레마가 1월 이후 9개월째 이어졌다. 그만큼 한국 경제가 ‘긴축이냐 완화냐’ 어느 한 방향의 통화정책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복합위기라는 방증이다. 급증하는 가계부채와 원·달러 환율 상승, 사상 최대인 2%포인트로 벌어진 미국과의 금리 격차, 다시 오르는 물가 등은 금리인상 압박 요인이다. 그러나 경기 회복이 더딘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터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이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달으며 불확실성이 커졌다. 경제의 성장 동력인 수출은 다소 회복하고 있지만, 내수는 고물가에 파묻혀 기진맥진이다. 정부나 한은이 기대해온 ‘상저하고’ 경기회복이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에서 경기위축과 이자부담 가중을 감수하면서까지 금리 인상을 선택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경기가 나쁘면 물가라도 안정돼야 할 텐데 인플레이션이 재연되는 조짐이다. 지난 7월 2.3%로 연중 저점을 찍으며 안정되는가 싶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월 3.4%, 9월에는 3.7%로 올라섰다. 이는 경기가 홀로 호황
드디어, 그렇게도 기다리던 청려장이 도착했단다. 전화연락을 받고 한숨에 달려간 동사무소에는, 어린 아이 키만한 기다란 상자가 새하얀 얼굴로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세상에, 너로구나! 우리가 그렇게 기다렸던 네가, 드디어 산 넘고 바다 건너 우리 동네까지 무사히 도착했구나.... 청려장을 받아 안으신 어머니는, “게무로사 이 늙은이를 제게 죽어불랜 안 해영, 촘으로 이 지팽이를 대통령이 나한티 보내시냐?(기실로 이 노인을 빨리 죽어버리라 안 하고, 진짜로 이 지팡이를 대통령이 보냈느냐)”라시며, 믿을 수 없어 하셨다. “어머니, 뜯엉 보민 알아질테주 마씸. 정성이 보이민 어머니가 오래 사난 고맙수댄 허멍 축하허는 표시곡, 경 안 허민 그냥 보내는 거랜 단체로 효도 선전허는 걸 텝주!” ‘게매이....’ 하면서 여전히 못 미더운 얼굴로 상자를 걱정스레 바라보시는 어머니 앞에서, 흰색 상자를 뜯으니, 군청색 천으로 곱게 싸여 있는 게 나타났다. “아고게! 어머니, 아명해도 막 좋은 거 닮수다. 이추룩 또 푸대에 다시 싼 걸 보난...” 그 헝겊 싸개를 조심스레 벗기니, 세상에..., “쨘!” 하고서 황토색 지팡이가 번쩍이는 몸통을 드러냈다. 지팡이 맨 위쪽에 태
영화 ‘이니셰린의 밴시’에는 매코믹 부인(Mrs. McCormic)이라는 노파가 등장한다. 핼러윈에 등장하는 ‘마귀할멈’과 같은 형상이다. 불쑥 마을 사람들을 찾아가 뜬금없이 가족 누군가의 죽음을 예언한다. 이니셰린 섬의 ‘예언자’이다. 영화 제목 속의 ‘밴시(banshee)’가 바로 이분이다. ‘밴시’라는 말은 아일랜드 민담(民譚)에 전해져 내려오는 죽음을 예고하는 마녀다. 우리로 치면 신내림 받은 무당과 같은 존재인가 보다. 아일랜드의 ‘밴시’는 마을 누군가의 죽음을 미리 알고 동구 밖 언덕에서 날카로운 비명 같은 소리로 꺼이꺼이 운다고 한다. 그 흐느낌 소리가 얼마나 높고 날카로운지 그릇이 깨질 정도라고 전해진다. 엄청난 데시벨로 징징대는 모양이다. 멀쩡한 사람도 그 울음소리에 죽어 나가 죽음의 예언이 실현되는지도 모르겠다. 이니셰린 섬의 ‘밴시’인 매코믹 부인은 마을 아무 집이나 들어가서 그 집 누군가의 죽음을 예고한다. 파우릭의 집에 와서 파우릭의 여동생 시오반에게 따뜻한 우유 한 잔 잘 얻어 마시고 식구라곤 파우릭과 시오반 2명인 이 집구석에서 2명이 죽어 나갈 것이라고 예고한다. 우유를 대접받고 덕담 대신 악담을 퍼부은 셈인데, 시오반은 놀라지도
1997년 말 닥친 외환위기를 흔히 ‘IMF(국제통화기금) 사태’로 부르듯 IMF는 한국인에게 엄한 시어머니 국제기구로 통한다. 그도 그럴 것이 외화곳간이 바닥나 국가가 부도날 처지에서 IMF로부터 긴급구제금융을 수혈받은 한국으로선 IMF의 시장개방과 구조조정 요구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 깐깐하던 IMF가 최근 한국 경제를 박하게 평가하고 있어 찜찜하다. IMF는 10일 발표한 세계 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1.4%로 유지하는 한편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2.4%에서 2.2%로 낮췄다. 우리 경제가 올해 1%대에 이어 내년에도 2%대 초반의 저성장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다. 문제는 내년 성장률 2.2%도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IMF는 지난해 10월만 해도 한국의 내년 성장률을 2.7%로 전망했다. 하지만 올해 1월(2.6%)→4월(2.4%)→7월(2.4%)에 이어 이번에 2.2%로 끌어내렸다. 올해 성장률도 당초 지난해 4월 2.9%로 전망됐던 것이 계속 하향 조정되면서 1.4%로 반토막 났다. 더욱이 이번 전망에는 최근 발발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 등 중동 위기 요인은 반영되지 않았다. 팔레스타인 사
어머니가 마당을 바라보며 말씀하신다. “낭썹 호나 꼬딱 안 허는 날이여, 보름 혼 점 어시.....(나뭇잎 하나 까딱 안 하는 날이구나. 바람 한 점 없이)”. 아, 오늘도 우리 어머니, 기분이 괜찮으시구나. 곧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실 게다. 아니나 다를까. 소파에서 일어나시더니, 지팡이를 짚으신다. 두 개씩이나. 밖으로 나가려는 두 팔에 힘이 있으시다. 균형을 잡으려는 나름의 방식이다. 그래도 혹시나 싶어서 부축을 해드리려고 얼른 달려 나가면, 기세 좋게 한 말씀을 뱉으신다. “내불라, 이까짓거도 못 열민 사름이가? 송장이주!” 그렇지. 우리 어머니가 아직은 쌩쌩하게 살아계시구나. 지난 주까지만 해도 음식을 드리면 고개를 돌려버리시고, 무시로 주무시기만 해서 애간장을 태우던 어머니다. 마치 저승잠을 자듯이 말이다. 흔들어 깨워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잠에 취해서 깊이 드는 잠, ‘죽음보다 깊은 잠’이 저승잠이다. 죽음이 임박하면 ‘우선 섭취하는 음식이나 음료의 양이 현저하게 떨어진다’고 한다. 그리고 잠에 취한 듯이 잠 속으로 빠져든다. 국내 최초로 한국죽음학회를 창설한 최준식 이화여대 한국학과 교수에 의하면, 임종을 앞 둔 사람들에게는 대략 다음의 4가지
영화의 공간적 배경인 ‘이니셰린’ 섬 일상의 모습은 묘하다. 일견 목가적이고 평화스러워 보이면서도 왠지 절망적인 느낌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차츰 무언가 ‘이상하다’고 느끼게 되는 것은 이니셰린이라는 섬에 젊은이도 안 보이고 동네에 아이들도 안 보인다는 것이다. 동네 구멍가게에도 아이들 손님은 없다. 영화 속 ‘이니셰린’ 섬에 사는 인물들은 모두 혼자 산다. 중년의 파우릭은 중년의 노처녀 여동생 시오반과 살면서, 아이 대신 ‘반려 당나귀’와 함께 일상을 보낸다. 중늙은이 콜름도 반려견과 함께 늙어가고 있다. 마을의 경찰서장 역시 정신이 조금은 온전치 못한 10대 아들을 ‘성추행’해가면서 혼자 산다. 틈만 나면 아무나 붙잡고 누군가의 죽음을 예언해대는 마을의 노파(밴시ㆍBanshee)도 당연히 혼자 산다. 그렇게 모두 혼자 사는데 아무도 ‘짝짓기’를 희망하지 않고, 입에 올리지도 않는다. 모두 ‘결혼은 미친 짓’이라는 깨달음을 얻은 듯하다. 젊은이들이 모두 도회지로 떠난 한적한 섬마을이 아니라, 언젠가부터 마을 주민들 모두 작정하고 결혼도 않고 아이도 낳지 않는 섬이다. 오직 정신 발육이 상당히 지체된 경찰서장의 10대 아들만이 파우릭의 노처녀 여동생 시오반을
추석 연휴 푹 쉬고 지난 4일 개장한 한국 금융시장이 미국발 날벼락을 맞았다. 주가는 급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치솟았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이 대량 매도에 나서며 코스피지수 2400선이 위협받았다. 코스닥지수 하락폭은 더 컸다. 두 시장의 시가총액이 하루 사이 62조7923억원 증발했다. 4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4.2원 급등(원화가치 하락)하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이날 종가 환율 1363.5원은 지난해 11월 10일 이후 약 11개월 만에 최고치다. 가히 ‘검은 수요일’로 불릴 만했다. 한국 금융시장이 요동친 데는 치솟는 미국 국채 금리 영향이 크다. 세계 시장금리의 기준(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 국채 금리가 16년 만에 최고 수준(3일 연 4.8%)으로 급등하며 글로벌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고금리 기조가 더 높게 더 오래(higher for longer)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한 결과다. 연준은 지난 9월 금리를 동결하면서 연내 추가 금리인상을 강력 시사했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연내 끝날 것이란 기대는 사라지고, 고금리 상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해졌다. 미국 금리가 7%
이니셰린의 ‘절친’ 콜름이 파우릭에게 느닷없이 절교를 선언하고 파우릭이 나타나면 자리를 피하고 멀리하자 파우릭은 무언가 가벼운 오해 때문에 콜름이 삐친 모양이라고 생각한다. 오해가 있었다면 풀어줘야겠다 생각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콜름의 집을 찾아가지만 집은 비어 있다. 파우릭은 콜름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릴 요량으로 빈집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둘러본다. 무료하게 콜름의 빈집을 둘러보던 파우릭의 표정이 차츰 묘해진다. 콜름의 집은 파우릭의 집과 다름없는 시골의 평범한 농가인데, 그 안에 채워진 물건들은 파우릭의 그것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생경한 것들이다. 축음기가 있고, 세계지도도 있고, 이국적인 가면과 꼭두각시 인형도 놓여있다. ‘절친’이라고 생각해왔던 콜름에게 낯섦을 느끼고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그 물건들은 콜름의 ‘기억’들이다. 파우릭에게는 없는, 파우릭과는 너무나 다른 가치들에 관한 ‘기억’들이다. 서로 공유하는 기억이 없다는 것은 공유하는 가치가 없다는 것과 같다. 관객들은 그 장면에서 파우릭과 콜름은 친구가 될 수 없는 사이라는 것을 눈치챈다. 어쩌면 콜름은 그저 무료한 시간을 때우기 위해 파우릭과 술을 마시며 수다를 떨었을 뿐, 파우릭을 친구나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