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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길 요충 탐라의 영광 재현,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산업이 답이다"

제주는 4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해양요충지다. 전국인구 대비 1%의 인구와 면적 1849.2㎢로 대한민국 영토의 2.2%에 해당하는 섬땅으로 알려져 있지만 알고보면 제주의 잠재역량은 이를 초월한다.

 

제주특별자치도의 도지사가 관리해야하는 제주해역 면적은 11만4950㎢다. 국토중 남한 면적(9만8480㎢)보다 큰 것은 물론 남한에 속하는 해역 중 24.4%에 해당하는 게 제주부근 바다 면적이다. 이 관할 해역 면적에 제주도와 부속 섬을 모두 합칠 경우엔 남한 전체 육·해상 면적의 약 14%를 차지한다.

 

인구·재정 측면에서 항상 ‘1% 논리’로 제주를 보는 시각이 팽배하지만 해양이란 시각에서 보면 제주도가 1%가 아닌 14%인 것이다. 무려 14배의 시각차를 요구한다. 그런 제주이기에 제주의 가능성은 당연히 해양산업에 무게를 둬야 한다.

 

그러기에 제주는 지금 ‘파괴적 창조 정신’을 요구한다.

 


 

 

아스라이 잊혀진 얘기를 화두로 꺼내 본다.

 

자장율사의 권유로 신라의 선덕여왕은 나라의 공포(?)이자 골머리였던 주변 9개국에 대한 일조의 주술(呪術)을 걸기 시작했다. 지금은 불타 없어진 황룡사 9층 목탑이다. 하지만 각 층은 바로 주변국을 상징하고 있었다. 1층은 일본, 2층은 중화, 3층은 오월, 4층은 탁라(제주), 5층은 응유, 6층은 여진, 7층은 거란, 8층은 여진, 9층은 예맥이었다.

 

황룡사 9층목탑(皇龍寺九層木塔)을 세우며 신라가 통일국의 주인이 되고 그 주변국이 신라에게 조공을 바칠 수 있게 해달라는 강렬한 염원이 깔린 것이다. 제주(탁라)는 바로 그 4층의 자리에 있었다.

 

그 시절 강력한 해양세력이었다는 방증이다. 탐라국은 당시 강력한 해양세력으로 멀리 서역까지 활발한 교역을 하였다. 그 중심에는 당대 최고의 조선 기술을 보여주는 ‘탁라교역선’이 있었다. 그런 배를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을 갖고 있었다.

 

원양항해가 가능한 탐라교역선은 제주특산 목재인 구실잣밤나무로 선수에 충격을 줄이는 덧판을 썼다. 배의 이음새에는 섬유질이 많은 솔비나무를 이용하고, 배의 심장에 해당하는 용골과 선체는 구상나무로 만들었다. 탐라무역선은 탐라에서 생산되는 튼튼한 소재인 목재와 탐라의 기술이 응축된 결과물이었던 것이다. 당대 최고의 조선기술과 항해술을 보유하고 있었기에 주변국이 두려워 할 만큼 당대 최고의 대양 해상세력을 형성했다. 그 핵심이 바로 탐라무역선이다.

 

동아시아 교역로 상 교통의 십자로에 해당하는 요충지에 위치한 탐라국은 모든 지역과 선으로 연결됐다. 이런 지정학적 위치를 이용한 각 국간 교역창구 역할을 탐라 무역선으로 담당했던 것이다.

 

그렇기에 더 이상 제주를 농업이란 1차 산업과 관광·서비스업 등 3차 산업만으로 제주를 국한할 이유는 없다. 과거는 물론 지금도 제주는 지정학적 십자로에 있고, 위치도 변하지 않았다. 현재도 말래카해협에서 오오츠크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의 98%는 제주해협을 지나고 있다.

 

이런 지정학적 위치에 걸맞은 제주의 산업은 아직까지 없는 듯 보였다. 하지만 세계는 변화를 추구하고 있고, 그 변화 속에서 제주에게 다가온 기회는 해양산업이다.

 

‘부유식 해상 풍력, 부유식 공항, 부유식 모바일 하버’가 그것이다.

 

이 세 가지 산업을 통틀어 우린 ‘부유식 해양 산업(Floating Offshore industries)’이라고 부른다. 파괴적 창조 정신으로 이런 산업군을 적극적으로 개척·발굴해야 할 때란 소리다. ‘천년의 DNA를 가진 탁라 해양 르네상스’를 이루고 싶은 욕심이다.

 

 

부유식 해상 풍력은 포르투갈과 노르웨이에서 2011년 시범 설치가 되면서 시작됐다. 이 산업은 세계적으로 한국이 가장 강력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고, 아이러니겠지만 그 시장의 중심에는 제주가 있다. 제주가 선도하고 산업을 육성 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얻었다. 반면 그 산업적 특성을 잘 이해하지 못하여 현재 많은 기회를 놓치고 있는 실정이다.

 

‘부유식해상풍력발전사업’(Business)은 자체 경쟁력을 갖고 ‘부유식해상풍력발전산업’(Industry)을 선도한다. 즉, 500㎿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3조원의 투자가 이루어지고, 대략 연간 3500억원의 전력판매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다.

 

말하자면 2GW를 조성한다는 것은 제주에 12조원의 자본이 투자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연간 전력판매 매출은 1조4000억원에 해당하는 것을 말한다.

 

부유식해상풍력발전산업이 그리 거창한 것도 아니다. 제조 기술은 부유식 공항과 부유식 모바일 하버 제조기술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사실 단순한 ‘용접기술’로 출발한다. 그래서 이러한 산업군은 동반 상승의 기조를 유지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단초는 부유식해상풍력발전사업이 제공하게 된다.

 

결국 시장이 산업환경을 선도하는 것이기에 제주는 신속하고도 분명하게 움직여야 한다. 전략 부재에서 오는 실기(失機)는 경계대상이다.

 

현존하는 인류의 모든 가치를 아우르고 모든 가능성을 가지고 판단하더라도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풍력발전사업’이 갖는 의미는 크다. 풍력발전 사업만이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신재생에너지와 화석연료의 동일비용 시점)에 도달한다는 점이 이를 잘 말해준다. 특히 산업적 영향력이나 고용창출 효과는 물론 탐라의 잠재적 본능을 일깨울 수 있는 모든 계기는 ‘부유식 해상산업’에서 찾을 수 있다. 제주는 그 필요·충분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

 

 

부유식해상풍력발전사업이 부유식해상풍력발전산업을 선도하기에 청사진이 제시돼야 한다.

 

원희룡 도정이 추구하는 2030년 2GW 풍력발전산업 구축과 이에 따른 탄소제로섬(Carbon free island)는 현 시점에서 허구일 수 밖에 없다.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고, 아무런 대책도 없이 같은 구상만 반복하는 것은 산업 추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껏 2030년 2GW 달성을 말하는 실현가능한 계획서는 아직 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산업육성 전문 인력이 부족하거나 제주도정에 없기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당대의 문제는 당대의 인식수준에서 해결할 수 없다.”(No problem can be solved from the same level of consciousness that created it) 아인슈타인의 명언이다.

 

제주의 골칫거리인 축산악취는 과학·기술로 해결가능한데도 여전히 미해결과제다. 탁상행정만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는 유구한 역사의 산물인 ‘탁라교역선’이 엄연히 존재했는데도 불구하고 모형 하나 없다. 기껏 하멜 표류선이나 중국 피난선에 기대 우리 선조의 역사를 뒤켠에 내팽개치고 있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남들은 없는 역사도 만들어내는 마당에 우리는 지금 이러고 있는 것이다.

 

부유식해상풍력발전사업은 제주의 환경적 여건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려는 몸부림이다. 물론 궁극적 대안이다. 부유식해상풍력발전산업이 구축되지 않고 부유식해상풍력발전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어찌보면 어불성설이다. ‘빗 좋은 개살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의 번영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산업구축 방안을 짜내야 한다. 우선 이 부분에서도 교역이 활성화돼야 한다.

 

탐라인은 강한 귀소 본능을 갖고 있다. 제주는 단순히 우수한 인재가 필요로 하는 산업적, 자연적 환경만 조성하면 된다.

 

원희룡 지사를 비롯하여 1980년대에 많은 우수한 인력이 본토로 유학을 떠났다. 그들은 넓은 무대에서 배우고 닦은 노하우(Know-how)가 있다. 하지만 그 역량을 펼치려 해도 그 마당을 지금 현재 제주에 머무는 자들이 깔아주지 않는다면 소용이 없다.

 

재일교포는 물론 제주를 떠나 있던 탐라인의 영혼이 이제 제주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탐라인들은 족히 그런 일을 해내고도 남을 역량을 갖추고 있다.

 

우리가 바다로 눈을 돌리면 그건 충분히 가능하다.

 

장대현은? =현대그룹에 입사, (주)지엠비의 기술상무를 거쳐 (주)한라파워 대표를 지냈다. 2005년 아시아 첫 해상풍력발전단지를 표방했던 삼무 해상풍력발전단지 개발 초기 기술자문역이었다. 한신에너지(주)의 삼달풍력발전소장을 거쳐 현재 WPK(주)의 기술총괄 부사장, H-WIND의 기술부분 총괄본부장,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부유식 분과위원, 대한조선학회 VLFS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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