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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철의 그리스 신화이야기(20)]공작의 꼬리 무늬는 감시하는 백개의 눈

이 시간에는 제우스와 이오 사이에 태어난 에파포스의 후손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오는 펠로폰네소스 반도에 있는 아르골리스 지역에 있는 강의 신 이나코스의 딸이자 요정이다.

 

 

제우스는 구름으로 변하여 이오와 사랑을 나누게 되었는데, 맑은 대낮에 구름이 끼는 것을 보고 이상하게 여긴 헤라가 구름이 끼는 곳으로 갔다. 헤라의 기척을 들은 제우스가 재빨리 본 모습으로 돌아오고 이오를 암소로 변신시켰다.

 

때는 이미 늦어서 헤라가 모든 상황을 파악한 뒤였다. 헤라는 모른 체하고 제우스에게 무슨 일로 여기에 있냐고 물었다. 제우스는 단지 암소가 너무 예쁘게 생겨서 구경하고 있었노라고 이야기 하였다. 헤라는 그러면 그 암소를 자기에게 달라고 하였다. 바람피운 것이 들통날까봐 두려워했던 제우스는 순순히 이오를 헤라에게 넘겨주었다. 헤라는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면서 모르는 척 하였다.

 

그리고는 예쁜 암소가 도망갈 수 있으니까 아르고스라는 부하를 시켜 지키도록 하겠다고 하였다. 제우스는 안타까웠지만 헤라의 결정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아르고스에게는 눈이 백 개가 있어서 졸리면 번갈아가면서 눈을 감고 자곤 하였다. 이오는 아르고스의 감시를 벗어날 수 없었다.

 

제우스는 용단을 내렸다. 전령의 신인 헤르메스를 시켜서 아르고스를 죽이라고 한 것이다. 헤르메스는 피리를 불어 아르고스에게 접근을 하면서 아르고스를 잠재웠다. 이때 헤르메스는 판과 시링크스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였다. 헤르메스의 피리 소리를 듣던 아르고스가 잠들기 시작하더니 결국은 백 개나 되는 눈이 모두 감겼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헤르메스는 아르고스의 목을 쳐서 죽였다.

 

헤라를 상징하는 동물은 공작새이다. 충직한 부하 아르고스를 잃은 헤라는 아르고스의 몸에 붙어 있던 눈 백 개를 떼어 자기가 기르던 새에게 붙여 주었는데 그것이 공작새이다. 공작의 꼬리에 붙은 무늬는 제우스를 감시하는 눈을 상징하는 것이다. 즉 남편의 바람을 부인은 눈을 백 개나 뜨고 감시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따라서 공작이 헤라를 상징하는 동물이 된 것이다.

 

헤르메스가 아르고스를 죽이자 이오는 아르고스의 자유로운 몸이 되었다. 그러나 이 사실을 안 헤라가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녀는 암소로 변한 이오에게 벌레를 붙여서 피를 빨아먹게 하여 괴롭혔다. 벌레가 이오의 피를 계속 빨아먹자 이오는 괴로움에 신음을 하면서 지중해 연안을 떠돌게 되었다.

 

 

지도에서 붉은 점으로 표시된 부분이 암소로 변한 이오가 떠돌아다닌 곳들이다. 특히 그리스의 남쪽과 이탈리아 반도의 남쪽 사이에 있는 바다는 이오의 이름을 붙여서 이오니아 해라고 불렀다.

 

그리고 이오는 이집트에서 제우스의 자식을 낳았는데 그가 에파포스이고, 에파포스는 나중에 태어나는 아게노르의 조상이 된다. 아게노르는 페니키아의 왕이 되고 카드모스와 에우로페의 부친이 된다. 에우로페라는 말은 Europe로서 유럽을 의미한다.

 

페니키아 왕 아게노르의 딸 에우로페가 어느 날 바닷가에서 놀고 있었는데 황소 한 마리가 나타났다. 이 소는 제우스가 보낸 소이다. 황소는 에우로페를 등에 태우고는 크레타 섬까지 헤엄쳐서 갔다. 아게노르는 아들 카드모스에게 에우로페를 찾아오라고 명령을 하였다.

 

 

다음 지도는 페니키아 크레타 그리고 테베를 표시한 그림이다. 위치를 잘 기억해 두길 바란다.

 

크레타 섬에서 제우스는 에우로페와 만나서 사랑을 나누고는 미노스와 사르페돈을 낳았다. 후에 미노스는 사르페돈과 경쟁을 하였다. 미노스는 포세이돈에게 기도를 올려서 자신이 왕이 되도록 도와준다면 포세이돈을 주신으로 모시겠다고 약속을 하였다.

 

포세이돈의 도움으로 왕이 된 미노스는 정작 왕이 된 후에는 포세이돈을 모시는 것을 잊어버렸다. 화가 난 포세이돈이 소를 한 마리 보냈는데 왕비인 파시파에가 그 소를 사랑하게 되었다. 파시파에와 소 사이에 태어난 자식이 미노타우로스이다.

 

미노스와의 경쟁에서 밀려난 사르페돈은 트로이 전쟁에서 파트로클로스에게 죽임을 당한다. 그 경위는 다음과 같다. 사르페돈은 미노스에 의해 크레타에서 쫓겨난 뒤 동료들과 함께 배를 타고 소아시아로 가서는 리키아의 왕이 되었다. 그리스와 트로이 간에 전쟁이 벌어지자 사르페돈은 트로이를 위해 열심히 싸웠다.

 

그러던 중 그리스군은 트로이를 점령하지는 못하고 주변 지역만을 점령하였다. 그리스군은 그 와중에 크리세이스라는 여인과 브리세이스라는 여인을 포로로 잡았다. 그리스군의 총대장인 아가멤논은 크리세이스를 차지하였고, 그리스군의 최고 명장인 아킬레우스는 브리세이스를 차지하였다. 그런데 크리세이스는 태양의 신 아폴론을 모시는 제사장 크리세스의 딸이었다.

 

자신의 딸이 아가멤논의 노리개가 되자 크리세스는 아폴론에게 제를 지내면서 그리스군과 아가멤논이 자신의 딸을 납치해 갔으니 그들에게 보복을 해 달라고 기도하였다. 그 기도를 아폴론이 받아들였다. 아폴론은 하늘에 질병의 화살을 쏘아댔다.그러자 많은 그리스 병사들이 전염병에 걸려 죽어갔다. 그리스군으로서는 막대한 전력 손실을 입었다. 아가멤논은 여자와 즐기는 것도 중요하였지만 더 이상 전력 손실을 감수할 수 없었다. 그래서 크리세이스를 크리세스에게 돌려보냈다.

 

다음 슬라이드는 아가멤논이 브리세이스를 아킬레우스로부터 빼앗아가는 장면을 묘사한 것이다. 아가멤논은 크리세이스가 떠나자 아킬레우스가 데리고 있는 브리세이스가 탐이 나서 빼앗았다.

 

 

사진에서 가장 왼쪽에 등을 돌리고 있는 남자가 아킬레우스이다. 가장 오른쪽에 홀을 들고 등을 보이는 남자가 아가멤논이다.아가멤논에게 끌려가면서 뒤를 돌아보는 여인이 브리세이스이다. 오른쪽 사진은 브리세이스를 아가멤논에게 빼앗겨서 항의하는 아킬레우스를 묘사한 것이다.

 

 

이때부터 헥토르가 사망할 때까지를 묘사한 것이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이다. 그림에서 보면 가운데에 투구를 쓰고 서 있는 남자가 아킬레우스이고 그 뒤에는 투구를 쓰고 오른손에 창을 들고 있는 여신이 아테나이다. 가장 왼쪽에 붉은 튜닉을 입고가슴을 드러내 보이는 남자가 아가멤논이다.

 

아킬레우스는 아가멤논에게 대들면서 다시는 전투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트로이 전쟁 편에서 다시 이야기하겠지만 아킬레우스가 전투에 참여하지 않자 그리스군이 트로이군과의 전투에서 계속 패배하였다. 아킬레우스의 불참 때문에 그리스군이 계속 참패를 하자 보다 못한 아킬레우스의 사촌이자 친구인 파트로클로스가 아킬레우스의 갑옷을 입고 그의 창과 방패를 들고 전투에 나갔다. 사르페돈은 파트로클로스와 대적하기 위해 전투에 나갔다. 사르페돈은 눈부시게 싸웠지만 파트로클로스에게 죽임을 당했다.

 

사르페돈의 주검을 놓고 그리스와 트로이 사이에 또 싸움이 벌어졌지만 아폴론이 그리스인들에게서 그의 주검을 구해내어 잘 씻고 암브로시아를 발라 히프노스(잠의 신)와 타나토스(죽음의 신)에게 건네주었다. 히프노스와 타나토스는 그의 시신을 리키아로 옮겨갔고 사람들은 그의 시신을 매장하였다. 리키아 사람들은 그를 기념하여 사르페도네움이란 신전을 세웠다. 이 슬라이드는 히프토스와 타나토스가 사르페돈의 시신을 옮기는 장면을 묘사한 도자기의 일부이다.

 

아게노르는 카드모스에게 에우로페를 찾아오라고 명령하였다 그러나 카드모스는 에우로페가 어디 갔는지 알 지 못했기 때문에 에우로페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알기 위해 델포이의 신탁을 물었다. 신탁은 에우로페를 찾는 것을 포기하라고 하였다. 델포이를 관장하는 신은 아폴론이었다. 아폴론은 제우스의 아들이기 때문에 제우스가 행한 일 즉 에우로페를 납치한 일에 대해서 간여할 수 없었다.

 

그랬기 때문에 신탁은 에우로페를 찾는 것을 포기하라고 한 것이다. 신탁은 카드모스에게 신전 앞에 있는 소 한 마리를 따라가다가 그 소가 멈추는 곳에서 제를 지내고 도시를 세우라고 하였다. 그 도시의 이름은 카드모스의 이름을 따서 카드메이아라고 지으라고 하였다. 카드메이아는 나중에 테베로 이름이 바뀐다.

 

카드모스는 소가 멈춘 자리에 도시를 세우기로 하였다. 카드모스는 암소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는 미지의 대지에 키스를 하였다. 그리고는 부하들을 시켜 제주로 사용할 깨끗한 물을 구해 오라고 하였다. 부하들은 물을 찾아다니다가 어느 동굴에 들어갔다.

 

동굴 안에는 샘이 있었지만 그곳에는 샘을 지키는 왕뱀이 있었다. 왕뱀은 느닷없이 부하들을 독이빨로 물어 죽이고, 어떤 이는 몸으로 감아 질식시켜서 죽였다. 부하들이 나타나지 않자 카드모스는 부하들을 찾아 나섰다. 카드모스가 막상 찾았지만 그들은 모두 주검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들 옆에는 왕뱀이 피를 머금고 있었다. 카드모스는 부하들의 복수를 위해 창을 던졌는데 왕뱀은 그 창에 피를 흘리며 죽었다. 왕뱀이 죽어가는 순간에 어디선가 뱀의 이빨을 빼서 대지에 던지라는 소리가 들렸다.

 

 

왼쪽 사진은 카드모스가 왕뱀을 죽이는 장면을 묘사한 것이다. 카드모스의 뒤쪽에 투구를 쓴 여신은 아테나이다. 오른쪽 사진은 뱀의 이빨을 대지에 던지는 모습니다. 던져진 이빨 하나하나에서 병사들이 태어났다. 그리고 그들은 서로 싸우고 죽였다. 카드모스가 왜 서로를 죽이냐고 하자 그들은 카드모스에게 두고 보기만 하라고 하였다. 그러다가 5명 정도만 살아남자 싸움이 끝이 났다. 병사들은 카드모스를 왕으로 모시고 카드메이아라는 나라를 세웠다.

 

카드모스가 죽인 왕뱀은 전쟁의 신 아레스의 부하였다. 왕뱀이 죽자 아레스는 독특한 방법으로 카드모스를 저주하였다.전쟁의 신 아레스와 사랑의 신 아프로디테 사이에는 조화라는 뜻의 하르모니아라는 딸이 있었다. 세상이 돌아가려면 전쟁과 사랑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뜻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아레스는 딸 하르모니아를 카드모스와 결혼시켰다. 카드모스와 하르모니아 사이에는 아우토노에, 이노, 아가우에, 세멜레, 폴리도로스가 태어났는데 이들 모두 자신이 불행해지거나 그 자손이 불행을 겪게 된다. 이 모든 것이 전쟁의 신 아레스의 저주 때문이다.

 

사실 카드모스의 입장에서는 아레스의 비위를 건드리기 위해 왕뱀을 죽인 것도 아닌데 저주를 받게 된 것이다. 불행이란 꼭 인과관계가 있는 것만은 아니다. 이를 카드모스 가의 비극 혹은 테베의 전설이라고 한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김승철은? = 제주에서 태어나 오현고를 졸업했다. 고교졸업 후 서울대 의과대학을 나와 서울대병원에서 영상의학을 전공했다. 단국대와 성균관대 의과대학에서 조교수를 역임하다 현재 속초에서 서울영상의학과 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과거부터 줄곧 서양사와 그리스 신화에 관심을 두다가 요즘은 규명되지 않은 고대와 중세사 간 역사의 간극에 대해 공부 중이다. 저서로는 전공서적인 『소아방사선 진단학』(대한교과서)이 있고 의학 논문을 여러 편 썼다. 헬레니즘사를 다룬 <지중해 삼국지>란 인문학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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