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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들 허리 휜다! '등골브레이커'…청소년 '노스페이스 알바'까지

 

최근 물의를 빚었던 S중학교 '돈상납'사건. 눈에 띄는 대목이 있다.

 

한 선배가 후배에게 자신이 입던 패딩을 사진으로 찍어 전송, "팔아오라"고 한 것이다. 10대 청소년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돼 버린 아웃도어브랜드 제품이다. ‘노스페이스’ 패딩. 이 패딩의 가격은 30만~70만 원. 청소년들로선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이다.

 

이 점퍼는 입고 있는 점퍼의 가격에 따라 학교에선 위치가 정해질 정도. '노스페이스 계급'이라는 말까지 나와 논란도 일고 있다. 비싼 값에도 불구하고, 또래들 사이에선 없으면 소외감을 느끼는 현실. 황당하게도 옷으로 차별화가 되고 있는 것이다.

 

#가격의 압박 별칭 '등골브레이커'

 

중학교 2학년 딸과 고등학교 1학년 아들은 둔 백형우(48)씨는 지난달 자녀들 때문에 난처했다. 아이들이 30만~80만원에 달하는 패딩을 동시에 사달라고 졸랐기 때문이다.

 

백씨는 "노스페이스, 네파, 콜롬비아 등 인기 브랜드를 입지 않으면 친구들이랑 대화하는데 낄 수 없다는 아이들의 말에 기가 막혔다"며 "서민층 부모중에 그런 금액을 주고 옷을 사주는 이들이 몇 명이나 되겠냐"고 말했다.

 

강채희(44.여)씨는 "패딩 하나에 50만원이 넘어 굉장히 부담스러웠다"며 "입지 않으면 비교대상이 될까봐 안쓰러워 사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요즘 아이들이 좋아하는 연예인이 광고를 하는 브랜드를 찾아간다"며 "가격이 비쌀수록 친구들에게 인정을 받는다는 말에 기가 막혔지만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높은 가격. 10대들이 열광하는 '노스페이스'

 

노스페이스는 10대 청소년 등 젊은층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아웃도어업체로는 이례적으로 아이돌 그룹인 빅뱅을 모델로 발탁했다. 계약기간 1년에 계약금이 10억원에 달했다.

 

당시 모델로 발탁된 아이돌 그룹 멤버 G씨가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미약류관리에관한 법률 위반) 기소유예처분을 받은 사실이 알려졌지만 광고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노스페이스는 지난해 6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2010년 5300억 원보다 15%가량 늘었다.

 

노스페이스가 처음 국내 시장에 진입한 시기는 1997년. 2003년 매출은 800억 원 대였다. 그러나 해마다 25%의 성장률을 보이며 매출을 수직 상승시켰다.

 

골드윈코리아(노스페이스) 홍보팀 장희수 대리는 "이번 겨울 매출이 2010년에 비해 15~20% 늘었다"며 "아웃도어의 기능성을 기본으로 모든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상생활에서도 무리 없이 입을 수 있는 디자인을 제공해 청소년층을 비롯해 모든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받고 있는 것"이라며 인기이유를 풀이했다.

 

제주여상 김모(18)양은 “좋아하는 연예인이 광고하는 브랜드의 옷을 입는 것이 유행”이라며 “아이돌 그룹 ‘2PM’을 좋아하는 친구들은 네파 브랜드를, ‘빅뱅’을 좋아하는 친구들은 노스페이스 브랜드를 입는다”고 말했다. 김양은 또 “많은 스타들이 노스페이스 패딩을 예능프로그램에 입고 나온다”며 “친구들이 다른 브랜드보다 노스페이스를 더 선호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없으면 무시당해!…알바를 해서라도 비싼 것

 

제주여고 강모(17)양은 "한반에 10~30명 정도가 입는다"며 "브랜드에 따라 가격이 다르지만 노스페이스, 네파, 아디다스 등 보통 20만~50만 원짜리를 입는다"고 말했다.

 

이어 "패딩을 입고 오면 돌아가면서 진품인지 짝퉁인지 여부를 판정하기도 한다"며 "짝퉁을 입으면 무시당해서 일부러 비싼 진품을 구매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설날을 맞아 갖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 는 질문에 돌아오는 답도 한결같다. 제주고 한모(17)군은 "세뱃돈으로 40만원을 벌었다 10만원만 더 모아서 노스페이스 패딩을 사려고 한다"며 "저가 패딩을 사서 입으면 친구들이 무시한다"고 말했다.

 

이 학생은 또 "다른 학생들은 패딩을 사려고 알바를 하는 친구들도 있다"며 "70만 원대의 비싼 옷을 사려고 중국집 배달을 하는 친구들도 있다"고 털어놨다.

 

#제 2의 교복 노스페이스. 학교의 계급장?

 

‘눕시 2’ 모델. 속칭 ‘찌질이’ 계급으로 통하는 이 모델의 가격은 25만 원대. 너나 할 것 없이 입기 때문에 가치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0만 원대의 가격을 선보인 ‘노스페이스 800’ 모델은 중상위권으로 분류된다.

 

'노스페이스 드라이 로프트'는 학생들 사이에선 속칭 ‘양아치’ 계급이다. 부모님의 허리가 휜다는 말에서 나온 ‘등골브레이커’ 라는 이름이 덧붙여진 이 모델은 50만원이 넘는다. 가격이 70만원을 웃도는 '히말라얀파카'는 '대장'계급이다. 가격의 압박 때문에 입는 학생이 거의 없다는 모델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노스페이스 점퍼는 '제 2의 교복'을 벗어나 학생들 사이에서 계급화된 의상으로 분류되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대학교 사회학과 김석준 교수는 "성인들의 물질 만능주의나 금전중시 풍토가 청소년들에게 전가된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어른들이 좋은 차를 기준으로 두고 타고 다니듯이 청소년들도 무엇을 입고 무엇을 쓰느냐 하는 외적요소, 부모의 경제력 등이 가치기준이 되고 있다. 또래들에게 소외당하지 않으려는 불안함이 반영돼 사회적 현상이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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