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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일제강점기 대표 환금작물 … 군수목적으로 재배 장려

 

 

‘제충국’이라고 하면 얼른 떠오르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막상 실물을 보면 십중팔구는 ‘아~ 이게 제충국이었구나’라며 옛 기억을 떠올릴 수 있다. 초등학교 시절 할머니집에 가면 여름밤 모기를 쫒기 위해 마당에 피웠던 풀이 제충국이던 것 같다. 이 제충국이 사실은 일제가 군수목적을 가지고 제주 농촌에 대량 보급하였던 일제강점기 대표적인 환금(還金)작물이다.

 

제충국은 아시는 바와 같이 국과(菊科)식물에 속하고 페루시아종과 다루마채종과의 이 종류가 있다... 제충국의 유효성분은 피레트론이라 칭하는 갈색의 산성유상(酸性油狀)물질로 곤충류에는 극히 유해한 것이다. 이것은 미소(微少)한 특유의 향기를 유(有)하고 비상히 분해하기 쉽고 주정(酒精)에 쿠로로호름, 휘발치(揮發治)에 잘 용해되는데 아루카리 우(又)는 산(酸)에는 불용해이다(1940. 02. 03. 동아일보).

 

제충국(除蟲菊)은 아미리가(亞米利加) 과수원 등에서 절호(絶好)한 구제제(驅除劑)로 환영되는 것인바 일본시장에서는 매년 수출이 백만근에 달한다. 이것은 조선에도 재배에 적당할 뿐 아니라 농가의 항구부업으로 가장 적당하다 하야 총독부에서도 그 재배장려정책을 세우고 오개년 계획안을 작성하야 일년간 백만원 가격의 미국 불화(弗貨)를 가져올 경기 조흔 이야기란다(1933. 12. 01. 동아일보).

 

제충국은 발칸반도 달마티아 지방이 원산지이다. 1840년경 달마티아 지방에서 재배가 시작된 이래 유럽에 점차 전파되었고, 1860년에는 미국에 전해졌으며, 일본에는 1885∼1886년경에 미국과 호주에서 도입되었다. 2차 대전 이전에는 유고에서 대량생산되었고 전쟁으로 생산이 감소하면서 일본에서 생산이 늘어 1935년에는 세계 제1위 생산국으로 부상하였다.

 

아국(我國)은 제충국의 건조 급(及) 분말의 세계에 잇어서의 최대의 공급국으로서 알려저 잇고 수출선은 주로 북비, 영국 등으로 그 양은 일개년 약 칠백만근 가량이다(1938.08.17. 동아일보).

 

제충국의 재배자는 채집한 꽃을 건조시켜 이것을 판매하는바 아직 조선에서는 본격적으로 재배하고 판매하지 못하는 중 금반 총독부에서 적극 재배장려 할 계획이라 하나 이때까지는 소량을 시험적으로 재배하야 그 생산품을 그 지방에서 구충제 기타에 판매하는데 불과하여...

 

조선은 제충국의 재배조정에 가장 필요한 건조에 적당하다... 제충국은 곤충류 특히 농업용의 해충구제등으로 근년 더욱 그 수요를 증가하고 있음으로... 제충국은 중점토우(重粘土) 우(又)는 배수불량한 음습한 지(地)는 불가하다. 배수가 양호하고 일광의 조사(照射)가 충분한 사질양토가 가장 적당하다(1934. 04. 25. 동아일보).

 

제충국은 꽃을 수확 건조시켜 살충제의 원료로 쓰이는 작물로서 태풍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시킬 수 있는 안전작물이며 휴한지를 이용하여 재배할 수 있고 성장환경이 제주도 기후에 적합하다. 이러한 이유와 함께 일제의 군수물자 확보라는 필요와 맞물려 제충국 재배 조합이 설치되는 등 제주지역에서 제충국 재배가 장려되었다.

 

제충국의 용도를 상세히 말하면, 화급경엽(花及莖葉)을 분말로 한 것은 곤충류에 대하야 심히 유해한 것인바 인축(人畜)에는 해가 없으므로 화우((花又)는 경엽(莖葉)을 분말로 하고 혹은 여기에 혼합물을 가하야 선상(線狀) 우(又)는 액상(液狀)으로 살포, 연관주(煙灌注)하야 해충의 구제에 사용하는 등 실로 광범한 용도를 가지고 잇다(1934. 04. 26. 동아일보)

제충국의 꽃에는 곤충의 신경을 마비시키는 피레트로이드 성분이 들어 있다. 피레트로이드는 곤충에 대해서는 강력한 운동신경 마비작용을 일으키지만 온혈동물에는 독성이 아주 약하므로 사람과 가축에는 해가 없다. 그러므로 가정용 살충제 및 농업용 살충제로 이용되어 왔다.

 

특용작물로 제충국 재배를 장려하는 가부에 대하야는 제충국이 아직 충분이 알려잇지 않은 것과 가격이 일정치 못하기 때문에 총독부 농림국에서 여러 가지로 연구 중인데 전라남도에서는 일본내지의 제충국재배가 불진하야 업자등이 조선에 주의하고 잇는 사실에 감하야 금년부터 제주도에서 대대적으로 장려하기로 결정하엿다(1934. 04. 30. 동아일보).

 

제주도에서는 1930년대 일제에 의해 전량 계약 재배되었고 최저가격(관당 1원40전)을 보장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1938년경에 이르러서는 재배면적이 398ha에 이를 정도로 재배가 확산되었다. 또한 제충국의 계속적인 생산증대를 위하여 1931년 우면 서호리, 신좌면 조천리, 제주공립농업학교 등에 시작지(試作地) 면적을 확보하고 새로운 품종을 시험 재배하였다.

 

제주도에서 산출(産出)되는 제충국은 금년에 그 재배성적이 양호하야 일만사천여관 수획(收獲)을 예상한다는데 이것을 작년의 팔천여관에 비하여 보면 약 이배의 대증수(大增收)를 시(示)하엿을뿐 외다. 시세도 고등(高騰)하야 일관당 오원가량이므로 제충국 재배자는 근년에 희유(稀有)의 만족을 느끼고 잇다고 한다(1938. 06. 19. 동아일보).
 

 

당시 반당(反當) 생화 수확량은 10관이고 10a당 50원 정도의 소득을 얻을 수 있었디. 당시 공무원 월급이 20원 정도이었다고 보면 당시로서는 제충국은 비교적 고소득 작물이었다.

농산물 증식문제는 전시식량의 유지확충을 위하야 브르짖게된 만큼 그 정책은 중대전기를 화(畵)하여 하고 있다... 농업정책은 종래의 소극주의에서 적극주의로 전환할 정세에 처하엿다.

 

농산물만으로써 적어도 일억원을 국제수지에 자(資)하기 위하야 다(茶), 제충국, 채종(菜種), 관힐용(罐詰用) 소채(蔬菜), 감귤류 등을 증식하려는 중이다. 이는 종내 생산력유지로써 만족하고 가격통제에만 시종(始終)하던 농산물을 금후는 생산력확충, 농산물증식을 위하야 계획생산을 하려는 것이다(1939. 09. 03. 동아일보).

 

1930년에 이르러 제주도 농가가 생존을 위한 식량확보 수준의 생산단계에서 벗어나 가계에 필요한 현금수입 증대를 위해 상품작물, 환금작물의 재배확대와 식량대체작물, 지력증진을 위한 두류 등과 같은 작물을 재배 확산하는 등 농업경영의 다각화 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1930년대 주요작물의 생산현황을 살펴보면 단위 면적당 현금수입이 가장 높은 제충국, 박하, 그리고 식량대체작물 겸 상품작물인 고구마와 육지면, 양잠 등이 증가했다.

 

제충국을 포함한 1930년대 상품작물의 보급 확대 및 재배의 장려는 주로 일제의 식민지 농업정책과 식민지 시장경제상황과의 관련 하에서 이루어졌다. 즉, 당시 제주도 농민들은 상품작물 대부분이 전매(專賣)로 확실히 판매가 보장되어 농민들의 의사결정과정이나 생산활동에 안정을 가져다주었기 때문에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상품작물이나 환금작물 재배에 참여했던 것으로 보인다.

 

☞진관훈은?

 

= 서귀포 출생. 제주대 사범대를 나왔으나 교단에 서지 않고 동국대에서 경제학 박사(1999), 공주대에서 사회복지학 박사(2011) 학위를 받았다. 제주도 경제특보에 이어 지금은 지역산업육성 및 기업지원 전담기관인 제주테크노파크에서 수석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으며 겸임교수로 대학, 대학원에 출강하고 있다. 저서로는『근대제주의 경제변동』(2004),『국제자유도시의 경제학』(2004),『사회적 자본과 복지거버넌스』 (2013) 등이 있으며『문화콘텐츠기술과 제주관광산업의 융복합화연구』(2010),『제주형 첨단제조업 발굴 및 산업별 육성전략연구』(2013),『제주자원기반 융복합산업화 기획연구』(2011) 등 보고서와 다수의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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