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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 도처에 있는 환해장성 ... 적을 방어하기 위해 해안선에 쌓은 돌담

 

제주의 농·어·산촌 어디에서도 볼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정겨운 밭담이다. 특히 우도 밭담과 한림 귀덕리의 일주도로변 밭담은 더욱 눈길을 끈다. 우도 도처에서 만나는 아지자기한 밭들이 주로 외담으로 담을 둘러졌고, 귀덕리의 밭담들은 잣담으로 둘러 있어, 담 모양들이 퍽이나 독특하고 친근하게 다가온다.

 

우도의 경치와 어우러진 올망졸망한 밭담들이 아기자기하게 이어져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어디에서 보든 제주선인들의 땀방울이 맺힌 밭담과 돌담들은 이젠 영롱한 현무암석의 보물들로 진화하고 있다.

 

이원진 목사가 쓴 탐라지에는 ‘밭 사이에 경계가 없어, 힘센 자들이 약한 자의 토지를 잠식하기에, 김구(고려시대 제주 판관)가 지역민들의 고충을 듣고, 돌을 모아 담을 쌓고 경계선을 구분 지으니 지역민들이 편하였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거친 바람으로부터 흙과 씨앗을 보호하기 위해 밭에서 골라낸 돌들로 밭담을 쌓는 일은 농경과 더불어 시작되었을 것이다. 돌담 중 잣백담 또는 머들은 농경문화 이래 밭에서 캐낸 돌들을 성처럼 쌓아올린 담이고, 잣성은 조선 초기부터 한라산 지역에 설치된 목마장의 경계에 쌓은 담이다. 환해장성은 고려시대부터 적을 방어하기 위해 해안선을 돌아가며 쌓은 성담이다.

 

3읍성, 9진성, 25봉수대, 38연대 등의 성담들은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항만공사 등으로 매몰되고 말았다. 허무한 역사의 한 단면에서 우리의 역사 허물기로 이어지는 일제의 만행을 읽는다.

 

 

2013년 국가 중요농업유산에 ‘완도의 청산도 구들장 논’과 함께 ‘제주도 흑룡만리(黑龍萬里) 밭담’ 지정에 이어, 2014년 세계농업유산으로 지정된, 제주역사와 제주문화가 서린 제주밭담의 미학을 우도 도처에서 만나는 것은 또 다른 볼거리이다.

 

흑룡만리는 검은 현무암 돌담이 마치 검은 용이 만리장성처럼 끝없이 이어지는 형상을 이르는 말로, 제주대학교 송성대 전 교수에 의해 처음 쓰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도 도처에 있는 환해장성 또는 잣성들은 보존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 우도 해안을 둘러쌓은 환해장성의 흔적은 제주 어느 곳보다 많이 남아 있다. 그러나 우도의 환해장성이 언제 어떻게 구축된 것인지에 대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실정이다.

 

1845년 영국군함인 사마랑호가 우도에 정박한 것에 대비하여 쌓은 것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또는 조선시대 우도목장이 들어섰을 때 말들이 바닷가로 가거나, 바위 틈에 실족하여 다치거나 유실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쌓은 것으로 추정되기도 한다. 관계당국을 비롯한 향토사학자들의 연구와 보호장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문영택은?
= 4.3 유족인 부모 슬하에 부산 영도에서 태어났다. 구좌중앙초·제주제일중·제주제일고·공주사범대·충남대학교 교육대학원(프랑스어교육 전공)을 졸업했다. 고산상고(현 한국뷰티고), 제주일고, 제주중앙여고, 서귀포여고, 서귀포고, 애월고 등 교사를 역임했다. 제주도교육청, 탐라교육원, 제주시교육청 파견교사, 교육연구사, 장학사, 교육연구관, 장학관, 중문고 교감, 한림공고 교장, 우도초·중 교장, 제주도교육청 교육국장 등을 지냈다. '한수풀역사순례길' 개장을 선도 했고, 순례길 안내서를 발간·보급했다. 1997년 자유문학을 통해 수필가로 등단, 수필집 《무화과 모정》, 《탐라로 떠나는 역사문화기행》을 펴냈다. 2016년 '제주 정체성 교육에 앞장 서는 섬마을 교장선생님' 공적으로 스승의 날 홍조근정훈장을 받았다. 지난 2월 40여년 몸담았던 교직생활을 떠나 향토해설사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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