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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찬의 프리즘] 정부.청와대의 ‘다행스럽다’는 경제 자평

 

작금의 한국 경제상황에 대한 정부 진단은 ‘다행스럽다’로 요약된다. 2월 취업자가 1년 전보다 26만명 늘어난 것으로 통계가 나오자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이렇게 말하며 반색했다. 늘어난 취업자가 대부분 세금으로 만든 노인들의 단기 알바(40만명)이고, 나라경제의 허리인 3040세대 일자리(-24만명)가 산업의 핵심인 제조업에서 크게 감소한 것은 괘념하지 않았다.

 

그런 부총리로부터 경제현안 보고를 받으면서 문재인 대통령도 낙관적 평가를 되풀이했다. 올 들어 경제가 여러 측면에서 개선된 모습을 보여 다행스럽다고 했다. 국가 경제가 견실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대통령과 경제팀의 이런 경제현실 인식과 발언은 국내외 전문기관들이 한국의 경제지표와 기업들에 대한 경고음을 잇달아 울리는 것과 동떨어져 있어 우려를 더한다. 투자ㆍ생산ㆍ고용 등 핵심지표가 부진하고 수출까지 넉달째 감소하는 데도 정부 홀로 낙관론을 펴고 있는 형국이다.

 

1월 산업활동을 놓고도 기획재정부와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상반되게 해석했다. 기재부는 생산과 소비 지표가 반등했다고 반겼지만, KDI는 설 명절에 따른 일시적 효과일 뿐 투자 부진이 심화되고 소비 증가도 미약하다며 걱정했다.

 

나라밖 시선은 더 부정적이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S&P는 “한국 기업들의 신용도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락세에 접어들었다”며 올해 한국의 간판기업들이 대거 신용등급 강등 위험에 놓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2015~2017년 꾸준히 개선됐던 신용도가 악화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앞서 무디스는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2.7%에서 올해 2.1%로 급락하며 주요 20개국(G20)에서 최저 수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신용평가사들은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나라에 먼저 거시경제의 침체 위험성을 알린다. 그 다음 주요 기업들의 신용등급 하향을 예고한다. 신용등급 하락 경고가 개별 기업 수준에 도달했음은 경제상황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의미다.

 

 

정부의 경제정책이 성과를 내려면 경제현실에 대한 인식부터 정확해야 한다. 냉철한 현실 분석을 기반으로 정책을 숙고해야 대처가 가능하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마음에 드는 지표만 보거나 정치 변수를 고려해 아전인수로 해석해선 곤란하다.

 

그런데 문 대통령의 현실과 괴리된 경제인식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최저임금 인상은 긍정적 효과가 90%”라거나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등 발언으로 소상공인과 기업인들을 놀라게 했다. “경제실패 프레임이 작동해 성과가 국민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고 언론의 부정적 경제기사 보도와 정치권의 공격을 탓하기도 했다.

 

경제가 돌아가는 상황을 일컫는 경기(景氣)에 ‘기분 기’라는 말이 들어있는 것처럼 경제는 상당 부분 심리다. 정부가 분위기를 좋은 쪽으로 이끄는 것이 필요하지만, 지나치게 낙관하거나 현실을 왜곡하면 문제를 치료할 기회를 놓치고 경제는 더 악화될 것이다.

 

국회가 역할을 못한다는 비판이 있긴 해도, 의원들의 21일 대정부 질문은 민심의 반영으로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야당의 평가는 냉혹했다. “경포대(경제를 포기한 대통령) 시즌2 시작” “악 소리 나는 재앙적 경제” “희망을 키우기보다는 절망에 적응하게 만들고 있다” “국정 농단한 적폐정부 때보다도 경제가 어렵다” 등.

 

여당에서도 “최저임금 인상을 지금이라도 보완할 생각이 없나”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기업을 더 옥죈다는 주장이 있다”는 등 비판이 제기됐다. 이낙연 총리 답변대로 지금의 경제난이 과속 최저임금 인상 때문만은 아니다. 그렇지만 여야가 공히 지적하는 최저임금 인상 후유증은 정치공세로 치부하고 넘길 일이 아니다.

 

경제팀 컨트롤타워인 기재부에서 홍남기 부총리 취임 100일에 즈음해 ‘특별한’ 보도자료를 냈다. 12쪽짜리 자료에서 ‘경제활력 기대감 형성’ ‘한목소리(One Voice)로 엇박자 논란 종식’ 등 2기 경제팀에 대한 평가도 내렸다.

 

정부정책의 성과와 경제팀에 대한 평가는 경제지표와 경제심리 등에 따라 시장에서 이뤄진다. 경제팀이 성과를 운운하며 자화자찬할 일이 아니다. 홍 부총리는 “우리나라가 기업하기 어려운 여건이 맞다고 보냐”는 야당 의원 질의에 “그렇다”고 답했다.

 

정녕 그렇게 생각한다면 6년 동안 16억7000만 달러(약 1조9000억원)가 투자될 한국 기업 SK이노베이션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공장을 유치한 미국 조지아주에서 배워라. 그곳 공무원들은 축구장 156개 넓이 공장용지를 20년 무상 제공하고, 상하수도ㆍ도로ㆍ전력 등 인프라 건설과 세금감면을 약속해 SK를 움직였다. [본사 제휴 The Scoop=양재찬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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