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 씨수말로 꼽히는 ‘메니피(Menifee)’의 업적을 기리는 추모제가 열린다.
한국마사회 제주지역본부는 오는 27일 경주마의 대부 메니피에 대한 추모제를 렛츠런팜 제주에서 연다고 24일 밝혔다.
추모제에는 윤각현 한국마사회 제주지역본부장을 비롯해 양영진 제주목장장, 김창만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장 등 40여명의 말 관계자가 참석한다. 추모 제사와 메니피 묘비 제막식 등이 열릴 예정이다.
더러브렛 품종인 메니피는 전설의 경주마로 손꼽히는 ‘시크릿테리엇’의 자손으로 1996년 미국에서 태어나 1998년부터 약 2년간 경주마로 활동하다 2000년에 씨수말로 전환됐다.
2006년 한국마사회가 명마 생산을 통한 국내 말산업 발전을 위해 37억원을 들여 미국에서 메니피를 데려왔다.
메니피는 12년 동안 700여 마리의 자마를 두는 등 2012∼2017년 국내 씨수말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자마들의 수득 상금 누적액은 약 600억원에 이를 정도다.
대표적인 자마로는 한국 최초 통합 삼관마를 달성한 ‘파워블레이드’와 대통령배 경주를 거머쥔 ‘경부대로’, 코리언 더비 우승마 ‘파이널보스’ 등이 있다.
윤각현 한국마사회 제주지역본부장은 "메니피는 타 씨수말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압도적인 자마들의 성적으로 한국 경주마 생산은 물론 제주 말 생산 농가에도 큰 기여를 했다"면서 "제주에 묻힌 메니피는 한국 말산업의 이정표로서 후대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니피는 지난 13일 오전 9시경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렛츠런팜에서 한 차례 교배를 마친 뒤 어지럼 증상을 보이며 바닥에 쓰러져 노인성 심장질환에 의한 급성 심정지로 폐사했다.
1996년생인 메니피는 23세에 불과하지만 사람 나이로 따지면 90대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1년에 최대 130회 교배하던 것을 올해는 90회로 낮췄다. 그러나 메니피는 이날 마지막 교배를 마치고 결국 폐사했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