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전역에 조류인플루엔자(AI) 공포가 퍼지고 있다. AI 의심 오골계 155마리의 행방이 묘연하기 때문이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4일 제주도청 2층 한라홀에서 고병원성 의심 AI 발생에 따른 긴급 방역대책회의를 주재했다.
이날 대책회의에는 김 장관을 비롯해 박봉균 농림축산검역본부장, 원희룡 제주지사, 전성태 행정부지사, 윤창완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장, 양계농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이번 제주 AI 사태는 지난 2일 한 토종닭 농가의 신고로 알게 됐다.
해당 농가는 이날 토종닭 3마리가 폐사하자 제주시에 신고했다. 폐사한 닭에서는 H5N8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이 농가는 지난달 27일 제주시 오일장에서 오골계 5마리를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오골계는 하루만에 폐사했고, 지난 2일 폐사한 토종닭들과 함께 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제주시 애월읍 농가 2곳에서 전북 군산시 한 농가로부터 AI 감염 의심 오골계를 각각 500마리씩 구입했다.
이들 농가는 지난달 27에는 제주시 오일장에서, 29일에는 서귀포 오일장에서 오골계 160마리를 판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농가에서도 오골계가 폐사했다. 분양받아 온 오골계 총 1000마리 중 729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은 이 사실을 방역당국에 알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도는 AI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 3일 이들 농가에 살아남은 오골계 111마리를 살처분했다. 또 주변 반경 3㎞ 이내 농장의 가금류 1만98마리도 살처분했다.
그러나 아직 오일장에서 팔린 160마리 중 155마리의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제주도는 역학조사 등을 통해 155마리를 추적하고 있다.
한편 문제의 오골계가 있던 전북 군산 농가는 오골계와 토종닭 2만마리를 키우고 있었다. 지난달 20일부터 하루 평균 20~30마리가 폐사, AI 의심 증상을 보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3~27일 이 농장에서 팔린 오골계는 제주 1000마리, 경기 파주시 500마리, 경남 양산시 500마리 등 모두 2000마리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봉균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은 "재래시장에서 팔려나간 160마리 중 155마리의 경로가 확인되지 않아 걱정스럽다"며 "만약 다른 조류와 혼사했을 경우 바이러스가 다른 조류로 확산, 제주 전지역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오일장은 5일마다 장소를 옮겨가며 열린다"며 "살아남거나 합사된 다른 조류가 오일시장에 나올 경우 더 큰 문제가 생긴다. 오골계 155마리의 역학조사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제이누리=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