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제주현대정치史 남다른 官運 타고 난 '金宇南'

  • 등록 2012.04.11 22:4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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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원 세차례 도전 당선…'탄돌이'로 국회 첫 입성, 선거 2연패 뒤 7연승
지역기반 탄탄·뚝심·'농수산위' 고집… '정치 처세' 뛰어나

'국회의원의 꽃'인 3선 고지에 오른 민주통합당 김우남(57·金宇南) 당선인은 제주 현대정치사에서 남다른 관운(官運)을 타고 난 정치인, '억세게 운 좋은 정치인' 으로 세간에 화제다.

 

김 당선인은 30대부터 직업이 정치인이다. 그는 경선을 포함해 선거만 아홉번 치렀다. 통산 전적은 2연패 뒤 7연승. 살아 온 이력이 지역 바닥 정서를 파고들며 지역기반을 탄탄하게 다지게 한 '김우남의 정치 처세'다.

 

 

선거 승부처마다 넝쿨째 굴러오는 '관운'도 그의 3선을 도왔다.

 

그는 세화고와 제주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고향에서 JC(청년회의소) 활동을 하며 줄곧 선거에 도전했다.

 

제주도의회 의원 선거에 세차례 도전 끝에 당선됐다.

 

그의 고향은 구좌읍 평대리. 한 마을에서 도의원 선거에 3명이 출마해 화제를 모아 '정치 1번지'로 불린다.

 

1998년 그는 새정치국민회의 간판을 달고 도의원 선거에 출마, 당선됐다. 같은 마을 '삼촌'인 이재현 전 도의회 부의장의 용퇴에 힘입어 도의회에 입성했다.

 

당시 '황색 바람'이 제주 전역에 불면서 같은 구좌읍 출신에 같은 당 우근민 후보(현 제주지사)와 함께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두차례 도의원 선거에 낙선한 김 당선인은 세번째 도전도 그리 녹녹치 않았다. 그가 출마한 제주도의회 북제주 3선거구(구좌읍.조천읍.우도면)는 사실상 구좌읍과 조천읍 후보 간 지역 대결이다. 캐스팅보트를 가진 마을이 조천읍 함덕리다. 이 마을은 당시 유권자 6000여명으로 전국 리(里) 단위로는 선거인이 가장 많은 마을이다.

 

김 당선인은 당시 함덕리를 승부처로 보고 집중 공략 중이었다. 부인은 이 지역 고교 교사로 재직했다. 하지만 복병이 나타났다. 제주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이 마을 출신 30대 정치신인 현길호씨가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힘겨운 선거가 예상됐지만 당시 현씨의 돌연 불출마로 김 당선인에게 기회가 왔다. 결국 그는 유력 경쟁 후보의 사퇴와 '황색 바람' 을 업고 꿈에 그리던 도의원에 당선됐다.

 

그는 지방의회에 입성, 재선에도 성공한다. 도의회 부의장을 지내며 제주경실련 선정 베스트 의원에 뽑히는 등 승승장구한다.

 

내친 김에 그는 국회의원에 도전한다. '제주시·북제주군 을' 선거구에 출마하기 위해 민주당을 탈당하고 제주도의회 부의장직을 내던져 열린우리당에 공천을 신청한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치러진 17대 총선에서 그는 열린우리당 후보로 '제주시·북제주군 을'에서 당선되는 기염을 과시한다.

 

당시 노란(열린우리당) 깃발만 꽂으면 당선이 유력하다는 총선 정국에서 그에겐 험난한 예선이 기다리고 있었다. 경선을 통해 출마 후보를 확정한다는 당의 방침 때문이었다.

 

이번에도 사실상 자신의 첫 도의원 당선을 도운 현길호 전 제주대 총학생회장(당시 38세)과 운명처럼 만나게 된다.

 

당시 48세인 김우남 도의원은 제주시민회관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제주시ㆍ북제주군을' 선거구 제17대 국회의원 후보 경선에서 290표를 얻어 236표를 얻은 현길호 전 제주대 총학생회장을 54표 차이로 눌러 이겼다.

 

김 당선인은 당시 후보 수락연설에서 "현길호 동지와는 남다른 인연이 있다. 현 동지에게 감사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17대 총선에서 그는 열린우리당 강창일·김재윤 후보와 함께 초선 뱃지를 달게 된다. 세간에선 '탄돌이(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의 영향으로 당선된 이들)'이라고 폄훼했지만 지역기반을 탄탄히 다져 온 그의 원천도 무시할 수 없다. 텃밭인 구좌읍도 표 결집력이 다른 지역보다 강한 점도 그에게는 힘이 됐다.

 

18대 총선에선 집권 한나라당 30대 정치 신인 부상일 후보의 도전을 받는다. 부 후보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검사 출신 변호사로 이명박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활동해 만만치 않은 상대이었다. 부 후보도 공교롭게도 김우남 의원과 같은 동향(구좌읍 평대리)이다.

 

하지만 지역기반은 김 의원이 탄탄했다. 여야 후보간 치열한 선거전을 펼친 가운데 선거 일주일을 남겨 두고 김우남 후보는 부친상을 당하게 된다.

 

김 후보는 선거운동을 중단했다. 동정 여론도 있었다. 당시 한나라당은 총선을 앞두고 터진 4.3 악재에 발목을 잡혔다.

 

김우남 후보는 재선에 성공한다. 18대 국회에서 국정감사 우수의원 ‘5관왕’, 국회의원이 수상하는 상 중에서 최고의 영예인 ‘입법·정책개발 최우수의원’에 세차례 선정됐다.

 

그는 재선 의원 8년 동안 줄곧 1차산업과 관련된 상임위원회인 농수산식품위원회를 고집했다.

 

2012년 김우남 의원은 '국회의원의 꽃'인 3선에 도전한다. 단수 공천을 받은 제주지역 민주통합당 다른 후보와 달리 김 후보만 유독 경선을 치러야 했다.

 

그는 공교롭게도 이번에도 제주대 총학생회장 출신 정치 신인과 맞붙는다.

 

국회의원 보좌관과 지방의회에서 정치수업을 받고 여의도 입성을 꿈꾸던 오영훈 전 제주도의원과 국민참여경선을 치러 68%를 얻어 낙승, 4.11총선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제주시 을 선거구는 김우남 후보와 새누리당 부상일 후보의 ‘리턴매치’가 성사됐다. 김우남 후보가 ‘국회의원의 꽃’이라고 하는 3선에 성공할 수 있을 지, 아니면 절치부심한 집권당 부상일 후보가 4년 전 설욕을 갚고 여의도에 입성할 수 있을 지 지방정가뿐 아니라 유권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치열한 리턴매치가 예고된 가운데 후보 등록 첫날인 3월 22일. 김우남 후보에게 뜻밖의 낭보가 전해온다.

 

새누리당이 부상일 예비후보의 공천을 전격 취소한 것이다. 부인이 선거법 위반 사건에 연루돼 중앙당이 공천을 취소했다. 새누리당은 제주시 을 선거구를 무공천 지역으로 결정했다.

 

김 후보는 약체로 분류되는 자유선진당과 진보신당 후보와 손 쉬운 선거를 치르게 된다.

 

 

11일 김 후보는 예상대로 70% 안팎의 높은 득표율(오후 10시 현재, 개표율 87%)로 사실상 당선을 확정지었다.

 

김우남 19대 국회의원 당선인은 "3선은 중진의원이다. 지방 일에만 국한하지 않고 경제 민주화, 보편적 복지, 조국 평화 등 국가적인 일에 힘쓰겠다"며 "지난 8년 동안의 부족했던 의정 활동을 보완해 제주 발전을 앞당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포부로 대신했다.

 

그는 "유력한 집권여당 후보의 불출마로 어느 정도 많은 득표를 예상했다"며 "하지만 쉬운 선거는 없다고 본다. 발걸음에 따라 표가 비례한다는 생각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유권자에 대한 도리이자, 예의라고 생각해 열심히 표밭을 누볐다"고 말했다.

 

그의 남 다른 관운이 2년 후(지방선거) 또는 4년 후(20대 총선)까지 이어질 지 관심이다.

 

임성준 기자 jun@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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