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앞둬 참변…여교사 비보에 유족·제자 오열

  • 등록 2012.05.10 17:3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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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울음바다·남편 망연자실…경찰, "트럭 과실 인정되면 구속영장 신청"

 

수학여행단 버스가 15t 덤프트럭과 충돌해 38명이 사상자가 발생하는 참사가 빚어졌다. 이 사고로 교사 1명이 숨졌다. 학생들은 담임교사의 사망 사실을 뒤늦게 알고 울음바다를 이뤘다.

 

이 사건을 조사 중인 제주 서부경찰서는 “덤프트럭이 신호를 위반해 운행하다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는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트럭 운전자를 상대로 신호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과실이 인정될 경우 구속까지도 검토하고 있다.

 

숨진 여교사의 시신이 안치된 병원에는 학생들은 물론 같은 재단 학교에서 근무하는 남편인 이모 교사가 찾아와 망연자실한 모습을 보였다.

 

 

신호위반 여부 집중 조사

 

10일 오전 10시 18분. 제주시 한림읍 금능리 금능사거리에서 전북 익산시 원광여중 2학년 6반 학생 34명과 인솔교사 2명, 버스기사 등 모두 37명이 탄 관광버스와 15톤 덤프트럭이 충돌했다.

 

이 사고로 버스에 타고 있던 담임교사인 신모씨(39)가 숨졌으며, 버스기사 주모씨(39)와 학생 2명도 크게 다쳐 제주시 한라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는 한림읍 협재리 쪽에서 한경면 월령리 방면으로 진행하던 덤프트럭이 금능리 쪽에서 농공단지 방면으로 가던 관광버스 왼쪽 부분을 충돌하면서 일어났다.

 

사고로 덤프트럭이 뒤집혀 적재함에 실려 있던 채석들이 도로 옆으로 쏟아졌다. 버스 운전석 뒤에 타고 있던 신 씨는 학생들을 돌보느라 안전벨트를 매지 못한 채 사고 충격과 함께 버스 밖으로 튕겨져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버스 중간좌석에 탔다가 부상을 입은 박모양(14)은 “갑자기 ‘꽝’하는 소리와 함께 정신을 잃었는데 깨어보니 병원에 누워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목격자 진술에 따르면 덤프트럭이 신호를 위반해 운행하다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된다”며 "덤프트럭과 버스 앞 부분이 충돌하다 보니 앞에 타고 있던 교사와 버스기사가 크게 다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덤프트럭 운전자 고모씨(28)를 상대로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 중인 가운데 고씨는 경찰 조사에서 “신호를 위반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조사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사고가 트럭 운전자 고 씨의 신호위반으로 밝혀질 경우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만큼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폭풍 눈물 쏟아낸 학생들과 넋 잃은 남편

 

이날 오후 3시 30분께까지 원광여중 2학년 6반 학생들 모두 담인인 신 씨의 죽음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여행을 함께 온 교사들은 학생들이 충격을 받을까봐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

 

휴대전화로 사고 내용을 파악하던 학생들은 “기사가 잘못됐다. 담임 선생님은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할 정도였다.

 

오후 4시가 됐을 무렵, 비로소 담임 교사의 죽음을 인지한 학생들은 폭풍 같은 눈물과 함께 오열하기 시작했다.

 

늦은 점심으로 먹던 죽까지 내팽개치고 모두들 화장실로 달려가 울음을 토해냈다.

 

잠시 그친 듯 싶었던 학생들의 울음소리는 사고소식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 TV 앞에 몰려들어 또 한번 폭풍 같은 눈물을 쏟아냈다.

 

사고 소식을 접한 뒤 이날 오후 급히 제주에 내려와 한라병원 응급실을 찾은 남편인 이 교사(원광여고)는 깊은 슬픔에 빠졌다.

 

한순간에 부인을 잃은 현실이 믿기지 않은 듯 시신을 영안실로 옮긴 뒤에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한참을 의자에 멍하니 앉아있었다.

 

이 교사와 함께 한라병원을 찾은 학부모 10여명은 사고로 다친 딸의 온몸을 어루만지고 휴지로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기에 여념이 없었다.

 

반면 한쪽에서는 제주시청 및 제주도교육청 관계자가 한라병원을 찾아 원광여중 교사들을 위로하며 향후 일정 등에 대해 논의했다. 

 

김상현 기자 ksh56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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