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해 '차 없는 거리' 행사는 열리나? ... 커지는 '불편·혼란' 우려

  • 등록 2024.09.19 17: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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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이용 당부" ... 버스 역시 도로 통제로 지연, 우회 불가피

 

제주도가 도내에서 교통 혼잡도가 가장 심한 연북로 일대를 전면 통제하고 걷기 행사를 한다. 하지만 도민 불편과 교통 혼란이 예상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제주도는 오는 28일 오전 9시부터 정오까지 도 주최로 제주시 연북로 일부 구간을 통제하고 '걷는 즐거움, 숨 쉬는 제주!' 축제를 연다.

 

연북로는 제주시의 주요 간선도로로 평소 차량 통행이 빈번한 곳이다. 제주시가 발표한 주변 간선도로 교통량 통계에 따르면 하루 평균 약 3만대 이상이 연북로를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행사로 제주문학관에서 메가박스에 이르는 2km 구간이 통제된다. 해당 시간 동안 운전자들은 우회도로를 찾아야 한다. 이에 따라 주변 도로의 교통 체증과 혼잡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도로 6개 차선 중 5개 차선이 행사 참가자들을 위해 사용되고 나머지 1개 차선만이 긴급 차량을 위해 남겨진다. 일반 차량의 진입이 전면 통제됨에 따라 인근 지역 주민들과 상인들은 일상 생활과 영업에 큰 지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북로 인근에서 소매점을 운영하는 박모씨는 "주말 매출이 중요한데 도로 통제로 이달 말 장사는 공칠 것 같다. 손님은 당연히 줄 것"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주민 유모씨는 "행사 취지는 좋지만 왜 꼭 주요 도로를 통제해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강동원 제주도 안전건강실장은 "이번 행사는 도심 속에서 즐겁고 건강하게 걸으며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라며 "행사 구간에 차량 진입이 불가한 만큼 원활한 행사 진행을 위해 대중교통 이용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주요 대중교통 수단인 버스도 이 노선 도로 통제로 지연이나 우회가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출근이나 중요한 약속이 있는 도민들은 큰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연북로를 통해 학원에 다니는 학생 정모양은 "학원에 가야 하는데 버스가 제대로 올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안전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행사에서 제공되는 150대의 전기 자전거가 이날 일시에 운행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평소 자전거 도로가 아닌 곳에서 대규모로 다수의 자전거가 달리면 사고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도로공사의 다른 지역 관계자 김모씨는 "일반적으로 도로를 통제하고 행사를 열 때는 교통 혼잡도, 교통 흐름 방향, 주변 상권의 밀집도, 대중교통 이용 인구 등 여러 복합적인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며 "이번 행사에서 도로 통제에 따른 교통 대책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으면 도심 전체의 교통 흐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에 대해 "도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인 대책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도민들은 "축제도 중요하지만 주민들의 일상 생활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편 오영훈 제주지사는 지난 10일 기자 간담회에서 이번 행사에 대해 "제주도민들이 자동차 사용에 불편함을 느껴야 자동차 사용이 줄어든다"며 불편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김영호 기자 jnuri@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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